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브라스 CS-1 칩, 1조2000억개 트랜지스터 탑재
시뮬레이션 시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200배 성능 빨라
신경망 훈련‧시나리오 시뮬레이션 수행 등 활용 전망

(사진=Cerebras).
(사진=Cerebras).

최근 세계에서 가장 큰 컴퓨터 칩이 물리 법칙보다 더 빠르게 미래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물리 법칙이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AI‧컴퓨터시스템 기업인 세레브라스(Cerebras)의 CS-1 칩은 462㎠ 크기로 세계 최대이며 1조200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 칩은 발전소 내 연소를 시뮬레이션할 때 슈퍼컴퓨터보다 200배 빠른 성능을 보였다.

온도 변화에서부터 3D 기동(氣動)에 이르기까지 100만개 이상의 변수를 분석해 실시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시뮬레이션 실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세레브라스 CS-1 칩은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에너지기술연구원(NETL)과 협업해 개발됐다. 현재로서 CS-1 칩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컴퓨팅 시스템이라는 평가다. 트랜지스터의 수는 최근 공개된 최첨단 슈퍼컴퓨터용 엔비디아(Nvidia) ‘A100 80GB’ 칩의 22배에 이른다.

이번 연구에 관한 논문은 지난 주 미국에서 열린 슈퍼컴퓨팅 컨퍼런스(SC20)에서 발표됐다. 세레브라스는 이 같은 연구 성과가 컴퓨팅 성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2조6000억개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차세대 칩을 테스트했다고 밝혔다. 이는 훨씬 더 복잡한 실제 시뮬레이션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CS-1의 우수한 처리능력은 신경망 훈련은 물론 실제 시나리오에 대한 충실도높은 하이파이(HI-FI) 시뮬레이션 수행 등에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예를 들어 헬리콥터가 로터 주위의 기류 패턴을 모델링해 비행갑판에 착륙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시뮬레이션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한편 철학자 닉 보스트롬은 지난 2003년 ‘시뮬레이션 가설(Simulation Hypothesis)’을 제시하면서 미래에 방대한 컴퓨터 처리능력이 우주의 실제 시뮬레이션 실행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일종의 거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라는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 같은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우주 규모의 시뮬레이션은 아직 먼 이야기로 기존 컴퓨터를 통해서는 어려울 수 있으나 양자 컴퓨터의 발전이 향후 그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만약 제한적 규모로나마 그 가능성이 입증된다면 이 기술은 이론적으로 미래에 대해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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