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CES2021에서 11개 카테고리 중 가장 많은 기업 관련돼
도시‧일상‧기업활동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버라이즌, 증강현실‧실시간‧초고화질 등 구체화된 5G 기반 기술 선보여
국내, 기지국 부족으로 '리얼 5G' 체감은 어려워... 청사진 발전시켜야 해

[편집자주]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1년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 GM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대거 참석했고, 국내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우리는 CES를 통해 머지않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CES에 큰 관심을 보인다. 온라인 진행으로 한계가 명확했지만, 그래도 볼만했던 CES2021이 보여준 가까운 미래를 정리해봤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5G는 다른 혁신을 가능하게 만들어줄 플랫폼이다”

미국 통신 기업 버라이즌(Verizon) CEO 한스 베스트버그가 CES2021 기조연설에서 외쳤다. 2년 전 5G가 지구상에 최초 상용화되던 때, 베스트버그는 CES2019에서 5G를 ‘기능(ability)’이라고 일컬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5G를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CES2021에서 소개된 5G는 단순 통신 기술을 넘어, 모든 기업 활동의 기반이 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CES2021 11개 카테고리 중 가장 많은 기업이 연관된 카테고리는 5G다. CES2021 홈페이지에서 ‘5G와 IoT’ 카테고리를 입력하면 검색되는 기업 수는 1936개. CES2021 참가 기업 수는 총 1956개.

직·간접적으로 CES참가한 대부분 기업들의 사업이 5G와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CES2021에서 엿본 5G의 진가는 ‘초연결성’

5G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 3가지. 그 중 늘 ‘속도’가 주목받았다. 5G는 이론상 최대 20Gbps(초당 약 2.5GB) 다운로드 속도가 가능하다. 4G보다 20배 빠르다. 데이터 송수신 지연은 0.001초(1ms) 이내다. 지연을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글로벌 통신 기업 경영진들이 CES2021 컨퍼런스에서 주목한 건 속도가 아닌 ‘초연결성’이었다. 5G 기반 커넥티드 시티(Connected City)에 대한 토론회에서다.

자율주행과 실기간 도로정보 분석으로 교통혼잡 해결 등. 이러한 변화는 한 가지 기술만으론 이뤄질 수 없다는 의견이다. 차량과 사물, 신호 등을 비롯해 다양한 기기‧기술들이 통신망으로 연결돼 빠른 시간 안에 데이터 처리를 해야만 가능하다.

그 기술 연결의 핵심이 바로 5G 초연결성이라는 것.

◆연결하자 ‘보이던 것’, 5G가 바꿀 일상

아폴로11호 커맨더 모듈을 증강현실로 구현한 장면(사진=CES2021 버라이즌 기조연설 캡처)
아폴로11호 커맨더 모듈을 증강현실로 구현한 장면(사진=CES2021 버라이즌 기조연설 캡처)

아폴로 11호가 눈앞에 생생했다. 버라이즌은 기조연설에서 워싱턴 스미소니언(Smithsonian) 박물관 전시물을 눈앞으로 가져왔다. 이처럼 5G는 거실과 박물관을 연결했다.

아폴로 11호는 1969년 발사된 아폴로 프로젝트 다섯번째 유인우주비행선이다. 실제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된 아폴로 11호는 낡고 녹슨 모습이다. 하지만 버라이즌이 선보인 증강현실 속 아폴로 11호는 새 것처럼 깨끗했다. 단순 전시물의 모습을 옮겨와 보여주는 게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구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모듈이 실제 작동하듯 개방되는 모습은 50년 전 우주여행을 떠올리게 했다. 5G는 상상력을 동원해 과거와 현재까지 연결할 수 있었다.

CES2021에서 보여준 5G는 더 이상 ‘수치’만으로 나타나는 통신 서비스가 아니다.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 5G의 기술 변화들이 소개됐다.

레노보 아이디어패드5G는 퀄컴 스냅드래곤 8cx 5G 플랫폼을 탑재했다. 업계 최초 노트북에서도 5G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 줌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영상 회의가 늘었다. 대면하지 않고도 대화를 나눌 수 있어 편리하지만, 역시나 지연 문제는 뒤따른다. 말소리와 화면이 끊긴다.

하지만 5G 통신망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하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0.001초 단위 초지연성은 화면 속 상대방이 내 옆에 있는 듯한 매끄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버라이즌 5G 경기장(사진=유튜브 이벤트 마케터 채널 영상 캡쳐)
버라이즌 5G 경기장(사진=유튜브 이벤트 마케터 채널 영상 캡쳐)

버라이즌은 12개 미식축구 경기장과 협력해 NFL 2019-2020 시즌을 5G 생중계했다. 작은 영화관 크기의 돔 5G 경기장(5G Stadium)을 제작해 스포츠팬들이 직접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현장에 있는 기분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이때 선수와 팬들의 거리는 더 가까워진다. 경기장 밖 관중석이 아닌, 실시간 영상을 전하는 카메라 위치가 팬들의 시점이다. 카메라가 선수를 따라가면, 팬들 역시 선수와 경기장에서 함께 뛰는 듯한 기분을 체감할 수 있다.

버라이즌은 7개 다양한 앵글을 제공해 팬들이 더 다채롭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5G는 유명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방안으로 가져왔다. 증강현실 기술로 무대의 생생한 현장을 고스란히 전한다. 버라이즌은 기조연설을 마치며 미국 유명 아티스트 블랙 퓨마스(Black Pumas)의 무대를 방 안에 증강현실로 초대할 수 있는 QR코드를 제공해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해당 QR코드를 스캔하면 휴대폰 카메라가 즉시 가동된다. 원하는 곳에 무대를 설치하면 그즉시 공연이 시작된다. 내 방이 아티스트의 무대가 되는 순간이다. 코로나19로 공연 관람이 어려웠던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5G 지금으로서는 ‘빛 좋은 개살구’

국내 5G 모바일 가입자 수는 1000만을 넘겼다. 하지만 CES2021에서 보여준 5G의 미래를 현실에서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5G 기지국 부족이 원인이다.

5G는 28GHz 초고주파 대역폭을 이용하는 만큼 전달거리는 4G에 비해 짧다. 그만큼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5G 기지국 수는 통신 3사 합쳐 15만여개. 2022년까지 45만개 기지국 설치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재 5G망은 독립 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4G망에 기댄 비단독모드로 사용되고 있다. 4G보다 3~5배 빠른 다운/업로드 속도를 보이지만, 최대 속도를 자랑하는 ‘리얼 5G’는 실현되지 않는 모습이다.

CES2021에서 5G가 주목받았지만, 국내 통신 3사는 올해 CES에 참여하지 않았다. ‘5G 최초 상용국’ 타이틀이 무색한 소극적인 모습이다.

정부 역시 5G 서비스를 일반 사용자보다 기업용으로 우선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26일 5G를 B2B 특화망으로 우선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상에서 5G의 ▲초연결 ▲초고속 ▲초저지연 서비스를 누리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CES2021에서 엿봤듯 5G 기반 사회의 청사진은 점점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빠르고’, ‘지체 없이’, ‘모든 게 연결된’ 미래에 다가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는 지점이다.

AI타임스 장희수 기자 heehee2157@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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