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시장서 美에 최근접…첩보활동 대항·군사 목표 달성에 사용
中 일부 제조업체 AI 무기, 미국과 달리 목표물 자율적 선택 관여

중국은 양자컴퓨팅과 AI 기술에서 급진전하면서 미국 군사기술에 대한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중국은 양자컴퓨팅과 AI 기술에서 급진전하면서 미국 군사기술에 대한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중국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기술력 부상이 미국 군사기술을 위협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1일 미국 의회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등 첨단 군사분야 기술력에서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중국을 미국의 가장 강력한 군사 경쟁국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미 의회연구서비스국이 수행한 ‘떠오르는 군사 기술: 의회를 위한 배경과 문제’라는 보고서를 인용, “미국이 많은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첨단 군사기술 개발에서 꾸준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경고를 전했다.

◆중국, 국제 AI시장에서 미국에 가장 근접한 경쟁자
 
이달 초 발표된 이 보고서는 “중국은 국제 AI 시장에서 미국에 가장 근접한 경쟁자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최근 중국의 이 분야 성과는 AI 개발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중국의 잠재력을 보여준다…그러한 기술은 스파이(첩보) 활동에 대항하고 군사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쓰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치명적 자율무기를 개발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 중국 제조업체들의 무기는 목표물을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광고했다.

또 극초음속무기 분야에서도 미국은 2023년 이전에는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낮지만 중국은 이미 극초음속 핵 비행체(nuclear Hypersonic Glide Vehicle)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DF-41을 개발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중국은 자국내 연구개발 계획에서 양자 기술 연구를 점점 더 우선시하고 있다…중국은 이미 양자 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다”라고 쓰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예산 지출을 억제해 온 지난 수년 간 중국은 미래전쟁기술 연구와 개발에 수백만 달러(수십억원)를 쏟아부었다.

올해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중국 중앙정부는 과학기술 지출을 9% 줄이지만 지방정부는 연구개발에 대한 전반적 공공지출을 3% 이상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중국의 기술 혁신은 지난 해 중국의 경제 성장에 거의 60%를 기여했다.

지난 1월 미국 데이터 분석 회사 고비니는 보고서를 통해 1997~2017년 전 세계 연구개발(R&D) 예산에서 중국 비중이 3%에서 27%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Rand)의 티모시 히스 국제방위 연구 선임 분석가는 “중국이 자국 군대의 기술·질 향상에서 인상적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중국군이 미군을 능가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중국이 군사기술에서 미국에 한참 뒤졌던 시대는 지나...호주 전문가

히스는 “우수한 군사기술은 중국군을 미군에게 더 무서운 적군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기존 미국전략은 수적 열세를 보완하기 위해 우수한 기술 및 질적 우위에 의존하는 것이다. 만약 중국이 기술의 질에서 동등해진다면 중국군은 미군에 훨씬더 큰 도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 인근과 같은 대부분의 남중국해 시나리오에서 인민해방군이 항모전단을 사용하거나, 필리핀에서부터 작전을 할 경우 미해군의 개입은 중국군에 의해 신속하고 손쉽게 제압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의회 국정연설을 하면서 자국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한 뒤 중국이 코로나백신을 준다면 난사군도를 중국영토로 용인할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남중국해 제해권을 둘러싼 미국의 우려감을 높였다.)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군사작전을 벌였던 중국 해안으로부터 멀어지면서 힘이 감소하기 때문에 분쟁 위치는 중국이 힘을 행사하는 데 큰 제약요인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말콤 데이비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의 선임 분석가는 “중국이 군사기술에서 미국에 한참 뒤처졌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과 동등하고, 극초음속, AI, 양자기술 등 일부 기술분야에서는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21세기 인민해방군이 정보화되고 지능화된 군대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광범위한 방어기술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분석가는 “중국이 재래식 무기에선 불리한 입장일 수도 있지만 중국은 미국을 능가하는 무기로 특히 해군력에서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분석가는 “양적 측면에서는 중국 해군이 미 해군을 제치고 급상승하고 있으며 질적 측면에서 많은 부분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과 동맹국이 중국과의 갈등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본부를 둔 군사 전문가인 저우첸밍은 “AI와 양자컴퓨팅의 기술적 진보가 반드시 군사 분야에 적용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저우 교수는 “이 두 분야에서의 연구와 개발은 다른 많은 분야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양자 컴퓨팅은 데이터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 군사적인 측면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년 간 핵무장과 세계 최대 군사력을 가진 미국과 중국의 마찰은 무역 분쟁에서부터 인권, 기술 절도, 대만, 그리고 남중국해의 통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리고 이제 세계 양대 초강대국이 내는 큰소리가 이제 다른나라들까지 끌어들일 총격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추측을 이끌어 내고 있다.

◆중국의 차세대 AII 개발 계획은?

중국은 지난 2017년 ‘차세대 AI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AI 분야의 세계 리더가 될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중국내 AI 산업 규모만 1500억 달러(약 174조5450억원) 에 이르게 된다. 그 계획의 첫 단계는 2020년까지 AI 기술과 응용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는 것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에 따른 대중 규제를 지속하고 있지만 올해 AI학술 논문과 특허,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AI 펀딩 측면에서도 중국의 열기는 더해가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IBM연구소가 개발한 초전도 큐빗 기반의 양자 컴퓨터. 사진=위키피디아
스위스 취리히 IBM연구소가 개발한 초전도 큐빗 기반의 양자 컴퓨터. 사진=위키피디아

AI는 특히 중국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제조업2025(Made In China 2025)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올해 2월 애널리틱스 인사이트는 중국이 AI 벤처캐피털 투자의 새로운 글로벌 리더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중국에는 현재 10억 달러에 달하는 14개의 AI기업(유니콘 AI 기업)이 있다. 중국 머니네트워크(China Money Network)가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하계 다보스 모임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유니콘의 시총 합계는 405억 달러(약 48조 2152억원)에 이른다.

미국의 AI대기업과 비교해 보자면 구글은 2014년에 알파고로 유명한 영국 딥마인드를 5억 달러(약 5952억 원) 이상에 사들였다. 반면 중국 음성인식 대기업인 아이플라이텍 시총은 630억 위안(약 92억 달러,약 10조 9526억 원)에 이른다. 칭화대에 따르면 중국 AI 스타트업들은 지난 2017년에만 369개 벤처캐피털을 통해 277억달러(약 32조9768억원)를 펀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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