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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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분야 리더 중 하나인 무스타파 술레이만 인플렉션 AI 창업자를 영입했다. MS는 기존에 투자했던 유력 스타트업 인플렉션 AI를 사실상 그대로 흡수하는 모양새가 됐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MS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이자 AI 스타트업 인플렉션 AI 창업자 겸 CEO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소비자 AI 사업부 ‘MS AI’의 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MS는 인플렉션 AI의 직원 대부분도 흡수하기로 했다. 인플렉션의 공동 창업자인 AI 과학자 카렌 시모니언을 포함해 인플렉션 AI의 AI 엔지니어, 연구원,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자 등도 함께 이동한다. 사실상 MS가 인플렉션을 흡수하는 셈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술레이만이 MS에 합류해 AI 챗봇 코파일럿과 그 밖의 AI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 ‘MS AI’를 이끌게 된다”라고 알렸다. 슐레이만은 MS 수석부사장 겸 ‘MS AI’ 최고 책임자로서 나델라 CEO에게 관련 업무를 직접 보고하게 된다.

인플렉션에는 이제 MS 이사회 멤버인 리드 호프먼 공동창업자만 남았다. 그는 모질라의 전 연구 개발 책임자인 션 화이트를 새로운 CEO로 선임하고, 향후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대신 기업 고객에게 모델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주 공개한 최신 모델 '인플렉션-2.5' 등을 MS 애저를 통해 서비스할 방침이다.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AI'를 목표로 지난해 6월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 투자 유치를 성공했던 인플렉션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최대 투자자인 MS의 AI 부문으로 편입되게 됐다.

투자 유치 당시 큰 기대를 받았던 인플렉션은 여러 플랫폼에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고 사용자와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하여 더 개인적이고 유용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대화형 AI 개발을 추진했다.

하지만 실제로 출시된 AI 챗봇 ‘파이(Pi)’는 수익 창출에 실패했다. 인플렉션은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받았으며 100만명이 넘는 활성 사용자를 모았으나, 비즈니스 모델 확보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MS의 AI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도 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MS는 오픈AI에 130억달러(약 17조4000억원)을 투자해 최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지난달에는 ‘유럽판 오픈 AI’로 불리는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 AI’에도 1500만유로(약 217억원)를 투자하고 다년간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번에는 자금을 투자해 온 인플렉션 AI를 사실상 흡수하는 등 주요 스타트업 3곳을 통해 AI 경쟁력을 더 강화하게 됐다.

나델라 CEO는 “우리는 AI 플랫폼 전환 2년 차에 접어들었다”며 “대담하게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나는 몇 년 동안 무스타파를 알고 지냈으며, 딥마인드와 인플렉션의 창립자이자 선구자, 제품 제작자, 대담한 임무를 추구하는 선구적인 팀 조직자로서 그를 대단히 존경해 왔다”라고 말했다.

한편 MS가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이 아닌 인재 영입이라는 방식을 택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MS가 인플렉션 AI를 M&A할 경우 경쟁당국의 엄격한 M&A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핵심 인재를 영입하며 이를 회피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EU 경쟁 당국은 오픈 AI와 미스트랄 AI에 잇따라 투자한 MS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영입이 EU 조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외에도 벤처비트는 직원 괴롭힘 등 슐레이만의 과거 행적을 거론하며 이번 영입이 MS에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테크크런치는 지난해 11월 샘 알트만 오픈AI CEO의 퇴출 과정에서 MS가 지배력을 이용해 알트만과 오픈AI 직원들을 영입하려 했던 사실을 끄집어 내며 “MS가 이번에는 인플렉션 AI를 통째로 삼켰다”라고 비난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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