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린 보그단-마르틴 국장, 172대 139로 승리
美 "국가 통제보다 개인 자유를 선택했다는 의미"

미국이 러시아-중국 연합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 선출 경선에서 승리했다.

ITU는 30일(한국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서 도린 보그단-마틴 ITU 텔레커뮤니케이션 개발국장이 사무총장에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CNN 등 다수 외신에 따르면 미국인인 보그단-마틴 국장은 라시드 이스마일로프 전 러시아 통신부 차관보를 172대 139로 눌렀다.

이로써 보그단-마틴 국장은 ITU 157년 역사상 처음으로 선출된 여성 사무총장이 됐다. 중국 공무원 출신인 자오허우린 현 사무총장을 이어 내년 1월1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한다.

ITU 차기 사무총장에 선출된 도린 보그단-마틴 국장 (사진=트위터)
ITU 차기 사무총장에 선출된 도린 보그단-마틴 국장 (사진=트위터)

이번 경선은 예외적으로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190개의 국가와 900개의 기업, 연구기관 및 NGO가 포함된 ITU는 통신과 인공지능(AI), 무인기,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첨단산업의 표준을 제시하는 등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힘을 합쳐 국가가 인터넷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며 보그단-마틴 국장에 힘을 실었다. 갈수록 격해지는 중국과의 기술 전쟁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미 정보기술 및 혁신 재단은 "이번 결과는 기술과 정책이 통제 수단이 아니라 개인의 힘을 강화하는데 찬성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안토니 블링큰 미 국무장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ITU의 비전을 강력히 지지하며, 보그단-마틴 여사와 적극 협력해 전 세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보그단-마르틴 국장은 "전 세계는 기후위기와 식량 안보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27억명의 사람들이 남아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ITU가 지속적인 혁신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하 기자 yhkim@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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