세계 철강 올림픽 ‘스틸챌린지’서 ‘우승’ 후판부 연주기술개발섹션 김근학 사원
대한민국 철강 엔지니어의 위상 높여…“선배들의 조언과 격려가 제일 큰 도움”
포스코, 2년 연속 세계대회 석권…총 3회 우승으로 세계 최다 우승 기업 차지

지난달 21일 열린 '스틸챌린지(제강공정경진대회)'에서 전세계 엔지니어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김근학 포스코 광양제철소 후판부 연주기술개발섹션 담당 사원.

전 세계 철강 엔지니어가 모여 결합을 벌이는 ‘스틸챌린지(제강공정경진대회)’. 포스코 광양제철소 김근학 사원(27)은 최근 ‘철강 올림픽’으로 불리는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56개국, 60여 개의 철강사, 2000여명의 참가자들을 제치고 얻어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스틸챌린지는 세계철강협회가 전 세계 철강엔지니어를 대상으로 2005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대회다. 참가자들이 주어진 시간 안에 최저비용으로 최적의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 시뮬레이션으로 도출해야한다. 포스코는 이 대회에서 김근학씨를 비롯, 지난해 김용태 과장의 월드 챔피언십 우승 등 총 3명의 우승자를 배출해 세계 최다 우승 기업이 됐다.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스틸챌린지 대회에서 세계 챔피언으로 대한민국의 포스코 김근학 사원이 선정됐다. (사진=세계철강협회 제공).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스틸챌린지 대회에서 세계 챔피언으로 대한민국의 포스코 김근학 사원이 선정됐다. (사진=세계철강협회 제공). 

지난해 2월 입사한 김 씨는 그해 11월 개최한 ‘스틸챌리지 대륙별 지역대회’에 도전했다. 대회 주제는 ‘전기로 제강 및 2차 정련 조업을 연계한 고탄소강 제조’였다. 그는 대회기간 동안 글로벌 엔지니어들과 대결에서 역량을 드러내며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우승을 거머쥐어 세계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이어 지난달 21일 열린 ‘제14회 스틸챌린지 월드챔피언십’에서 월드 챔피언 트로피를 수상해 대한민국 철강 엔지니어의 위상을 높였다. 김근학씨는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 가장 힘든 여정”이라며 “입사 후 선배들로부터 실제 조업 기술과 노하우 등 많은 조언과 격려를 받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김근학사원은 56개국, 60여 개의 철강사, 2000여명의 참가자들을 제치고 '스틸챌린지' 세계 1위에 올랐다. 

- 전 세계 철강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우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핵심 기술은.

▲ 대회에서 중점적으로 다뤘던 내용은 '원가 절감'이다. 원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첫 번째 방법으로 합금철의 성분은 유지한 채 원재료의 가격을 인하했다. 두 번째, 부원료의 비용을 비교해 최소한의 원료를 사용해 가격을 낮췄다. 마지막으로 공정효율을 높여 철을 생산하는 공정 시간을 단축시켰으며, 공정 시간 단축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김근학 사원이 근무하는 '후판부 연주기술개발섹션'은 어떤 부서인지.

▲ 후판은 배 등에 사용되는 두꺼운 철판을 생산하는 부서이고, 연주는 액체 상태의 용강을 고체 상태인 반제품 슬라브로 만드는 공정이다. 제가 속해 있는 '연주기술개발섹션'은 반제품 슬라브의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한 기술을 책임지는 팀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진=포스코 광양 제철소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광양 제철소 제공).

-대회 준비기간이 길었다. 대회를 준비하고 치루면서 힘들었던 순간이나 좋았던 순간은.

▲사전 학습과 공정 배경 지식 습득 등 대회 준비를 위한 기간과 월드챔피언십 우승까지 총 8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이 대회는 제일 낮은 가격으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사람이 우승하는 대회인데, 가격을 낮추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선배님들과 소통을 하면서 어려운 부분들을 해결하고, 결국 목표를 달성해 가격이 낮아지는 걸 보면서 기뻤다.

-전 세계 대표들과 온라인으로 경합을 벌였다. 감회는.

▲스틸챌린지 월드챔피언십은 영국에서 진행 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그러다보니 상상했던 것과 다소 다른 대회 풍경이 연출됐다. 대륙별 우승자들과 원격으로 대회를 치르다 보니 대회장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덜했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접속해 평소 연습할 때와 같은 환경과 컨디션이 뒷받침 돼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다만 평안하게 진행돼 에피소드는 없었다.

'제 14회 스틸챌린지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근학씨가 동료와 대회에서 선보인 철강 기술 시뮬레이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을 것 같다. 대회 여정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다면.

▲광양제철소 후판부 연주기술개발섹션의 문호정 리더, 포항제철소 제강부 제강기술개발섹션 김용태 과장의 도움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대회 우승의 핵심인 원가절감에 있어서 고민되는 부분은 두 분에게 물어보면서 합금철 배합비와 부원료 첨가량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했고, 그 조언을 바탕으로 원가 절감에 성공해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앞으로 대회를 준비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스틸 챌린지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강/연주 공정을 쉽게 접할 수 있고 공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회 준비를 하다보면, 막힐 때가 반드시 온다. 그럴 때 주저하지 말고, 대회 경험자나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해서 문제를 해결한다면 준비하는 시간과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혼자보다는 함께, 그리고 선배들의 지혜를 빌려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궁금하다.

▲ 대회를 통해 제강 공정에 대해 제강 지식이나 공정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 시켰다. 이러한 경험을 잘 살려 제강/연주를 통합하는 기술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김근학 사원이 회사 동료들과 '스틸챌린지 세계 챔피언십' 대회를 준비 하고 있다.
1위 수상자 김근학 사원이 '스틸챌린지' 대회서 선보인 저비용·고효율 철강 생산 기술.
포스코 광양제철소 김근학사원이 수상한 '제 14회 스틸챌린지 챔피언십' 상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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