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연구원, 안면인식 기술로 어린시절 사진 분석

2차대전 직후 프랑스 바르비종 난민캠프에서 찍은 단체 사진. 가운데 원안의 소녀가 블랑쉬 픽슬러 할머니.(사진=미국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
2차대전 직후 프랑스 바르비종 난민캠프에서 찍은 단체 사진. 가운데 원안의 소녀가 블랑쉬 픽슬러 할머니.(사진=미국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

인공지능(AI)이 세계 2차대전 당시 독일의 나치 정권이 저지른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 희생자와 생존자 확인 작업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의 사진과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영국 BBC는 최근 다니엘 패트라는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개발한 AI 도구가 수십만장의 역사적인 사진에서 희생자와 생존자 모두의 얼굴을 밝힐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홀로코스트 희생자는 600만명으로 이 가운데 100만명은 아직도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니엘 패트는 '프롬 넘버스 투 네임스(From numbers to names)'라는 웹사이트에서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해 사진 속 인물들의 얼굴을 분석한다. 그런 다음 아카이브에 있는 기록 사진들을 검색해 일치되는 항목을 찾는다.

이 AI도구는 한 사진에서 신원이 밝혀진 인물이 다른 사진에도 등장하는지를 찾기 위해 수백만명의 얼굴을 비교 검색하기도 한다. 최근 패트는 미국 뉴욕에 사는 86세의 블랑쉬 픽슬러 할머니(1936년생)의 가족 사진을 이용해 그녀가 전시에 프랑스에서 찍은 단체 사진을 찾아냈다.

가족사진(오른쪽)과 난민 캠프의 단체 사진에 있는 블랑쉬 할머니 모습(사진=미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 BBC 편집)
가족사진(오른쪽)과 난민 캠프의 단체 사진에 있는 블랑쉬 할머니 모습(사진=미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 BBC 편집)

해당 사진은 2차대전 직후 프랑스의 바르비종 난민 캠프에서 어린이들과 성인 남녀들이 함께 찍은 것으로 이들은 홀로코스트를 운좋게 피한 생존자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진 속 인물들의 이름은 3명만이 밝혀진 상태였다. 다니엘 패트는 이 사진을 들고 할머니를 찾아갔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블랑쉬 할머니는 전에 이 단체 사진을 본 적이 없었다. 할머니는 사진 맨 앞줄 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금방 알아봤고 '로자 이모'와 다른 소년 한 명의 이름을 기억해냈다. 캠프 시절 배운 프랑스 노래도 떠올렸다.

블랑쉬 할머니는 어린 시절 브로니아라는 이름을 썼고 나치가 그녀의 가족을 찾으러 왔을 때 폴란드에 살고 있었다. 할머니의 어머니와 형제 자매는 살해당했지만 그녀는 로자 이모가 숨겨줘 살아 남을 수 있었다.

이후 블랑쉬 할머니는 폴란드와 헝거리의 게토, 고아원 등을 거쳐 전쟁 직후 프랑스로 로자 이모와 함께 갔으며 그 곳에서 기적적으로 아버지를 만나 결국 미국으로 이주해 교사가 됐다고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 측은 전했다.

박물관의 스코트 밀러 큐레이션 책임자는 홀로코스트 희생자 100만명의 이름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누구나 이름과 얼굴이 있다"면서 "사진 확인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키워드 관련기사
  • 사진 속 세계를 가상으로 그려주는 비디오 AI...그 원리는
  • 대규모 군중 이동, AI로 예측한다
  • 게티이미지도 'AI 생성 이미지' 판매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