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오락가락하다 결국 전면 배제 결정
佛, 기존 기업에 사용금지 ‘권고’하기로

영국 리딩에 위치한 화웨이 테크놀로지. (사진=셔터스톡).
영국 리딩에 위치한 화웨이 테크놀로지. (사진=셔터스톡).

영국이 결국 5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금지하지는 않지만 통신사에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영국이 연초 결정을 뒤집어 5G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전면 배제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프랑스는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기업에 사용 자제를 '권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는 이달 말 영국 내 5G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단계별로 배제하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제한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계획을 견지해 온 영국이 결국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으로 결정을 번복한 셈이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동맹국 중 제 1순위로 영국에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촉구해 왔다.

영국이 당초 화웨이와 손을 잡으려다 태도가 바뀐 시점은 지난 5월부터다. 연초인 1월에는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비핵심 부문에서 점유율 35% 이하로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기로 했다. 그러다 5월 들어 존슨 총리가 ‘화웨이 보이콧’을 지시했다. 미국이 제2차 무역전쟁을 선포한 이후다.

이후 영국 각료들은 세계 5G 네트워크 시장에서 화웨이가 건재한지 여부를 심각하게 따져 본 결과 화웨이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맷 핸콕 보건장관은 “미국의 제재가 지속될 경우 화웨이의 기술 역량에도 문제가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영국과 달리 국가적 화웨이 배제 대신 관련 기업에 ‘권고’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기욤 푸파드 사이버방첩(ANSSI) 국장은 “프랑스에서 화웨이 전면 금지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프랑스 정부는 기존 화웨이 장비를 사용 중인 기업에게 3년에서 8년의 허가기간을 주기로 했다. 또한 화웨이와 맞손을 잡지 않은 기업에게는 계속해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푸파드 국장은 이달 셋째 주부터 5G 네트워크용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한 명시적 허가를 받지 못한 통신기업은 법적 기한 이후 무응답도 요청 거부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 내 통신사순위 1위인 오랑주는 유럽 최대 5G 장비업체인 노키아와 에릭슨과 협력 중이다. 그러나 2, 3위 기업인 부이그 텔레콤과 SFR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푸파드 국장은 이같은 자국 조치에 대해 “중국을 겨냥한 인종차별도, 미국을 의식해서도 아니다”라며 “오직 프랑스 통신장비 기술에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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