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코타나 iOS·안드로이드 서비스 종료
애플, 시리에 남성 목소리 추가
미국식 영어 아니면 X‥ 인도식은 80% 이해 못 해
글로벌 자동 음성인식 시스템(Automatic Speech Recognition, ASR)에 변화가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31일(현지시간) 자사 AI 기반 음성인식 비서 ‘코타나’ 서비스를 iOS와 안드로이드 앱에서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시리’ 영어 버전에서 더 이상 여성의 목소리를 자동설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여성을 유순하고 수동적이라는 성 차별적 프레임에 가둔다는 지적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종별로 음성을 인식하는 데 정확도가 떨어져 여전히 편향적이라는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MS, 한때는 비즈니스 특화형 AI 비서를 꿈꿨지만…
MS는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비즈니스 인맥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을 261억달러(약 30조원)에 인수했다. 궁극적 목표는 ‘코타나의 진화’였다. 링크드인이 갖고 있는 방대한 소셜 데이터를 코타나에 학습시켜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물어도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업무 특화형 AI 비서’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코타나는 줄곧 아마존이나 구글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테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몇 년 간 세계 AI 음성비서 시장에서 1, 2위를 달리는 기업은 아마존과 구글. 이들은 각각 23.5%와 19.3%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바이두(14.6%), 알리바바(13%), 샤오미(11.3%) 순으로 중국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애플의 시리 점유율은 5%, 코타나는 3%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맥을 못 춘 MS는 지난해 7월부터 코타나 종료 소식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앱 서비스를 중단했다. 앞으로 코타나는 MS 윈도우즈나 오피스365에서 그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다.
◆ 애플, 시리=여자? 이제는 남녀 목소리 선택 가능
MS와 라이벌 구도인 애플은 최근 자사 AI 음성비서 시리에 두 개의 새로운 음성을 추가했다. iOS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시리 음성을 남성이나 여성 중 골라 변경할 수 있다. 지금껏 기본 장착돼있던 여성 목소리를 애플이 삭제한 것이다.
2019년 유네스코는 IT 기업을 대상으로 작성한 권고안을 통해 “AI 기반 음성 비서의 목소리가 여성일 뿐이라는 점은 사용자로부터 여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심어줄 수 있다”며 “시키면 뭐든지 들어주는 수동적이고 유순하다는 프레임을 지워줄 것”을 당부했다. 또 “간단한 터치 조작이나 무뚝뚝한 명령에도 친절히 응답하는 여성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성 차별을 조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줄곧 제기돼왔던 ‘시리=여성차별’ 문제개선에 나선 애플은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며 “AI에 차별과 편향을 배제하는 것이 주요 이슈인 만큼 대중이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리부터 수정·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I 음성인식 서비스가 여전히 같은 언어라도 인종별로 인식하는 데 차이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SR 시스템마저 편향적이라는 문제가 또다시 제기된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20개 도시 내 100여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아마존의 알렉사 스피커와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스피커가 얼마만큼 이들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지 실험했다.
그 결과 두 기업이 개발한 스피커는 미국식 영어발음 이외의 억양을 이해할 가능성이 30%를 웃돌았다. 인도식 영어는 80% 이상 알아듣지 못했으며,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영어를 듣는 과정에서 오류는 평균 30%, 백인의 경우는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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