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율주행 물류 로봇 분야 선두업체
자율주행 로봇플랫폼 '탈프', 신형 배송로봇 '나르고60' 지난달 공개
데이터가공, 슬램 등 자율주행 기술 관련 특허 18개 등록
내년 2~3월 탈프 활용해 서비스 '타라스' 대기업에 도입 예정

세계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물류로봇이 주목 받고 있다. 물류로봇은 고령화, 생산성 향상 등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에 있어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이 지난 달 28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해간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거나 임대된 물류 로봇 매출액이 재작년 대비 2.1배 많은 2조 1700억원(19억달러)에 달했다. IFR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향후 4년간 물류 로봇 연평균 매출액이 40%씩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 향후 물류 로봇 시장이 국내외 가릴 것 없이 폭발적으로 성장해갈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국제로봇연맹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향후 4년간 물류 로봇 연평균 매출액이 40%씩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 향후 물류 로봇 시장이 국내외 가릴 것 없이 폭발적으로 성장해갈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사진=국제로봇연맹)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 발간한 ‘물류로봇 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물류로봇 시장은 2017년 기준 전문ㆍ개인 서비스용 로봇 시장의 2.1%인 112억원에 불과해 시장 형성 단계에 해당한다. 2022년이면 시장이 206억원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물류로봇을 4대 로봇 전략분야 ▲돌봄 ▲웨어러블 ▲의료 ▲물류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비롯해 몇몇 로봇 업체들이 물류 로봇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다. 일례로 정용진 이마트 부회장은 2018년 3월 자율주행카트 ‘일라이’를 공개했으나 2년 반이 지난 현재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는 않았다.

반면 물류 로봇 분야에서 한 스타트업이 눈길을 끈다. ‘트위니(Twinny)’다. 트위니는 작년 10월 ‘로보월드 2019’ 컨퍼런스에서 국내 물류 로봇기업 최초로 사람을 따라다니는 추종로봇 ‘따르고’와 자율주행 로봇 ‘나르고’를 선보이면서부터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천홍석, 천영석 쌍둥이 형제가 창업하고 4년간 개발에 매진한 결과다.

경쟁업체로 유진로봇과 언맨드솔루션 등이 있지만 자율주행 ‘물류’ 로봇 분야에서는 트위니가 선두업체다.

천영석 트위니 대표를 만나 트위니의 족적과 향후 계획을 들어 보았다.

천영석 트위니 공동대표가 3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문재호 기자)
천영석 트위니 공동대표가 3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문재호 기자)

2015년 창업한 뒤 4년간 개발에 전념하다 2019년 10월 물류로봇 나르고, 따르고를 시장에 내놨다. 물류로봇 개발 과정과 왜 물류 로봇을 만들게 되었는지 계기가 궁금하다.

물류로봇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물류 시장이 가장 클 거라고 짐작해서 그렇다. 트위니는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진출할 수 있는 사업 분야는 많다.

그러나 스타트업이 청소, 안내, 서빙, 보안 등 모든 영역에 걸쳐 로봇을 개발하고 출시할 수는 없다. 트위니는 70여 명으로 구성된 회사다. 수천 명 되는 대기업이 아니다. 스타트업은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트위니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고 다른 기업이 서비스 부분을 맡아 협업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그리하여 자율주행로봇플랫폼 ‘탈프(TARP)’를 지난 달 열렸던 ‘2020 로보월드’에서 공개했다.

탈프가 무엇인가?

탈프는 자율주행로봇 기능을 집대성한 종합 운용체제(OS)다. 탈프를 활용해 자율주행로봇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로봇에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하면 최적화된 길을 자동으로 안내한다.

로봇 수백여 대를 조종할 수 있는 통합관제 기능도 담겼다. 트위니는 현재 로봇 하드웨어(HW)와 서비스 앱까지 모두 만들지만 시장이 무르익으면 HW, 서비스 앱은 현장 접점에 있는 기업이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모바일 기기로 따지면 안드로이드가 되려는 거 같다.

정확하다. 대다수 휴대폰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작동한다.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계의 안드로이드가 되고자 한다. 앱 만드는 회사는 많다. 반면 자율주행 로봇 제작에 핵심적인 자율주행 SW 기술을 확보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자율주행로봇 분야에서 차별화된 강점이 무엇인가?

트위니가 만든 자율주행 로봇은 실내에서 자기 위치를 정확히 인식한다. 자율주행 로봇ᆞ차량은 실외에서 GPS로 자기 위치를 추적 한다. 실내에서는 GPS가 없기 때문에 로봇에 달린 센서로 위치를 인식해야 한다. 복잡한 환경에서 자기 위치를 정확히 추적하기 어렵다.

일반 자율주행 로봇 기업은 공간이 복잡하면 건물 천장에 동그란 표식(마커)을 그려 놓거나 바닥에 QR코드를 격자형으로 설치해 로봇이 자기 위치를 인식한다. 트위니 자율주행 로봇은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마커, QR코드 없이 자기 위치를 추적한다.

자율주행로봇이 자기 위치를 인식하는 기술을 트위니만 보유한 것인가?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슬램(SLAM) 기술은 일반적인 편이다. 반면 환경이 복잡해지면 슬램 기술을 쓰기 어렵다. 대형 할인점과 쇼핑몰을 예로 들 수 있다. 경쟁사는 우리만큼 슬램 기술력이 좋지 않다. 트위니는 데이터가공, 슬램 등 자율주행 기술 관련 18개 특허를 등록했으며 독자적인 알고리즘으로 지도(map)와 지도가 아닌 장애물을 구분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독자적인 기술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사람은 낯선 공간 환경에 왔을 때 주위를 둘러보며 인식을 할 수 있다. 로봇도 사람하고 똑같다. 공간을 ‘직접’ 이동하며 머리 부분에 탑재한 3D 라이다 센서 1개와 보조 2D 라이다 센서 2개로 주변 지도를 메모리에 입력한다. 이게 바로 슬램 기술이다.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 위치가 어딘지 주변 환경을 센서 데이터와 맞춰 본다.

문제는 주변 환경에 사람이 있을 때다.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는 자율주행 로봇 지도 데이터와 센서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다. 트위니 자율주행 로봇은 번잡한 환경에서도 주변 지도와 장애물을 분리해서 자기 위치가 어딘지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슬램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로봇이 나르고다. 따르고는 추종 로봇이기에 자율주행 로봇하고는 다르다. 따르고는 앞에 따라갈 대상만 있으면 된다.

자율주행로봇플랫폼 ‘탈프(TARP)’을 활용해서 구현한 서비스가 있는가?

탈프를 이용한 서비스로 ‘타라스(TARAS)’가 있다. 타라스를 내년 2월~3월 현대글로비스 신사옥에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트위니와 함께 고객 맞춤형 스마트 도심물류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실내 배송 로봇 ‘나르고 60ᆞ100’을 활용해 무인 물류를 구현할 예정이다.

타라스 서비스는 사무실, 물류창고, 병원 등 건물 안 복도를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타라스N’과 물류창고ᆞ제조공장 등 팔렛트 로딩ᆞ언로딩 기능을 제공하는 ‘타라스L’ 등이 있다.

 

타라스N 사용 로봇은 지난달 출시한 자율주행 로봇 ‘나르고 60’과 작년 10월 출시한 ‘나르고 100’이고 타라스L을 사용하는 로봇은 이번 달 출시한 ‘나르고 500’으로 나뉜다.

물건 발송자가 자율주행 로봇에 실은 뒤 타라스 전용앱으로 수신자를 지정하면 물건 받는 사람에게 앱 알림이 뜬다. 타라스 서비스 핵심은 물건을 운반하는 자율주행 로봇이 장애물을 회피해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자율주행기술 개발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기술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다. 반면 기술 사업화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고객과 물류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없어서 한동안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자율주행로봇플랫폼 탈프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자율주행 로봇 기술이 도입될 수 있는 영역은 병원, 마트, 물류센터, 공장 등 무궁무진 하지만 우리는 해당 산업 전문지식은 없다. 그래서 협업체계를 구축해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과 SW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올해 매출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올해 매출은 35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매출 90% 이상이 로봇 판매에서 이뤄진다. 자율주행 로봇 나르고 100과 추종로봇 따르고 각 제품에서 매출이 제법 고르게 나왔으나 자율주행 로봇 나르고매출액이 가장 많다.

신제품 출시 계획은 없는가?

자율주행 로봇 ‘나르고 500’이 이번 달 출시했으며 ‘나르고 60’을 지난 10월 선보였다. 나르고 60은 나르고 100 개선 모델이다. 나르고 100은 커서 장애물을 맞닥뜨리면 멈추는 형식으로 작동하지만 60은 장애물을 회피하는 형식으로 움직인다.

 

사업을 하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나?

스타트업이라는 게 아쉬웠다. 트위니는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기술력으로만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술 사업화, 조직 운영 부분 등 부족한 부분이 많은 상황에서 업력이 긴 대기업과 경쟁을 해야 하는 게 녹록지 않았다. 그리하여 경험 있는 인재를 계속 영입하고 있다.

해외진출 계획이 있는가?

천홍석 대표가 올해 해외진출 추진 차 미국에 4차례 다녀왔으나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진출이 어려워졌다. 그리하여 국내 시장에서 토대를 탄탄히 다지고 난 뒤 코로나19 유행이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는 내년 하반기부터 해외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계획과 비전이 어떻게 되나?

자율주행 SW 기술에 집중할 것이다. 자율주행 로봇 형태와 크기는 다양해지고 있다. 4족 보행 뿐만 아니라 드론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등 다양한 이동 수단에 자율주행 솔루션 기술과 SW를 공급하는 방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목표는 매출 100억원이며 2년 뒤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관련기사] [스페셜리포트]④ 자율주행차의 눈이 된 비전 AI

[관련기사] 산업부, 자율주행차·전기차 전용 부서 만들어...미래자동차산업과 신설

키워드 관련기사
  • 솔트룩스, '한국어 방언 AI데이터' 구축..."AI가 사투리를 산다"
  • 국내 IT스타트업, AI 서비스 잇따라 출시
  • 주목할만한 AI 행사(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