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자율주행 다음으로 최다 참여
삼성, 보쉬 등 타분야서도 디지털헬스케어로 사업 확장
필립스 홈케어 집중 전환, 옴론 원격의료 위한 센서 출시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지난 11일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이 14일 막을 내렸다. 이번 CES 특징을 나타내는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디지털헬스케어다. 올해 CES에 참가한 1951개 참가 기업 중 565명은 헬스케어나 웰니스 분야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건강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자 기존에 헬스케어와 관련이 적은 가전, 자동차 분야에서도 헬스케어 서비스가 등장했다. 특히 삼성, 보쉬와 같이 해당 분야를 이끄는 강자들이 자사 디바이스에 건강 기능을 추가해 이목이 집중됐다.

의료기기산업 선두주자인 필립스와 옴론도 전염병 유행 상황에 맞춰 비대면 헬스케어를 위한 제품을 출시했다. 옴론은 금년 CES에서 처음으로 원격의료를 위한 기기를 선보였다. 필립스도 원격의료 기기를 비롯해 집에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을 다수 선보이며 모니터링 솔루션에서 홈케어 시장으로의 전환을 알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CES에 참가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업들은 획기적인 기술 기반 제품보다는 실생활에 바로 쓰일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 교수인 장진규 박사는 더밀크 CES2021 모닝브리핑에서 “원격의료를 비롯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은 코로나19 이전 사람들의 행동양식 속에서 절박하지 않았다. 기술 자체는 있었지만 실제 생활에서 쓰이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해지고 병원 방문이 어려워지지 이 기술들이 본격 적용되면서 우리 일상에 보다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AI 예측, 데이터 수집을 주제로 많이 다뤘다면 올해는 현실적 접근들이 많이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자사 주요 디바이스에 헬스케어를 추가한 대기업들

삼성 헬스 스마트 트레이너 모습(사진=삼성)
삼성 헬스 스마트 트레이너 모습(사진=삼성)

삼성은 이번 CES 2021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자사 스마트TV의 새 기능인 삼성 헬스 스마트 트레이너를 발표했다. 삼성 헬스 스마트 트레이너는 인간 트레이너처럼 사용자 개인의 운동을 돕는 기능이다. TV 앞에 서면 센서가 사용자를 인식해 실시간으로 운동 자세를 평가하고 운동 횟수와 강도를 체크하고 소모 칼로리를 계산해준다. 별도 카메라 장비가 아닌 자체 센서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CES2021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 중 스마트 트레이너에 대한 내용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외출이 어려워 홈트레이닝이 유행하는 상황에 맞춰 출시하고 이번 CES에서 주요 서비스 중 하나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트레이너 서비스는 작년 삼성이 출시한 TV 접목 가능한 삼성 헬스 앱 기능의 일부다. 이 기능은 올해 안에 Q70A 모델 이상(8K TV 포함) 삼성 TV에 추가된다. 추후 삼성은 Jillian Michaels, Obe Fitness, barre3와 같은 파트너의 약 24개 운동 동영상을 스마트 트레이너에 추가할 예정이다.

CES2021서 발표 중인 미하엘 볼레 보쉬 CTO(사진=보쉬)
CES2021서 발표 중인 미하엘 볼레 보쉬 CTO(사진=보쉬)

자동차 부품 사업에 주력했던 보쉬는 이번 CES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AIoT를 통해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하겠다”며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의지를 직설적으로 나타냈다.

미하엘 볼레(Michael Bolle) 보쉬 CTO는 이날 행사에서 “AIoT를 형성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먼저 보쉬는 자사 보안 카메라가 바이러스 퇴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지능형 비디오 분석 기능이 탑재된 새 카메라 솔루션으로 각 개인에게 접촉하지 않고 익명으로 체온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쉬 스타트업 시큐리티 앤드 세이프티 씽스(Security & Safety Things)의 개방형 카메라 플랫폼을 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통해서는 매장과 같은 실내에서 사람들이 일반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방지를 위한 규칙을 준수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보쉬가 발표한 Security & Safety Things 개방형 카메라 솔루션(사진=보쉬)
보쉬가 발표한 Security & Safety Things 개방형 카메라 솔루션(사진=보쉬)

또한 보쉬는 대기 질과 상대 습도 등 공기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공개했다. 특히 공기 중 에어로졸 농도 측정이 가능해 코로나19에 대한 대책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검사 속도를 개선하기 위한 '바이밸틱(Vivalytic)' 테스트 장치도 언급됐다. 이 장치를 사용하면 코로나 PCR 검사 시 39분 내에 5개 샘플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다.

코로나19와 비교적 관련이 적은 디지털헬스케어 제품으로는 연결이 필요없는 AI 센서를 탑재한 피트니스·트래킹용 웨어러블 기기가 있다. 볼레에 따르면 이 제품은 AI가 센서 자체에서 구동(엣지 AI)되기 때문에 운동 중 인터넷 연결이 불필요하다. 에너지 효율적인 동시에 개인정보 노출 위험도 적다.

손가락 스캔으로 빈혈을 감지할 수 있는 휴대용 헤모글로빈 모니터도 공개됐다. AI가 장착된 이 헤모글로빈 모니터는 30초 이내에 결과를 제공하므로 실험실 검사나 채혈이 필요하지 않다. 이 장치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한 지역에 특히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보쉬의 휴대용 헤모글로빈 모니터(사진=보쉬)
보쉬의 휴대용 헤모글로빈 모니터(사진=보쉬)


◆비대면 헬스케어를 본격 시작한 글로벌 의료기기사들

원격 모니터링 기기로 유명한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 필립스는 이번 CES에서 홈케어에 주력할 것을 선언했다. 필립스는 CES 2021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의료인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까지 포용해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자사 차별점으로 꼽았다.

이날 필립스가 발표한 신제품 3가지는 임산부·태아 건강과 수면무호흡증 진단·치료를 위한 원격의료 기기 2개와 홈케어 제품인 구강 건강 관리 AI 칫솔이다.

임산부와 태아 원격 모니터링을 위한 'Fatal and Maternal 솔루션' 센서 모습(사진=필립스)
임산부와 태아 원격 모니터링을 위한 'Fatal and Maternal 솔루션' 센서 모습(사진=필립스)

필립스 아발론 제품군 내 ‘임산부(Fatal and Maternal)솔루션’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병원 방문이 더욱 어려워진 임산부와 태아의 활력 징후(vital sign)를 의료진이 원격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임산부의 배에 센서 하나만 붙이면 몸 상태에 대한 데이터가 지속 전달된다. 감염 우려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긴급 상황 발생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AI 탑재 스마트 칫솔 '소닉케어 9900 프리스티지'(사진=필립스)
AI 탑재 스마트 칫솔 '소닉케어 9900 프리스티지'(사진=필립스)

AI가 탑재된 스마트 칫솔인 ‘소닉케어 9900 프리스티지’는 구강 스캐닝으로 치아와 잇몸 건강을 파악하고 개인에 맞춰 구강건강 관리를 위한 코칭을 제공한다. 필립스 센스IQ 기술로 효과적인 칫솔질을 돕기도 한다. 이를 과도하게 세게 닦을 시 자동으로 압력을 낮춰주는 식이다.

필립스 딥타 칸나(Deeptha Khanna) 글로벌 퍼스널헬스 비즈니스 대표는 “구강건강은 단순히 구강에 한정되지 않는다. 특히 임산부와 당뇨병 환자들의 건강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시대에 치과 방문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면진료를 할 시 입을 꼭 벌려야 하기 때문”이라며 “가상 치과를 통해 편리한 건강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고혈압 환자 원격 모니터링 기기 옴론 '바이탈사이트'(사진=옴론)
고혈압 환자 원격 모니터링 기기 옴론 '바이탈사이트'(사진=옴론)

최초로 웨어러블 혈압계를 출시한 기업인 옴론은 이번 CES에서 고혈압 환자 대상 원격 모니터링 제품 '바이탈사이트'를 처음 소개하면서 원격의료산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바이탈사이트는 고혈압 환자 대상 원격 모니터링 기기로 의사와 환자가 좀더 원활하게 소통하도록 지원한다. 항시 모니터링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가 자신의 건강에 대해 파악하고 행동을 통해 개선하도록 코칭을 제공한다.

모바일 앱인 옴론 커넥티드 2.0를 통해 기타 옴론 디바이스 데이터와도 연동해 심혈관 질환에 대해 보다 통합적으로 파악, 관리할 수도 있다. 위험 상태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신호를 보내 응급 처치를 돕는다.

랜디 켈로그(Ranndy Kellogg) 옴론 헬스케어 CEO는 “더 많은 데이터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올바른 데이터에 대해 올바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 건강을 개선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바이탈사인으로 환자는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더 많이 확인하고 보다 정밀한 정보를 의사에게 간편하게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건강상태를 더 많이 확인하고 이해할수록 좀더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행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정기적인 모니터링에 더 참여하고 건강을 위해 행동을 바꿀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옴론 커넥티드 2.0은 금년 봄 애플 아이튠즈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해진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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