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사진=셔터스톡)
(원본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전략적 기술 격전지가 됐다고 포브스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내년에 AI 지출을 12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중국이 AI를 수출 제한 또는 금지 기술 목록에 추가하는 것으로 맞대응하고 나섰다는 것. 사실 미ㆍ중 무역전쟁의 핵심은 '기술'이다. 트럼프의 화웨이 제재도 표면적으로는 최신 반도체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것이다.  

포브스는 양국의 무역전쟁이 AI로 옮겨지면서 미국 GPU 전문 기업 엔비디아와 중국 반도체 유니콘 캠브리콘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누가 AI 기술 구현을 통제할 것인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특허 획득 경쟁"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시장의 절대 강자이고, 캠브리콘은 엔비디아를 바짝 뒤쫓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중국 증권 시장인 커촹판(과학혁신판)에 상장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에 따르면 캠브리콘의 AI칩 특허는 엔비디아보다 4배 이상 많다. 다만 캠브리콘 특허 대부분이 중국 특허로 미국이나 국제특허 수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중국의 AI 연구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AI 머신비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인 페이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메그비(Megvii)가 대표 사례다.

AI에서 소프트웨어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가 뒷받침해야 한다.

(자료=클래리베이트, 포브스)
미국과 중국의 AI 칩 특허 혁신 진척도 (자료=클래리베이트, 포브스)

클래리베이트 분석 자료는 지난 10년간 미국과 중국 사이의 AI 칩 관련 특허 진척도가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중국이 지난해부터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난달 28일 12년 만에 수출 금지 또는 수출 제한 기술에 AI를 추가했다. 물론 중국은 이같은 규제 이전에도 AI 시스템 개발을 국가적 과제로 삼았고, 2017년 여름 중국 국무원은 2030년까지 '세계 1차 AI 혁신센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할 정도로 중시하고 있다.

포브스는 캠브리콘을 '중국의 AI 야망을 위한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추켜세웠다. 이 회사 기업가치는 25억달러로 평가된다. 최근 기업공개(IPO)에서 3억6800만달러를 모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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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브리콘과 엔비디아의 특허 수 비교 (자료=클래리베이트, 포브스)

캠브리콘의 1H와 1M 칩은 이미 약 1억 대의 모바일 기기와 서버에서 탑재됐다. 플래그십 제품인 캠브리콘 1A는 엣지 AI용칩으로 탑재돼 딥러닝 프로세서로 상용화 됐다. 알리바바 서버와 화웨이 최신 AI 스마트폰에도 탑재됐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국내 특허에만 강한 것이 약점이다. 캠브리콘 특허도 75% 가까이가 중국 특허다. 그럼에도 미국과 세계지적재산기구에 등록한 특허 양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 신뢰성 있는 표본에서도 엔비디아보다 더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 특허는 일반 GPU에 대한 것이 많다. 일부만 AI 가속 하드웨어 분야다. 

AI칩 개발 방향은 서버에 사용하는 범용 병렬처리 장치인 GPGPU에서 인공신경망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저전력 딥러닝 장치로 바뀌는 추세다. 각각의 AI 소프트웨어에 적합한 AI 하드웨어가 필요하다.

포브스는 중국 정부의 수출 제한이 새로운 AI칩 시장 경쟁에 불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I 산업은 단순 AI 기술 외에도 다양한 최첨단 하드웨어 기술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이유다. 중국 기업의 자국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쉽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제약에 맞서 글로벌 시장에서 '홀로서기'를 하기에는  쉽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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