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에 1년간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레코그니션' 제공 중단

(사진=Amazon Web Services).
(사진=Amazon Web Services).

IBM에 이어 아마존도 안면인식 기술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경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면인식 기술을 둘러싼 IT 대기업들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아마존이 미국 경찰에 제공해오던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레코그니션(Rekognition)’ 사용을 1년간 금지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과 CNBC를 비롯한 주요 외신이 10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아마존은 1년의 유예기간 동안 미 경찰에게 안면인식 기술을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10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안면인식 기술의 윤리적 사용과 관련해 더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최근 며칠 동안 의회는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1년이라는 유예기간을 통해 의회가 적절한 규정을 마련‧시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도움을 요청할 경우 기꺼이 힘을 보탤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2016년 안면인식 소프트웨어인 '레코그니션'을 출시했다. 현재 AWS 웹사이트에는 경찰서 가운데 미국 오리건 주의 워싱턴 카운티 경찰서만 유일하게 레코그니션 이용 고객으로 등록돼 있다. 아마존은 총 몇 개의 경찰서가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또 이번 모라토리엄에 연방법 집행기관과의 계약이 포함되는지, 지방 경찰서와의 계약만 포함되는지 등의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Amazon Web Services).
(사진=Amazon Web Services).

현재 미국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는 안면인식 기술 사용에 관한 청문회를 수차례 열어왔지만 아직 이 기술을 규제하는 법안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미 고메즈 미 하원의원은 C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의회가 올해 안에 법안을 통과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번 아마존의 발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번 아마존의 발표는 IBM의 안면인식 사업 철수를 선언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IBM은 대규모 감시나 인종 프로파일링 등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제공 중단 의사를 밝힌 바 있다.

IBM과 마찬가지로 아마존의 이번 발표 역시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전역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확산되면서 인종차별을 조장할 수 있는 안면인식 기술 제공 기업에 대한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Black Lives Matter(블랙 라이브즈 매터·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어 자사의 흑인 인권 지지 입장에 불만을 품은 고객의 이메일을 공개해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IBM과 아마존의 결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안면인식 기술 사용 반대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다른 기업들도 IBM, 아마존과 뜻을 같이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 알고리즘 정의 연맹(Algorithmic Justice League)의 조이 부올람위니 대표는 아마존과 같은 IT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안면인식 금지를 촉구했다. 더불어 “IBM과 아마존의 발표로 안면인식 기술 오남용 근절을 주장하는 수많은 시민단체와 활동가, 주주, 직원, 연구가들의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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