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AF 2021, 세계 각 국 작가들이 다양한 공연과 전시 선보여…12일 끝나
한국, 대만, 캐나다, 독일, 싱가포르 등 총 7개국 작가 33명이 참가
주지사가 된 AI 고양이, 음성 글자 번역 AI, 표절 아닌 추상화 제작 AI 등
최신 디지털 기술과 예술을 결합시킨 다채로운 미디어아트 작품 전시

 

9일 화려하게 열린 '오픈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2021'(OMAF)은 지난주 일요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OMAF는 2015년 시작해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번갈아 개최해왔다. 

안드레아스 슐레겔(Andreas Schlegel)의 '기계의 꿈' (사진=김미정기자)
안드레아스 슐레겔(Andreas Schlegel)의 '기계의 꿈' (사진=김미정기자)

올해로 5번째를 맞이한 OMAF 2021는 '디지털 아우라'를 제목으로 문화비축기지에서 최신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예술을 결합시킨 각종 미디어아트 기반 작품을 선보였다. 

이승아, 김정연이 공동기획하며, 한국을 포함, 대만, 터키, 퀘벡(캐나다), 독일, 싱가포르, 태국 총 7개국의 작가 33팀이 참가했다. 각종 미디어와 정보, 미래의 생태계 및 환경 문제, AI 알고리즘 등 예술가의 다양한 시각을 예술작품에 녹여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AI가 만든 작품부터 VR 등 기술로 디지털 정보를 표현한 창작물까지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소개됐다. 작품들은 저마다 고유한 기능을 뽑내며, 본연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AI에게 추상적인 것을 딥러닝시켜 세상에 없는 추상적인 이미지만 화면 속에 실시간으로 구현해낸 작품인 안드레아스 슐레겔의 '기계의 꿈', 뇌파 센서를 이용해 만든 이설설의 '나르키소스'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나르키소스 작품은 그리스로마 신화 속 인물인 나르키소스(Narcissus)를 본떠 만들었다. 거울 우물처럼 구현한 장치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비춰 볼 수 있다. 자신의 얼굴을 잘 보려 집중할수록 점점 얼굴이 희미해진다. 비춰진 자신의 얼굴에 관심이 없으면 다시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뚜렷하게 비춰진다.

AI 고양이주지사로써 연설에 나서다

2039년, AI 고양이가 최초로 인간이 아닌 존재로써 주지사가 된다. 주인공인 'Kitty AI'는 3D 애니메이션 형식을 통해 나타난 디지털 고양이다. 

기후 변화, 인구 이동 등 세계 정치에 관한 동시대 문제와 자신이 주지사에 합당한 능력이 있다는 것, AI가 정치인을 대체할 수 있다는 근거에 대해 연설한다. 

터키 피나 욜다스(Pinar Yoldas) 작가의 작품인 Kitty AI: Artificial Intelligence for Governance, 2016. (사진=이하나기자)
터키 피나 욜다스(Pinar Yoldas) 작가의 작품인 Kitty AI: Artificial Intelligence for Governance, 2016. (사진=이하나기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주장한 데카르트. AI 고양이는 이 데카르트의 오류가 마침내 (자신을 통해) 수정됐다고 소개한다.

"생각하는 AI는 감정이 있어야 하며, 호기심은 자신을 훈련시킨다"고 말하며, 알고리즘을 가진 AI의 기계적으로 만든 지능과 인간의 감정에 대한 묘한 교차점을 표현하기도 했다.

AI가 인간을 지배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표현한 미래를 AI 고양이를 통해 유머러스하면서도 비판적으로 구현했다. 자신이 영향력 있는 AI로써 "당신의 삶을 운영하며, 당신의 건강한 생활환경을 지원하는 모든 시스템을 통제한다"고도 전했다. 

실시간 촬영 영상, 자세히 보니 사람 얼굴이 가득

설치된 전시물 앞에 관객들이 지나가면 이를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촬영한다. 특이한 점은 다양한 인종의 어린이들로 이 영상이 구현된다는 것이다.

한국 노치욱 작가의 작품, 나는 타자이다 (2015-2021) (사진=이하나기자, 편집=임채린기자)
한국 노치욱 작가의 작품, 나는 타자이다 (2015-2021) (사진=이하나기자, 편집=임채린기자)

모니터 스크린을 멀리서 볼시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지나가고 있는 형체가 나타나지만 가까이서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영상 속에 수많은 어린이들의 얼굴이 보인다.

이는 TV 화면에서는 한 가지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 수많은 이미지 픽셀로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영상 속 형체로 사람들이 나오지만 결국 그 안엔 또 수많은 타인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봇이 그림으로 표현한 세계 도시 속 미세먼지 현황

로봇이 원형과 비슷한 그림을 반복적으로 그린다. 어떤 것은 매끄러운 원형이지만 어떤 것은 매우 울퉁불퉁하다. 

한국 팀보이드(teamVOID)에서 만든 Over the Air (2018) 작품. (사진=이하나기자, 편집=임채린기자)
한국 팀보이드(teamVOID)에서 만든 Over the Air (2018) 작품. (사진=이하나기자, 편집=임채린기자)

이는 미세먼지 농도 상태를 로봇이 표현한 작품이다. 동그라미에 가까울수록 대기 오염이 양호한 상태이며, 구불구불할수록 대기가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서울', 프랑스 '파리', 캐나다 '몬트리올', 오스트리아 '린츠', 중국 '베이징' 등 세계 각 도시의 대기 상태를 로봇이 그림으로 표현해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4시간 마다 로봇이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려내기 때문에 로봇 그림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기 오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AI가 음성 인식해 글자로 번역…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이 작품에서 AI는 "우리 인간과 기계가 완성할 수 있을까?"라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며, AI가 만들어 낸 글자는 관객이 직접 참여해 완성된다. 현재 영어 음성으로만 글자 번역이 가능하다. 

태국 티리 카나누룩(Tiri Kananuruk)의 DeepTalking5000 (2018) (사진=이하나기자)
태국 티리 카나누룩(Tiri Kananuruk)의 DeepTalking5000 (2018) (사진=이하나기자)

재밌는 점은 사람이 말하는 것을 완전히 똑같이 번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AI가 장난을 친다. 일부로 말이 안되는 단어를 넣어 문장을 만들기도 하고, 화자가 말한지 한참 있다 갑자기 우수수 번역을 쏟아내기도 한다.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아 번역할 게 없을땐 자극적인 빨간색 빈 화면을 띄어놓는다.

부서진 자동차의 기억을 AR로 살펴보다

사고를 당한 것처럼 외관이 손상된 자동차가 일부가 전시돼어 눈길을 끈 이 작품은 태블릿 화면을 통해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천지윤 작가의 What If, 2021 (사진=이하나기자, 편집=임채린기자)
한국 천지윤 작가 작품. What If (2021) (사진=이하나기자, 편집=임채린기자)

회색의 초라하고 처참한 자동차가 태브릿 화면으로 볼시 다양한 색감을 입고, 변화한다. 화면을 만지고 있는 손이 함께 영상에 나타나기도 하는 등 영상 속 사물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바뀐다. 이는 공간의 풍요로움, 기억력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

사람의 얼굴 높이에 맞춰진 또다른 태블릿은 고정된 채 자동차 옆면을 비추고 있다. 이 태블릿 앞에 선 사람이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저을시, 얼굴이 움직인 방향에 따라 자동차를 비추는 화면도 움직이게 된다.  

AI타임스 이하나 기자 22hnxa@aitimes.com / 김미정 기자 kimj75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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