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감도 검출기'를 이길호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
(왼쪽부터)정우찬 석박사 통합 과정 학생, 이길호 교수

국내 연구진이 민간 기업 지원 아래 기존보다 10억배 높은 민감도의 초고감도 마이크로파 검출기를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아래 이길호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ㆍ총장 김무환)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파 세기를 이론적 한계인 1초간 측정 기준 1아토와트(aW, 100경분의 1와트) 수준의 초고감도 검출기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국내 과학 기술 육성을 목표로 2013년부터 1조 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공익 사업이다. 현재까지 603개 과제에 7729억 원을 집행했으며, 국제학술지에 총 1255건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미국 레이시온 비비엔, 하버드대, MIT대, 스페인 바르셀로나 과학기술연구소, 일본 물질재료연구기구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가 차세대 양자정보기술 상용화를 위한 원천 연구로 인정받아 9월 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고 전했다.

마이크로파는 전자기파의 한 종류로 이동통신, 레이더, 천문학 등 과학 기술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전자레인지를 비롯한 전자제품에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양자컴퓨팅과 양자정보통신 등 양자정보기술에 마이크로파를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려지며 마이크로파를 초고감도로 검출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 마이크로파 검출기로 활용하고 있는 '볼로미터'는 마이크로파 흡수 소재, 흡수한 마이크로파를 열로 바꿔주는 소재, 발생한 열을 전기 저항으로 변환하는 소재로 구성돼 있다. 전기적 저항의 변화를 이용해 흡수한 마이크로파의 세기를 계산한다.

하지만 볼로미터는 실리콘이나 갈륨비소 등 반도체 소자를 마이크로파 흡수 소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검출 한계가 1초간 측정 기준 1나노와트(nW, 10억분의 1와트) 수준에 머물러 정밀 세기 측정이 어렵다.

이 교수 연구팀은 볼로미터의 소재와 구조를 바꿔 한계를 돌파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파 흡수 소재를 반도체에서 그래핀으로 바꿔 마이크로파 흡수율을 높였다. 또 두 개의 초전도체 사이에 그래핀을 끼워 넣는 '조셉슨 접합 구조'를 도입, 그래핀에서 발생하는 전기 저항 변화를 10피코초(ps, 1,000억분의 1초)이내로 검출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파 검출을 이론적 한계인 1aW 수준으로 높일 수 있었다.

이길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양자 소자를 실제 구현할 수 있도록 기반 기술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양자컴퓨팅 측정 효율을 극대화해 대규모 양자컴퓨터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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