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산업 美 진입 원천 봉쇄···장비·스마트폰·반도체에 서비스까지

상설 소위 보고서, “지난 2007·2009년 차이나텔레콤·컴넷과 보안 협정

법준수 확인 방문 각 2차례에 그쳐···차이나유니콤과는 계약체결 않아

국토·법무·국방부로 구성된 팀텔레콤, 미국내 中업체 평가할 권위없어”

트럼프정부의 중국 대표 통신장비및 단말기 제조사 화웨이 압박에 이어 미 상원이 미국에서 통신서비스중인 중국 이통사 옥죄기에 나섰다. 사진=위키피디아
트럼프정부의 중국 대표 통신장비및 단말기 제조사 화웨이 압박에 이어 미 상원이 미국에서 통신서비스중인 중국 이통사 옥죄기에 나섰다. (사진=위키피디아)

“여러 관리감독기관 그룹이 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컴넷에 의해 발생할 (미국)안보위협 평가에 대해 최소한의 일만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미 상원 조사관들이 미국에 진출한 중국 통신업체 담당 관청들의 관리감독 소홀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날 조사관들은 “미정부관리들이 미국 통신망에서 영업 중인 중국 3개 통신회사에 의해 생길 위험에 대해 ‘최소한의 감독’만을 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통신업체들은 모두 국가에 위해 운영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줄곧 세계 1위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장비 내부에 있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깔고 가입자 정보를 중국정부의 요청에 따라 빼돌린다고 주장해 오고 있다.

트럼프는 이같은 이유를 들어 영국,독일,호주,일본 등 우방국에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고, 영국과 독일이 이에 호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는 지난달 영국내 화웨이 통신장비를 오는2023년까지 모두 걷어내고 에릭슨,노키아, 삼성전자,NEC등의 장비로 대체할 것을 지시했다. 영국 일렉트로닉스위클리에 따르면 이에따라 삼성전자와 NEC가 영국 정부와 5G통신 장비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독일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상원 보고서는 이런 트럼프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미국에 진출한 중국의 통신서비스 업체 봉쇄에 가세한 양상을 보여준다.
 
▲중국에서 테스트 중인 차이나 유니콤 이통기지국, 미국내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컴넷의 운영은 팀텔레콤으로 알려진 미연방 그룹에 의해 검토된다. 

상원 상임조사소위원회 보고서는 “미 연방 기관들이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중국 통신사업자들과의)일부 합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고, 중국 기업을 조사할 적절한 인력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체계적이지 않은 과정을 통해 운영됐다”고 쓰고 있다.

이 보고서는 ‘팀 텔레콤(Team Telecom)’으로 알려진 관리·감독 그룹을 구성하는 국토안보부· 법무부·국방부의 관리들을 조사했는데 이들은 그동안 미국 통신망에 외국기업이 진입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국가 안보 위험에 대해 미연방통신위원회(FCC)에 조언해 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 기관들의 관계자들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고, “미국내 통신망과 중국 회사들 사이의 어떤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재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화·미주 양당 정치인들을 대담(한 조치를 취)하게 만들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수년 간 중국 정부가 미국 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를 이용해 미국 통신망에서 오가는 통신내용을 듣고 읽을 수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에서 활동중인 중국 통신회사들을 단속했다.

중국의 통신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는 트럼프 행정부 최고 제재 대상 중 하나였고, 이러한 비난에 대해 줄곧 반발해 왔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내 중국산 장비및 스마트폰 제재에 이어 중국에서 서비스중인 중국 통신업체들에 대한 제재가 예고되고 있다. (사진=차이나 유니콤)
트럼프 정부의 미국내 중국산 장비및 스마트폰 제재에 이어 중국에서 서비스중인 중국 통신업체들에 대한 제재가 예고되고 있다. (사진=차이나 유니콤)

이런 가운데 미국에 진출하는 중국 통신사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FCC는 중국 최대(세계최대) 이통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내 이통서비스 영업 신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와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중국 회사들은 여전히 미국 통신망에서 영업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 영업하고 있다.

상원 보고서는 팀 텔레콤 기관들이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아메리카, 컴넷 등 3개 회사에 대한 적절한 감시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3개 통신업체는 모두 중국 국영 기업이다.

보고서는 이들 기관이 지난 2007년·2009년 두차례에 걸쳐 차이나텔레콤·컴넷과 보안협정을 맺었지만, 이들 업체가 이를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각 두 차례 방문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또 이들 기관이 차이나유니콤과는 이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는 팀 텔레콤이 미국 내 중국 회사들의 운영을 평가 감독할 권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관들은 이미 미국 내 통신망에 진입하는 외국 업체들을 살펴보는 시스템에 대한 비난에 대응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다. 올해 팀 텔레콤은 FCC가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의 미국 내 영업 허가를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백악관은 “이 과정을 좀 더 공식적인 것으로 대체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차이나텔레콤은 성명에서 “미 정부와의 합의를 전적으로 준수했으며, 상원 조사에 자발적으로 협조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두 중국 기업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또한 미국진출 중국통신회사들에 대한 감독에 투입된 전담 직원들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국토안보부와 법무부는 5명 미만의 직원을 팀텔레콤의 현장 근무요원으로 배정해 해당 중국 기업들이 팀텔레콤과의 협약 조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소위는 또 의회의 명시적 허가를 받지 않아 임시로 운영된 점에 주목하며 검토 과정이 수립된 방식에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소위 멤버의 직원들은 언론에 “팀텔레콤 구성 기관들과 이 문제를 다룰 입법안 논의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윌 위키스트 FC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중요한 국가안보 관련 작업에 이 상원의원과 위원회 직원들이 기여한 내용을 검토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이날 보도된 미 상원의 보고서는 미국 내에서 조만간 중국 통신업체들의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1위 통신장비 공급업체이자 세계 2위 스마트폰 공급업체 화웨이의 미국내 판매를 중단시켰다. 미상무부는 지난달 15일 이날 부로 해외 생산 제품의 미국내 반입승인 여부를 미 정부가 합법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더 엄격해진 해외직접생산품 규칙을 시행했고 오는 9월13일까지 120일 간의 유예기간만을 두었다. 

이에따라 화웨이는 자사가 설계해 대만 TSMC에 위탁 생산한 반도체를 탑재한 화웨이 스마트폰을 미국에 반입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 탑재 제품도 미국시장에서 판매하기가 힘들게 됐다.

최첨단 5나노공정으로 설계된 제품은 대만 TSMC에서 생산되는데, 이 공정에서 제품 생산에 사용된 미국 반도체 장비와 반도체 설계 SW 비중(가격 기준)이 단 10%만 되도 미국시장내 반입을 금지할 수 있도록 규칙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화웨이가 급성장 중인 스마트폰용 칩셋을 자체 설계해 TSMC에 맡긴 후 생산하는 방식으로 팹리스 반도체 사업까지 기세좋게 키워가던 분위기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달초 시장조사회사 IC인사이트는 중국정부가 ‘제조업2025’ 전략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자국에서 필요한 반도체의 70%를 조달하려 하고 있지만 그때까지 자급률은 20.7%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조사 보고서를 내놓았다.

여기에다 이번 미 상원의 중국국영 통신서비스업체의 미국시장 진출을 막게 된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날로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 와중의 중국 통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암울해질 수 밖에 없다. 어쨌든 미국 통신시장은 세계 통신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적 시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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