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스타트업 테크틱스 개발 ‘비치봇’
모래사장 속 담배꽁초 찾아내 내장된 휴지통에 ‘쏙~’
정확하고 방대한 양 학습 위해 MS 트로브 플랫폼 제공

네덜란드 소재 스타트업 테크틱스(TechTics)가 개발한 비치봇(BeachBot). 바닷가 모래사장 속 숨어있는 담배꽁초를 줍는 데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다. (사진=project.bb).
네덜란드 소재 스타트업 테크틱스(TechTics)가 개발한 비치봇(BeachBot). 바닷가 모래사장 속 숨어있는 담배꽁초를 줍는 데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다. (사진=project.bb).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해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로봇 개발업체와 협력한다. MS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서 네덜란드 헤이그에 소재한 스타트업 테크틱스(TechTics)에게 자사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트로브(Trove)’를 통해 학습용 이미지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테크틱스는 해변가를 더럽히는 담배꽁초를 줍는 비치봇(BeachBot)을 보유한 신생기업이다. 비치봇 안에는 카메라 두 대가 장착돼 있어 사람의 도움 없이도 전진하면서 모래사장 깊숙이 숨은 작은 크기의 담배꽁초를 찾아낸다. 쓰레기를 발견하면 주행을 멈추고, 하부에서 팔을 뻗어 주운 뒤 몸통 안에 설치된 쓰레기통에 넣는 것까지가 그의 임무다.

길 위에 담배꽁초는 미관상 뿐 아니라 환경에도 큰 악영향을 끼친다. 지난 2월 미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담배꽁초가 물에 젖은 채로 오래 방치되면 매우 유독한 30개 이상의 화학물질을 수생 생물에 침출시키고, 주요 유해 폐기물을 일으킨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화학물질들 중 일부는 암, 천식, 비만, 자폐증, 인간의 낮은 IQ와도 관련이 있다.

매년 지구촌 바닷가에서는 평균 4조5000억개의 피우다 만 담배필터가 무분별하게 버려진다. 2019년 브라질 과학자들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데만 14년이 걸린다. 그 사이 바다거북, 새, 물고기, 달팽이, 그리고 다른 생물들을 서서히 독살시킨다. 담배꽁초는 인간이 무심한 사이 빈번한 형태의 해양 쓰레기가 된 것이다.

회사 설립자이자 비치봇을 개발한 마르틴 루카아트와 에드윈 보스는 대학에서 AI와 로봇공학을 복수 전공한 로봇기술 전문가다. 이들은 자신의 기술력으로 지구환경을 살리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다가 비치봇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열린 ‘세계 클린업 데이(World Cleanup Day)’에서 비치봇을 선보이면서 유럽국가 내 다양한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비치봇 소개 영상. (출처=Microsoft 공식 유튜브 채널).

비치봇이 스스로 주행하면서 정확히 쓰레기를 찾아내려면 그만큼 많은 양의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 에드윈 보스 테크틱스 대표에 따르면 AI시스템에게 담배꽁초가 버려진 모습을 담은 수천 장의 사진을 보여줘야 이를 인식하고 기억할 수 있다.

하지만 소규모 개인 기업인 탓에 사진 수집에는 한계가 존재했고, 이 같은 어려움을 MS가 해소하기로 했다. MS의 트로브 플랫폼은 사진을 찍은 이미지 저작권자와 그 데이터가 필요한 AI 개발자가 합법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개발자들은 머신러닝 모델 학습용 이미지 데이터를 트로브에서 검색하고, 이미지를 기부한 저작권자에게 소정의 금액을 지불한다.

MS는 테크틱스가 트로브 플랫폼에서 비치봇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약 2천여 장의 이미지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200장을 얻은 테크틱스 측은 허용된 이미지당 25센트(약 300원)를 내고 있다.

보스 CEO는 MS 트로브 플랫폼을 활용하게 된 계기에 대해 투명성을 꼽았다. “AI 모델 개발 시 자칫 간과할 수 있는 무단도용을 차단하고, 이미지를 사용하는 개발자나 이미지를 제공한 저작권자가 한 팀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준다는 게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보스는 이어 “개인의 영리가 아닌 지구환경을 살린다는 목적을 두고 추진하는 일이니 만큼 지속가능한 일에 합법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MS가 해양 쓰레기 수거를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MS는 지난해 10월 비영리기관 ‘오션클린업’이 자동으로 해양 쓰레기를 건져 올리고 식별하는 데 자사 머신러닝 기술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MS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지구환경과 온난화를 줄이는 AI 포 어스(AI for Earth)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오션클린업은 하천·해양 두 가지 솔루션을 사용해 전 세계 수로에서 수 톤의 플라스틱을 제거한다.

카메라는 강을 통해 바다를 향해 움직이는 파편들의 모습을 촬영한다. 이미지는 플라스틱과 유기물 부스러기를 구분하기 위해 MS 애저(Azure) 플랫폼에서 분석한 후 제거한다. 오션클린업의 수동 정화 시스템에 부착된 센서가 바람과 해류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면 MS의 알고리즘은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이러한 정화 시스템이 어떻게 바다를 통과하는지 보여줌으로써 쓰레기가 제거된 뒤 바다수질도 관리한다.

MS는 이 같은 작업을 반복해 오는 2040년까지 해양쓰레기를 90%까지 줄일 계획이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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