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외로움 달래려 SNS 매달리지만 근본적 해소되지 않아
유아기 형성되는 ‘애착’이 건강하지 못하면 소셜 미디어 집착
의미 있는 사회적 관계 형성 노력, 전문가 조언 통해 변화가능
초보 부모는 아기의 요구에 잘 반응해야 '건강한 애착' 형성

'코로나 블루'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코로나 블루'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코로나 사태가 길어져 사람들을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불안감과 외로움을 느낀 중년 주부가 소셜 미디어에 집착하게 된 사례가 있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친구나 이웃의 소식을 접하면서 고립감을 덜어 보려한 것이지만 소셜미디어는 불안과 외로움을 근본적으로는 해소해 주지 못하고 더욱 심해지게 만든다. 그래서 소셜미디어에 더욱 매달리게 된다. 소셜미디어가 청소년계층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학자들이나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에 집착하게 되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건강하지 못한 소셜미디어 이용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유아기에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에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온 연구자들과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영국 웨일스에 있는 스완시 대학의 심리학과장인 필 리드( Phil Reed) 교수는 “만일 당신이 정말 연결돼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다면 소셜 미디어는 대체제(substitute)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는 깊은 관계를 충분히 대체하지 못한다”고 리드 교수는 지적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 컴퓨터 정보 시스템 학과의 아델라 첸 조교수는 소셜미디어의 과도한 이용은 단순히 외로움을 느낄 때 인스타그램을 하는 것 보다 더욱 깊은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첸 교수는 “자존감(self-worth)이 낮은 사람은 버려지거나 거부당한다는 신호에 민감하며 다른 이들로부터 인정을 받거나 안심해도 된다는 보증을 받으려 한다”면서 “소셜 미디어에서는 ‘팔로워’나 ‘좋아요(Like)’의 수가 이런 연결이나 인정의 환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이런 설명은 1950년대 정신분석학자와 발달심리학자들이 개발한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에 근거한 것이다. 이 이론은 유아기의 경험이 성인이 된 뒤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을 결정한다는 내용이다. 2살 정도의 유아가 부모 또는 돌봐주는 이에 대해 안전하게 느끼면서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되면 커서도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때 부모나 돌봐주는 이는 아이가 울면 곁으로 오고, 겁을 먹으면 안심시키는 등 아이의 감성적 요구들을 잘 알아차리고 들어줘야 한다. 그러면 아기에겐 ‘안전한 애착(Secure Attatchment)’이 형성된다.

이런 안전한 애착이 형성되지 못한 경우 결과는 달라진다. 어떤 아이는 불안해하며 부모에게서 친밀함과 인정을 끊임 없이 찾으려 하고 성장한 뒤엔 친구나 연인에게서 이런 감정을 충족하려 한다. 반대로 남을 믿지 못하고 오만한 성격의 소유자가 되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의 애착 유형이 두 살쯤 형성되지만 좋아지든 나빠지든 성장 후의 경험에 따라  바뀔 수는 있다고 말한다.

콜로라도 대학의 첸 교수는 페이스북을 매일 사용하는 대학생 300명에게 그들의 애착유형과 소셜미디어 이용습관을 평가해 보도록 했다. 그는 “나는 페이스북을 하느라 종종 중요한 일을 제쳐둔다”, “나는 페이스북 이용시간을 줄여보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는 항목에 대해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정도를 표기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소셜미디어 이용 시간을 가장 조절하지 못한 학생들은 ‘불안한 애착(anxious attachment)’의 정도가 가장 높았다.이런 연구결과에 따라 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 습관을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인간 관계를 찾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스완시 대학의 리드 교수는 특히 초보 부모의 경우 “양육 스트레스가 가장 큰 적”이라며 “아이에게 온종일 반쯤 신경쓰는 것 보다는 집중적으로 잘 반응하는 시간을 갖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리드 교수는 아이를 돌볼 때는 가능한 스마트폰을 내려 두라고도 조언했다.

AI타임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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