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제이(InDJ), AI 기반 음악 플랫폼 스타트업
출시 6개월만에 애플 음악부문 다운로드 수 1위
차트중심 아닌 사용자 감정과 상황에 맞춘 곡 추천
숨어있는 비주류 음악 찾아주는 앱으로 인기몰이
미국 등 대형 엔터사와 MOU 맺고 세계 무대 진출

김종기 인디제이 이사. (사진=박혜섭 기자).
출시 6개월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음악부문 1위에 오른 인디제이. 차트중심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감정상태에 맞춰 제공하는 AI 기술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김종기 인디제이 이사를 만나 인디제이 앱 개발과정과 목표 등을 들어보았다. (사진=박혜섭 기자).

지난 2월 한국에 론칭을 알린 스포티파이에 대적할 만한 국내 앱이 있다. 인디제이(InDJ)다. 차트중심 앱에 익숙한 이들에게 내 취향과 감정에 맞춰 음악을 들려주는 인디제이가 최근 애플 앱스토어 음악앱 부문 1위와 전체 순위 7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앱을 출시한지 불과 6개월만에 이룬 쾌거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 중인 이 기업이 위치한 곳은 광주광역시. AI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녹록치 않은 지방도시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인디제이는 시 전체가 AI 중심도시를 표방하기 전인 2019년 3월에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김종기 이사를 만나 창업계기부터 성공의 비결과 어려움, 앞으로의 목표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인디제이는 어떤 기업인가

A. 인디제이는 대부분 국내 음악 앱 성격과 달리 순위 대신 매 순간 사용자 감정 상태에 맞춘 음악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소위 요즘 유행하는 음악, 대세인 음악보다 숨어있는 음악을 발견하는 색다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앱이다. 점점 사람들이 음악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패턴으로 변경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같은 앱 수요가 느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정우주 대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이 차트·인기 중심 추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왔다. 대학 때 밴드생활을 하고, 음대 입학 등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경험 때문이다. 또 스페인 거주 당시 거리에 비주류 음악가들과 자유롭게 만나고 소통하면서 음악에는 대세도, 경계도 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고 한다. 정 대표의 구상대로 재작년 창업하게 됐다.

인디밴드의 인디, 누구나 앱 안에서 디제이가 되어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의 InDJ를 합한 두 가지 의미를 가졌다.

Q. 인디제이 앱만이 갖고있는 특화 기술이 있다면?

인디제이 앱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자신의 감정상태를 골라 그 분위기에 맞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인디제이 제공).
인디제이 앱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자신의 감정상태를 골라 그 분위기에 맞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사진=인디제이 제공).

A. 사용자 상황과 감정에 맞춰 다양한 곡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앱에 처음 접속하면 지금 내 기분을 알려주는 10여가지 이모티콘이 가장 먼저 뜬다. 물론 상황이라는 것들을 AI가 한 번에 알 수는 없다. 처음 접속할 때는 감정을 표현해 알려주고, GPS로 날씨와 위치도 선택할 수 있다. 이 기록이 꾸준히 쌓이면 AI는 ‘어? 저번에 산책할 때 이 음악을 듣던데? 아! 지금 산책 중이구나’를 자동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재생되고 있는 음악에 호불호를 하트로 표현할 경우 AI 학습에 더 많은 디테일이 쌓인다. 예를 들어 ‘어! 지금 이동하는 걸 추측해 보니까 서울로 올라가고 있네? 그때 들었던 좋아하는 음악이 이거였지’ 하는 방식이다. 사용자의 패턴과 음악이 갖고 있는 감정 혹은 인디제이가 표현하는 감정을 인공지능이 계속 학습하고, 나의 상황에 적합한 음악을 들려주는 구조다.

Q. 유튜브 뮤직도 차트중심이 아닌 알고리즘이 사용자 취향을 선별해 음악을 제시한다. 똑같은 구조인가.

A. 아니다. 유튜브를 비롯한 다른 플랫폼들은 콘텐츠 중심(contents based)으로 추천을 해준다. 그러나 인디제이는 GPS로 계속해서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맞춰 추천을 한다. 유튜브 뮤직을 예로 들어보면 나와 유사한 협업필터링 방식이 주요 강점이다. 협업필터링은 내가 들었던 음악과 유사한 음악들을 나와 취향이 유사한 사람들에게 추천해주는 방법이다. 이렇듯 유튜브는 상황이라는 값을 차용하지 않는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최근 인공지능 시장에서 협업필터링의 문제점이 많이 나오고 있다. 롱테일(long-tail)이라 불리는 문제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콘텐츠, 나와 유사한 또 다른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유되면 정보가 한쪽으로 편중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롱테일 문제점도 음악에 접목될 시, 협업필터링만으로 추천되는 것보다 우리의 기술처럼 상황에 맞는 추천 알고리즘이 작용한다면 더 많이 개선될 수 있다.

또 영상플랫폼인 넷플릭스의 경우 영상을 봐야하는 시간과 공간이 비교적 한정적이고, 뚜렷한 취향을 타게 된다. 사용자가 선택한 취향에 따라 추천 콘텐츠가 확실하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추천방식에 제약이 있을 수 있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음악은 영상과 속성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별로 듣고 싶은 음악이 다르다. 나의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을 AI가 판단해서 추천해 준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Q. 창업한지 2년이 조금 넘은 신생기업이다. 지금까지 과정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AI창업캠프에 위치한 인디제이 개발자 오피스. (사진=인디제이 제공).
AI창업캠프에 위치한 인디제이 개발자 오피스. (사진=인디제이 제공).

A. 2019년 봄에 창업해 법인을 설립한 후 인원 모으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사람이 없으니 기타 투자유치를 위한 활동도 역부족이었다. 저와 정 대표가 창업멤버로 둘이서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또 저작권 문제에 부딪혀 상당히 높은 진입장벽에 맞닥뜨리기도 했다.

어떻게 저작권을 해결할 것이며, 우리와 유사한 서비스를 했는데 소송이 걸린 기업, 소위 망한 기업들을 찾아가 그 이유와 대응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들으면서 분석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전 대응방안을 마련해놓고 저작권협회나 음악실연자협회와 성공적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렇게 설립 이후 첫 번째 연도에서는 출시에 앞서 합법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두었다.

이듬해부터는 개발자들을 구하는 시기였다. 정말 어려웠다. 스마트인재개발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남대학교 내 뜻이 맞는 분들 가운데 사회초년생을 영입해 함께 이끌어 왔다. 또 앱 개발 부분에서도 트렌디한 언어를 사용하고픈 욕심도 있었고, iOS와 안드로이드에 동시출시를 위한 리스크도 고려해야 했다.

리스크란 안드로이드를 할 때는 자바가 유리하고, iOS일 경우에는 다른 언어가 유리한 등 개발체계를 두 개로 끌고 가야하는 조건이 있다. 그래서 플러터(Flutter)라고 불리는 구글이 새로 개발한 오픈소스 언어를 새롭게 접목시켜 개발했다. 동시에 둘 다 출시할 수 있었지만 신규언어다 보니 소스가 부족해 개발기간이 조금 더 오래 걸리는 부분도 존재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말 iOS에 출시하고, 12월 10일에 안드로이드앱에 출시할 수 있었다.

현재는 사용자 수 6만명, 30만곡을 보유한 탄탄한 기반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래서인지 전국각지에서 채용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그간 어려움을 다 해소하는 기분으로 지낸다.

Q.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말씀해달라.

A. 스포티파이를 잡는 것! 이것이 가장 큰 최종목표다. 또 중기적으로는 스마트워치나 심박수 등을 더해서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 몬스터사와 중국 유명 엔터테인먼트사와 MOU를 맺어 해외 진출에도 가능성을 높였다. 우린 처음부터 국내시장이 아닌 글로벌 무대를 목표로 창업했다. 더 넓은 세계 속에 인디제이가 보편화 될 수 있도록 바쁘게 달리겠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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