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이 레벨(LV)3~4로 성숙해지면서 상용화된 기술 선보여
'IVI 시스템'의 진화…운전을 넘어 삶의 공간으로 바뀐 '자동차'
자율주행을 완성시키는 '센서' 기술의 발달

[편집자주]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1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 GM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대거 참석했고, 국내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우리는 CES를 통해 머지않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CES에 큰 관심을 보인다. 온라인 진행으로 한계가 명확했지만, 그래도 볼만했던 CES2021이 보여준 가까운 미래를 정리해봤다.

하만의 디지털 콕픽 컨셉 이미지 (이미지=삼성전자 뉴스룸)
하만의 디지털 콕픽 컨셉 이미지 (이미지=삼성전자 뉴스룸)

세계 최대의 가전 박람회라고 불리는 CES. 지난 몇 년간 CES 관람객들의 눈은 '가전'보다는 '자동차'에 더 쏠렸다.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CES는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하는 쇼케이스(Show Case)로 주목받았다.

CES 2021도 역시 자율주행이 주목받았다. 다만 올해 CES는 새로운 혁신보다는 현실적인 기술들이 많이 보였다. 전기차의 보급이 증가하고 자율주행 기술이 레벨(LV)3~4로 성숙해지면서 미래차 기술 일부는 이미 상용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IVI 시스템'의 진화…운전을 넘어 삶의 공간으로 바뀐 '자동차'

자율주행이 발전하면서 자동차는 단순히 운전만을 하는 공간에서 사무 활동이나 취미생활을 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이번 CES 2021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In-Vehicle Infotainment)의 진화를 다양하게 보여줬다. IVI 차 안에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와 정보시스템을 말한다. 

계기판과 냉난방시스템, 내비게이션 등 운전에 관련된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TV, 영화, SNS, 인터넷 등 탑승자들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디스플레이를 통해 구현하는 것이다.

(사진 = Mercedes-Benz)
(사진 = Mercedes-Benz)

▲메르세데스-벤츠는 세단에 장착되는 56인치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하이퍼스크린을 공개했다. 자동차 1열 대시보드 전체를 커버하는 초대형 디스플레이다. CNBC 등 해외언론은 시장에 나온 차량용 디스플레이 중 '최대 사이즈'라고 보도했다.

MBUX 하이퍼스크린은 통풍구를 제외하고 대시보드 전체가 디지털 화면이다. 커브드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도입했다. 

벤츠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제로 레이어(Zero-layer) IVI 기능을 탑재했다.  AI로 운전자와 동승자의 습관을 학습해, 맞춤 기능을 제공한다. 운전이나 전화 습관에 맞춰 평소 주행하는 길을 안내하거나, 특정 시간에 맞춰 통화를 제안하기도 한다. ▲맞춤 온도 조절 ▲조명 밝기 조절 ▲음악 추천 등 편의시설도 포함됐다.

사자드 칸(Sajjad Khan) 벤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MBUX 하이퍼스크린은 자동차 두뇌이자 신경계이며, 차량의 모든 구성 요소와 연결돼 소통한다”라고 말했다.

BMW CES 2021 영상(출처=BMW 유튜브 채널)

▲BMW는 차세대 iDrive를 출시했다. 1세대 BMW iDrive가 출시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BMW는 CES 2021에서 운전자와 자동차가 상호작용하는 AI 기반 IVI 제품을 선보였다.

차세대 iDrive는 주변의 다른 BMW 차량으로부터 위험 상황에 대한 경고를 받아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목적지 주변 주차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차량에 탑재된 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분석하며, 클라우드 기반 실시간 데이터 전송으로 자율주행과 자동 주차 기능을 지원한다.

BMW는 “차세대 BMW iDrive는 지능형 커넥티드 자동차의 잠재력을 그 어느 때보다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전했다.

크리스탈 윈덤 캐딜락 인테리어 디자인 총괄. 캐딜락 셀레스틱 디자인을 배경으로 발표 중이다.(사진=CES2021 GM 기조연설 캡처)
크리스탈 윈덤 캐딜락 인테리어 디자인 총괄. 캐딜락 셀레스틱 디자인을 배경으로 발표 중이다.(사진=CES2021 GM 기조연설 캡처)

▲제너럴 모터스(GM)는 '캐딜락 셀레스틱'에 파노라마 전체 유리 지붕과 개인 맞춤형 디자인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승객의 생체 신호를 바탕으로 차내 온도, 조명, 주변 소음 등 환경을 조정할 수 있다. 수직 조명 신호, 넓은 유리 지붕, 생체 인식 센서와 함께 음성 제어, 제스처 인식 기술을 활용한다.

GM은 “차 안에서 느껴지는 빛, 색, 소리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사용자 요구에 맞게 실내 환경을 바꾸는 이동식 거실과 같다”고 설명했다.

윈덤은 “조정 가능한 유리 지붕과 전폭 터치스크린을 도입, 차량 탑승자가 디자인 투명도 수준을 결정한다. 유리 색조는 실내 주변 조명과 일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품 출시 날짜나 구체적인 사양에 대해서는 공개된 바가 없다.

완성차 제조업체(OEM) 외에 부품 공급업체들의 IVI 제품들도 눈에 띈다.

하만의 디지털 콕핏 (이미지=삼성전자 뉴스룸)
하만의 디지털 콕핏 (이미지=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인터내셔널은 CES 2021에 ‘디지털 콕핏 2021’을 공개했다. 디지털 콕핏은 자동차 운전석과 조수석 앞쪽의 차량 편의 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화한 제품이다.

디지털 콕핏 2021은 이동 중 차량 내부를 ‘제3의 생활공간’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전방에는 49형 QLED 대형 디스플레이와 JBL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뒷좌석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화상 회의도 가능해 이동 중에도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차량 내부를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로 활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 모드’도 추가했다. 좌석 상단에 설치된 인캐빈 카메라로 탑승자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차 안에서 편집까지 할 수 있어 1인 미디어 영상 제작이 가능하다.

(사진=비스티온 홈페이지)
(사진=비스티온 홈페이지)

▲비스티온(Visteon)은 ‘휘어지고 회전하는 유리 대시보드‘를 공개했다. 비스티온의 디지털 콕핏은 오른쪽 절반이 휘어진다. 디스플레이를 운전자 편의에 따라 운전석 쪽으로 구부릴 수 있다. 

비스티온의 CEO 사친 라완드(Sachin Lawande)는“운전석은 또 다른 경쟁의 공간이 됐다. 운전석은 단순한 차내 기계 장치가 아니라 ‘콕핏’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 자율주행을 완성케 하는 '센서' 기술의 발달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자동차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센서'의 역할이 필수다. 자율주행차는 주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라는 세가지 센서로 주변 환경을 파악한다. 카메라는 사람의 시각과 비슷한 센서로 주변을 파악하며, 레이더와 라이다는 주변을 감지하며 물체의 속도를 측정한다.

이번 CES 2021에서는 자율주행을 실제로 가능케 하는 발전된 센서 시스템이 다양하게 소개됐다.

레이더는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라이다보다 분해능은 떨어지지만 저렴하고 소형화가 가능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이번 CES 2021에서는 다양한 업체들이 진화된 '4D 이미징 레이더'를 공개했다.

4D 이미징 레이더는 거리, 방위각, 고도, 상대속도를 통해 객체 위치를 확인하기 때문에 속도와 방위각만을 포착하는 이전의 자동차 레이더 시스템이 제공하지 않는 주행 환경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지난해 구글 웨이모는 5세대 자율주행차에 4D 이미징 레이더를 구현했으며, CES 2021에는 콘티넨탈, 바야(Vayyar), 마그나 등이 자사 기술을 공개했다.

콘티넨탈은 자일링스의 징크 SoC를 이용해 ARS 540 4D 영상 레이더를 개발했다. (사진=자일링스)
콘티넨탈은 자일링스의 징크 SoC를 이용해 ARS 540 4D 영상 레이더를 개발했다. (사진=자일링스)

▲콘티넨탈은 CES 2021에서 양산 가능한 최초의 4D 영상 레이다 ARS 540을 공개했다. ARS 540의 장거리 레이다 센서는 범위, 속도, 방위각은 물론 사물의 고도와 위치를 계산해 최대 300미터 반경의 주행 환경에 대한 정밀 지도를 생성한다. 

콘티넨탈은 "레이다 센서의 고도 측정 기능은 가장 다양한 형태의 사물을 측정할 수 있어 비교적 작은 물체도 더 정밀하게 탐지할 수 있다"며 "ARS 540은 이처럼 확장된 기능을 통해 열악한 조명, 날씨 조건, 높은 속도에서도 사물 식별을 위한 고해상도의 세부 정보를 제공해 복잡한 주행 상황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콘티넨탈의 레이더 센서 ARS 540은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라이다(LiDAR)는 차량용 센서 중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으나, 큰 크기와 비싼 가격이 단점이다. 이에 시범용 자율주행 차량에는 자주 사용되지만, 시판용 상용차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사용을 꺼리고 있는 상황. 

최근에는 많은 업체들이 라이다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비용과 크기를 줄이고 있어, 상용차 도입 시점이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CES 2021에서도 다양한 라이다 제조 업체들이 새로운 솔루션을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에스오에스랩이 CES 2021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용 와이드 뷰 고정형 라이다 'ML-2'. 지난해 선보인 'ML-1'보다 렌즈의 화각을 고도화해 최대 180° 시야각을 선사한다. CES 2021에서 Vehicle intelligence & Transportation 부문 차량용 라이다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에스오에스랩 제공).
에스오에스랩이 CES 2021에서 선보인 자율주행차용 와이드 뷰 고정형 라이다 'ML-2'. 지난해 선보인 'ML-1'보다 렌즈의 화각을 고도화해 최대 180° 시야각을 선사한다. CES 2021에서 Vehicle intelligence & Transportation 부문 차량용 라이다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에스오에스랩 제공).

▲에스오에스랩은 국내 라이다 전문 기업으로 차량용 고정형 라이다(Solid-state LiDAR) ML을 CES 2021에 공개했다. 제품은 VIT(Vehicle Intelligence & Transportation) 부문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ML 라이다는 회전하는 부품이 없는 고정형 구조를 갖췄다.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볍다. 180도의 넓은 시야각으로 차량의 주변 환경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존의 기계식 라이다는 360도 회전하는 구조로 내구성과 관리, 생산성에서 제약을 받았다. 고정형 ML 라이다는 단순한 구조 설계로 생산과 사후 관리, 내구성, 차량 장착성 등 여러면에서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는 "이번 CES 혁신상에서 ML 제품의 기술적인 우수성을 검증받은 만큼, 2022년 고정형 라이다 대량생산을 목표로 추가 자본금을 확보해 올해 하반기까지 제품의 성능 검증과 전장부품 품질 인증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상=모빌아이 유튜브 채널)
(영상=모빌아이 유튜브 채널)

▲글로벌 기업들 중에서는 모빌아이가 눈에 띈다. 인텔의 자회사인 모빌아이는 라이다를 개발한다고 CES 2021에서 발표했다. 모빌아이는 그동안 이미지 센서를 중시해 왔으나 자율주행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라이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모빌아이 라이다용 SoC(System on Chip)를 양산해 2025년부터 채용할 계획이다. 모빌아이는 이전까지 루미나 테크놀러지의 라이다를 사용한다. 모빌아이의 새로운 라이다는 인텔 뉴멕시코 공장에서 양산할 전망이다. 측정 거리는 300m로, 웨이모의 라이다와 비슷한 수준. 

샤슈아 CEO는 2025년 출시 예정인 라이다 SoC에 대해 “이는 진정한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AI타임스 양대규 기자 yangda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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