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아이클레이브, 이커머스 운영 업무 자동화하는 AI 서비스 제공
15년간 의류 쇼핑몰 운영하던 최윤내 대표, MD 업무 부담 직접 느껴
2020년 '아마존 정글 프로그램' 대상 기업 선정...로보MD 사업성 인정
제품추천 아닌 제품홍보 배너작업 자동화...디자인부터 배포까지 AI가 담당

아이클레이브(iCLAVE) 최윤내 대표(사진=AWS)
아이클레이브(iCLAVE) 최윤내 대표(사진=AWS)

국내 1세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 기업 대표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으로의 본격 커리어 전환에 나섰다. 인공지능(AI)으로 온라인 커머스 운영 작업을 자동화한 아이클레이브(iCLAVE) 최윤내 대표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 이커머스가 처음 등장한 때는 쿠팡과 네이버 쇼핑 없이 야후코리아가 아직 건재하던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대표는 이 시기부터 15년간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며 아이클레이브 사업 아이디어를 얻고 데이터를 모았다. 사업 아이디어를 얻은 계기는 단순, 명확하다. 쇼핑몰 운영 업무 부담이 굉장히 컸기 때문.

이커머스 플랫폼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운영 방식은

야후 시절과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올해 6월 출시한 아이클레이브 로보MD는 이커머스 분야에서 주로 AI를 사용하는 방식인 상품 추천 서비스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쇼핑몰 사용자가 아닌 쇼핑몰 운영자를 철저히 타겟으로 하기 때문. 상품이 아닌 상품을 홍보하는 배너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차별점이다.

그간 쇼핑몰 배너 작업은 단순해보이면서도 일일이 수작업이 필요해 MD들에게 악명 높았다. 쇼핑몰을 방문하는 사용자와 상황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해 수많은 컨셉의 배너를 만들고 이를 배포하기 위해 365일 24시간 촉각을 기울여야 했다.

로보MD는 배너 편집부터 노출 작업까지 모두 AI로 자동 처리한다. 쇼핑몰을 방문한 사용자 개개인에 맞춰 AI가 즉각 배너를 제작하는 동시에 노출한다.

배너 하나를 만드는 시간은 길어도 1분. 컴퓨터 환경에 따라 포토샵 프로그램을 여는 시간보다 짧을 수도 있다.

아이클레이브가 아마존의 스타트업 지원책인 '아마존 정글 프로그램' 대상 기업에 2020년 선정된 비결도 로보MD 사업성에서 나왔다. 정글 프로그램 내 IR 데이에서 피칭한 결과, 투자 유치 성과도 얻었다.

아이클레이브는 앞으로도 아마존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갈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에 AWS 서비스가 꼭 맞다는 이유에서다.

다음은 최윤내 대표와의 일문일답.

아이클레이브(iCLAVE) 최윤내 대표(사진=AWS)
아이클레이브(iCLAVE) 최윤내 대표(사진=AWS)

Q. 대표 서비스인 로보MD에 대해 설명하자면.

사용자 개개인의 정보를 토대로 상품 선택부터 배너 이미지 생성, 배너 노출 업무까지 AI로 자동화하는 서비스다. 비전 AI와 문구 생성 AI 기술을 사용한다.

Q. 배너 ‘디자인’ 업무를 AI로 간편화하는 것이 서비스 차별점인데, 관련해서 자세히 설명하자면?

AI 배너 디자인은 상품 이미지 컬러에 맞춰 배경 색을 고르는데 집중한다. 먼저 상품 이미지 내 대상이 인간 모델인지 혹은 상품인 물건인지 AI가 판별한다. 모델이면 상하의 옷에 따라 디자인 중심 컬러를 잡는다. 상품의 경우 사물 컬러를 기반으로 작업한다. 디자인 조형 부분에 대해서는 폰트와 이미지, 디자인 위치가 어색하지 않게 자동 조정하는 기능이 있다.

Q. AI 배너 문구 생성은 어떻게 이뤄지나?

상품명 데이터를 활용해 ‘베스트 아이템’, ‘핫 썸머 시즌’, ‘히트 아이템’과 같은 문구를 페이지에 들어온 사용자 개인과 배너 노출 상황에 맞춰 배너에 배치한다.

Q. 서비스 특장점은 이커머스 내 디자인 요소에 AI를 가져온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

중요한 차별점은 디자인 편집에 머물지 않고 운영까지 커버하는 것이다. 우리는 편집 자체보다 편집하는 행동을 자동화한 것에 가깝다. 배너와 문구를 제작하는 것 이외 신규 혹은 기존 사용자인지, 어떤 국가인지, 어떤 날씨인지 등에 따라 배너 노출을 다르게 한다. 신규 사용자는 베스트 상품, 기존 사용자에게는 신상을 소개하는 배너를 보여주는 식이다. 국가별로 사용 행태가 다른 만큼 배너 위치도 다 다르다. 이를 통해 사용자 이탈율을 잡고 페이지 점유시간을 늘린다.

결과적으로 MD의 배너 관련 업무가 90% 이상 줄면서 다른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감각적, 창의적인 업무를 원하는 디자이너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웹디자인 전체를 변경하는 수준으로 우리 배너 서비스를 쓰는 업체도 있다.

Q. 데이터는 어떻게 수집했나? 15년간의 온라인 쇼핑몰 운영 경험이 여기에 도움이 됐을 것 같다.

2015년 옷딜을 운영하면서부터 데이터 수집기를 많이 만들어 사용했다. 국내 쇼핑몰부터 대형 마켓까지 모든 곳에서 문구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데이터들은 그대로 쓰지 않고 가공데이터 형태로 사용하기에 저작권 위반 염려도 없다.

이미지 데이터의 경우 현재 100만장을 보유하고 있다. 배너 디자인 관련 이미지 데이터는 옷딜을 운영하며 일일이 동의를 받아 수집했다.

Q. 로보MD 출시 이전에도 AI 서비스를 했다고 들었다.

맞다. 옷딜 초기 시절 기계학습(ML) 기술로 스타일 추천 서비스를 구축했다. 스타일 추천을 위해 의류 상품 촬영 이미지에서 공통 패턴을 추출한 후, 인간 MD가 인기상품을 추천하는 기준을 AI가 학습해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추천하는 쇼핑앱을 운영했다. 현재 주력 서비스인 로보MD에서도 이 ML 기술을 일부 사용 중이다.

Q. AWS와의 인연이 깊어 보인다.

AWS가 중기부·창업진흥원과 함께 진행하는, 신규 스타트업 지원책인 ‘정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외에 AWS 디지털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점프스타트 프로그램 지원을 받았다. AWS 세이지메이커로는 AI 모델 학습과 개발을 진행했다.

Q. 앞으로의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배너 업무 자동화 서비스와 상품추천 기술을 합쳐 상품진열추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오자마자 전체 상품이 자동 진열되는 방식이다. 배너에서 상품 진열로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중요한 목표로 글로벌 진출을 꼽을 수 있다. 로보MD에 대한 해외 반응이 생각보다 좋다. 현재 독일 업체에서 도입을 검토 중이다. AWS를 사용하는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외에서도 보안과 속도를 유지하면서 빠른 서비스 도입이 가능하기 때문.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쇼핑몰에도 우리 서비스가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동남아, 일본, 중국까지 많은 국가에서 우리나라 쇼핑몰 인기가 좋다.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대다수 쇼핑몰에서 이 모든 지역에 대해 똑같이 운영한다는 것이다. 로보MD를 사용하면 국가별, 지역별로 다른 배너 운영이 가능하다. PC를 많이 쓰는 해외 환경도 고려했다. 반응형 기술을 통해 PC에 맞게 배너 디자인을 자동 제공할 수 있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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