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피해 사례 발생 전 금지조치…내년 1월 1일부터 적용
모든 기업·공공기관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 장치 사용 금지
여성·유색인종 식별에 오류 증가…차별조장 및 개인정보 침해 우려
“이례적이며 미국 51개 주 가운데 가장 강력한 안면인식 사용 금지 법안”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의회에서 안면인식 기술 상용화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이를 보도하며 관련 피해 사례가 발생하기 전 사전에 규제조치를 내리는 것은 “이례적이며 미국 51개 주 가운데 가장 강력한 안면인식 사용 금지 법안”이라고 전했다.

포틀랜드 시의회는 7일 시내 IT 기업들의 안면인식 기술 상용화 허가여부에 관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시의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안면인식기술 사용 금지에 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오는 2021년 1월 1일부터 포틀랜드시 모든 기업·공공기관은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 어떠한 장치도 사용할 수 없다.

테드 휠러 포틀랜드 시장은 “기본적으로 우리 시민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으로부터 개인정보 및 사생활을 보호받아야 한다”며 “개인고유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있는 IT 기술이라면 그에 맞는 투명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면인식 기술 상용화 금지가 “이를 이루기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포틀랜드시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이 여성과 유색인종을 식별할 때 오류 발생율이 높은 점을 지적해왔다. 시는 안면인식 사용 금지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강화된 시민보호를 주장한다. 그러나 이같은 강력조치를 두고 관련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큰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일부 경제단체들이 법안 효력 발생일 전에 예외를 둘 것을 촉구했다.

지난 해 포틀랜드 국제공항에서 국제선 탑승객을 대상으로 안면인식 스캔기술을 도입한 델타항공은 새로운 법안 통과에 대해 공식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상공회의소와 비슷한 성격인 ‘포틀랜드 비즈니스 얼라이언스’의 존 아이작스 부사장은 “호텔이나 은행과 같은 기관은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작스 부사장은 “고객에서 최신의 기술을 서비스로 제공하지 못한다면 결국 고객은 다른 도시로 향할 것”이라며 최근 몇 달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포틀랜드 경제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러나 휠러 시장은 이처럼 IT 업계 우려에 대해 “안면인식 기술을 금지한다고 해서 포틀랜드가 ‘안티IT’라는 뜻이 아니”라며 “향후 시 공무원들이 지금보다 정확하고 프라이버시 보호가 확실히 보장되는 안면인식 제품을 선진화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부연했다.

포틀랜드의 안면인식 전면 규제 조치는 앞서 이를 실시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나 워싱턴주에 비해 더 강력하다. 아마존이 지난 6월부터 1년간 자사 안면인식 기술을 미 경찰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을 띠고 있다.

아마존은 “현재 안면인식 기술이 백인 남성을 기준으로 정확히 식별하는 점을 인정하며 미 의회가 관련 법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경찰 측에 기술 제공을 유예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존 이전에는 IBM이 안면인식 기술 관련 모든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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