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한 AI 시스템 중 85% 상용화 못 해
데이터 확보 문제가 AI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
질 좋은 데이터 확보와 꾸준한 업데이트로 AI 오차 줄여야
삼성SDS, 강원도 춘천 데이터센터 온도 조절 AI로 실현 사례 제시

삼성SDS 주민식  박사는 "AI 상용화에는 높은 품질의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SDS 주민식 박사는 "AI 상용화에는 높은 품질의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 분야에 적용토록 개발된 AI 시스템 중 약 85%가 상용화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도입에 있어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삼성SDS 주민식 박사는 24일 열린 AI 테크 2021 컨퍼런스에서 "대략 10개 정도 과제를 하면 7개가 AI 개발로 이뤄지지만, 상용화되는 건 3~4개 수준"이라며 "정확도나 투자 수익률(ROI) 등 문제로 도입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주 박사는 AI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데이터 확보 문제를 꼽았다. 기계학습(머신러닝)과 통계분석 기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지만, 실제 관측된 데이터는 오염된 데이터가 많고 그 수도 적다는 것.

이 문제는 빙하로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빙하를 볼 때 흔히 수면 위 모습만 보고 판별한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는 엄청난 크기의 얼음 덩어리가 있다. 데이터도 사람이 관측하는 부분은 수면 위 빙하처럼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진짜 데이터는 관측하지 못해 AI 개발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눈에 보이는 데이터라도 기술적 문제로 인해 오류가 범해지기도 한다. 삼성SDS는 반도체 웨이퍼 품질 검사를 AI가 대신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적 있다. 이때 AI는 같은 패턴을 다르게 인식했다. 이유는 카메라에 있었다. 초정밀 카메라를 사용했지만, 사진에 웨이퍼 패턴이 다르게 인쇄되면서 알고리즘이 인식하는데 장애가 발생했다. 

따라서 AI 상용화를 위해서는 질 좋은 데이터 확보가 우선 과제라는 게 주 박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SDS에서 AI 개발자 대상으로 공모전을 진행한 결과, 다양한 기술과 프로그램을 접목해 개발한 AI 솔루션보다 데이터 분석에 집중한 사람의 솔루션이 더 높은 정확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 박사는 "2020년에 들어서 머신러닝의 계산 이론에 집중하는 것보다 높은 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질 좋은 데이터 확보는 사실 쉽지 않다.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위해 차를 수십만 번 사고낼 수 없다. 사람으로 시험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주 박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데이터 하나하나를 의미있게 판별하고 고민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강원도 춘천에 있는 데이터센터의 온도 조절을 AI로 실현했다. 열이 많이 발생하는 데이터센터는 에어컨 등으로 온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SDS는 적정 온도를 찾아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AI로 개발했다.

사람이 온도 조절을 했을 때는 데이터센터 내에 있는 모든 에어컨을 60% 가동했지만, AI는 두 개의 에어컨은 60%, 나머지 에어컨은 40%만 가동하게 해 전력 손실을 아꼈다.

이 방법은 AI 개발 성공 사례지만, 개발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취합된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삼성SDS는 이 문제를 극복하고자 데이터 업데이트를 중요시했다. 너무 오래된 데이터와 분석에 너무 벗어난 데이터는 과감히 버렸다. 필요한 데이터만 계속 업데이트한 결과 오차값을 줄일 수 있었다.

주 박사는 "단순 관측된 데이터만으로 딥러닝을 해서는 추론될 수 있는 확률이 낮다"며 "AI 상용화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질 좋은 데이터를 취합하고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관련기사]  "반도체 공장 5단계 완전 자동화, AI와 디지털트윈에 달렸다"...현재는 3~4단계 수준

[관련기사]  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 수석 “모빌리티 혁신, 데이터 기반 AI가 이끈다”

키워드 관련기사
  • 이석희 SK하이닉스 CEO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도 혁명적 변화 필요"
  • PTC "AR, 제조업 근무 환경 개선 핵심 기술로 주목"
  • "AI기술발전이 지구에 재앙"...저전력반도체 개발 등 탄소 배출 감소 방안 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