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코더, 해외 개발자 비대면으로 채용하는 시스템 개발
능력 있는 개발자 발굴 후 능력 검증해 국내 기업에 소개
SW 개발자 공급 부족 문제에 '원격 인력 유치' 대안 제시
중견기업·스타트업 고객사로 확보...채용 결과 만족도 높아

국내 스타트업 슈퍼코더가 해외 개발자를 유치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내놨다. (왼쪽부터) 조니 레(Johnny Le) 슈퍼코더 CTO, 윤창민 CEO, 최재웅 CPO, 조범식 COO. (사진편집=김동원 기자)
국내 스타트업 슈퍼코더가 해외 개발자를 유치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내놨다. (왼쪽부터) 조니 레(Johnny Le) 슈퍼코더 CTO, 윤창민 CEO, 최재웅 CPO, 조범식 COO. (사진편집=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개발자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 중소기업까지 '실력 있는 개발자 구하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올해 1순위 과제로 '개발자 모시기'를 꼽은 기업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기업은 개발자 역량이 생산성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개발자가 부족할 경우 생존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 품귀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고민하는 문제다. 시장조사업체 입소스에 따르면 전 세계 AI 기업 10곳 중 7곳은 지난 2년간 최소 한자리의 업무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SW와 AI 관련 일자리 수는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노동통계국(BLS)는 2030년까지 SW 개발 관련 일자리 수 증가율은 22%로 평균을 상회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개발자 공급 부족 문제를 위해 인재양성 계획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AI·SW 분야 인재양성에 전년보다 660억원 많은 3285억원을 투자해 총 2만 1500명을 양성한다고 밝혔다. 중기부 역시 SW 개발자 인력공급을 위해 '벤처스타트업 아카데미' 사업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이 반갑기는 하지만 당장 SW 개발자 부족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한 SW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업은 실력 있는 개발자를 원하는데 이런 인재가 짧은 기간에 양성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짧게 공부한 인력이 중소기업이 취업해 회사에서 기술을 습득한 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은 인력의 실력향상에 많은 투자를 하지만 투자한 인재를 대기업과 해외에 다 빼앗기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 슈퍼코더는 개발자 인력공급 문제를 풀어갈 새로운 접근법을 찾았다. 해외의 능력있는 개발자를 비대면으로 국내에 유치하는 방법이다. 해외의 실력 있는 개발자를 슈퍼코더가 1차적으로 검증해 국내 기업에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객사는 슈퍼코더가 검증한 지원자의 이력서를 검토하고 최종 인터뷰만 진행하면 된다. 비대면 채용 방식이기 때문에 비자 문제 등에서도 자유롭다.

윤창민 슈퍼코더 최고경영자(CEO)는 "개발자 공급 부족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찾다가 해당 프로세스를 선보이게 됐다"며 "현재 약 15개 기업에서 이 프로세스를 통해 30명 이상 해외개발자를 채용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발자 실력 검증하는 시스템 개발로 채용 효율성 ↑

슈퍼코더는 지난해 6월 런던정치경제대학 출신들이 공동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해외의 능력 있는 개발자들을 발굴해 국내 기업에 소개하는 IT개발자 채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베트남,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두바이, 말레이시아 등에서 개발자를 찾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회사는 해외 개발자를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능력을 먼저 검증해 결과를 기업에 보여준다. 지원자와 코딩테스트, 인터뷰 등을 진행해 능력을 검증한 뒤 결과를 리포트로 작성해 한국 기업에 제공한다.

인터뷰는 베트남 출신의 조니 레(Johnny Le)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진행한다. 조니 레 CTO는 베트남국립대에서 SW공학을 전공한 후 688클라우드를 창업한 IT 전문가다. 그는 슈퍼코더와 근무하며 개발자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SW를 만들었다. 이 SW를 통해 슈퍼코더는 개발자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확인하는 2단계 검증도 진행하고 있다.

슈퍼코더는 해외 개발자 검증을 위해 베트남 현지 IT 전문가인 조니 레 CTO를 영입했다. (사진=슈퍼코더)
슈퍼코더는 해외 개발자 검증을 위해 베트남 현지 IT 전문가인 조니 레 CTO를 영입했다. (사진=슈퍼코더)

윤창민 CEO는 "일반 HR 플랫폼은 지원자를 역량평가 할 때 서류 검토, 면접, 수습기간 등의 프로세스를 진행하는데 이는 기업과 지원자 모두에게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부터 코딩테스트 검증, IT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역량을 검증해 기업에 정해진 형식에 맞춰 소개하는 방식을 취해 효율적인 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검증한 인력은 최종 고객사 면접에서 10명 중 7명이 채용될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범식 슈퍼코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 대기업의 경우 베트남 개발자를 채용할 때 인터뷰, 코딩테스트 등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진행한 사례가 있다"며 "결국 이 인력은 채용되지 않아 기업과 지원자 모두에게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불필요한 낭비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기업과 지원자 모두에게 효율적인 채용을 위해 인력 검증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개발자 현지에서 근무, 비자 문제 걱정 無

슈퍼코더를 통해 채용된 인력은 현지에 머물며 국내 기업과 원격으로 근무하게 된다. 한국에 개발자가 직접 올 필요가 없어 비자 문제 등에서 자유롭다. 비자 문제는 해외 인력을 유치할 때 대표적 장애물로 꼽힌다. 실제로 국내 기업이 해외 인력을 유치할 때 비자 문제로 채용이 취소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SW 업체 관계자는 "한국에 들어오고자 하는 개발 인력이 있어도 비자를 받기가 매우 어려워 오지 못하는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며 "석사과정 인턴십을 기업에서 지원해도 한국어를 못하면 비자 받기가 어려워 인력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슈퍼코더는 이 문제를 비대면 근무로 풀었다. 기업 책임자와 현지 개발자가 서로 원격으로 얘기하며 업무를 진행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재택근무자가 많아진데 따라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원격근무 시스템과 유사하다.

슈퍼코더가 메타버스 게더타운을 통해 해외 인력들과 소통하는 모습. (사진=슈퍼코더)
슈퍼코더가 메타버스 게더타운을 통해 해외 인력들과 소통하는 모습. (사진=슈퍼코더)

조 COO는 "슈퍼코더 근무 전 쿠팡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1년 반 정도를 근무하면서 코로나19로 회사에 나갔던 적은 10번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 근무가 원격으로 이뤄졌지만 업무에는 어려움이 없었다"며 "최근 원격근무 시스템이 많이 발전됐기 때문에 해당 시스템을 통해 해외 개발자를 유치하는 방법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사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슈퍼코더는 창업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국내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대표 고객사로는 ▲미리디 ▲마크애니 ▲스탁키퍼 ▲하얀마인드 ▲쿼키(QWERKY) ▲페이얍 ▲와이피랩스 ▲업템포글로벌 등이 있다.

윤 CEO는 "고객사 중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메타버스에서 사무실을 차리는 경우도 있고,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 2주마다 문서를 통해 업무를 교류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지금까지 고객사 사례를 보면 해외 개발자 비대면 채용에 있어 기업과 직원 모두 만족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슈퍼코더는 원격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있을 경우 이에 적합한 업무 프로세스도 추천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슈퍼코더는 올해 상반기 중 채용 플랫폼을 더 고도화할 예정이다. AI를 도입해 지원자 역량 검증에 발생하는 시간을 줄이고 객관성을 키울 예정이다. 시스템이 고도화되면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윤 CEO는 "한국과 동남아시아에 있는 개발자들이 미국에서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면서 "앞으로 원격근무가 더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에 맞춘 새로운 채용 문화를 선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관련기사]기술 보호하려고 개발자 족쇄 채우는 정부...AI 분야도 자유롭지 않다

[관련기사]인공지능 시대의 경쟁력은 인재...기업은 AI 인재에 투자하라!

키워드 관련기사
  • 인공지능 강국, 민관이 함께 만든다...초거대 AI 생태계 구축·AI 반도체 개발 논의
  • 과기정통부, AI·SW 개발자인재 2.1만명 양성한다
  • "취업 전 근무할 책상 촬영해 보여달라"...개발자 품귀현상에 AI·SW 기업 곤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