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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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가 인공지능(AI) 분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 규모를 지금보다 10배 더 늘려야한다고 제안했다. AI 교육 및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이민 문제를 해결해 AI 인재 확보에 신경 써야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벤처비트는 PCAST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 산업에서 미국 리더십 강화를 위한 권고사항' 보고서에서 AI 투자 규모 및 인재 양성 기회 확대를 강조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CAST는 지난 2019년 11월 회의에서 AI와 양자정보과학, 첨단 제조ㆍ통신망, 생명공학 등 미래 산업 분야의 미국 리더십을 보장할 수 있는 권고안 개발에 합의했다. 이번 보고서는 개발 과정의 마침표로, AI 분야에서 연방 및 민간 부문 파트너십과 부서별 예산 고려 사항 등을 다뤘다.

보고서를 통해 PCAST는 미국이 향후 10년간 연방 정부의 AI 투자 규모를 10배 늘리고 AI 테스트베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연 10억달러였던 AI 연구개발(R&D) 투자금을 2030년까지 연 100억달러로 끌어올려 미국이 AI 분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또 미국 국가과학재단(NSF) AI 연구소를 각 주마다 최소 1곳 이상으로 확대하고 '국가 AI 컨소시엄'을 만들어 역량과 데이터, 자원 등을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 교육 및 훈련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PCAST는 ▲미국 AI 인력 양성ㆍ교육 투자 규모 확대 ▲K-12(미국 초ㆍ중ㆍ고 교육 과정) 과정에서 대학원 수준 전문가 프로그램을 통한 AI 커리큘럼 및 성과 측정 기준 개발 ▲중등학교 및 대학교에서 숙련된 AI 인력 양성 ▲대학 AI 교수진을 위한 인센티브ㆍ채용ㆍ보유 프로그램 조성 ▲모든 수준의 AI 교육자, 과학자 및 기술자에 대한 NSF 및 교육부 투자 증가 5가지 사항을 권유했다.

◆ AI 인재 양성...AI 교육 환경 구축하고 이민 정책 해결해야

최근 몇 년간 AI 관련 분야 고등 교육 등록이 급증했지만, 교수나 연구자 등 인력 부족으로 일부 대학만 학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매체는 민간 분야의 인력 수급으로 교육 기관 강사 수가 학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기업 소속 저자가 있는 AI 출판물 비중은 약 0%에서 40%로 증가해 학계에서 법인으로 연구자가 이동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1998-2002년, 2003-2007년, 2008-2012년, 2013-2017년 기간 동안 AI 관련 모든 문서 유형에서 글로벌 출판물 출력 점유율: 스코푸스 (제공: 엘제비어 '인공지능 : 지식의 생성, 전달 및 사용 방법' 보고서)
1998-2002년, 2003-2007년, 2008-2012년, 2013-2017년 기간 동안 AI 관련 모든 문서 유형에서 글로벌 출판물 출력 점유율: 스코푸스
(제공: 엘제비어 '인공지능 : 지식의 생성, 전달 및 사용 방법' 보고서)

네덜란드 출판사 엘제비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AI 관련 학문 생산량은 유럽이 평균 30%를 유지하며 가장 높았고 중국이 24%로 뒤를 이었다. 매체는 2020년까지 새로운 AI 연구소를 설립하는 '전문학교·대학교 AI 혁신 방안'을 추진 중인 중국이 현재 추세대로라면 향후 4년 안에 유럽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PCAST는 AI R&D 국제 파트너십을 포함해 미국 주요 동맹국과 협력 강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위원회가 제시한 방향과 다르다. 미국이민세관집행국(ICE)은 직접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유학생을 미국 내에서 강제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팬데믹 기간 동안 학교 수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다. 또 지난 6월 트럼프 행정부는 연말까지 특정 비자를 소지한 노동자에게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매체는 입국 금지 대상자 중 약 35%가 AI 학위를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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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자 제한 조치 전부터, 이민 정책 문제는 미국 내 AI 활동에 타격을 줬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인텔 등 IT 회사는 지역 인재를 찾기 위해 다른 나라에 AI 센터를 설립했다. 이언 굿펠로 애플 머신러닝 책임자는 미국 이민 정책을 "지난 몇 년간 AI 공동체 집단 연구 생산성에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다"라고 평가했다.

다리오 길 IBM 리서치 책임자 겸 PCAST 회원은 8일 비대면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10년간 컴퓨터 성능 및 데이터 가용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하며 "AI 기술 혁신은 지능화 시스템이 더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인간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 인프라를 겨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AI R&D를 지속적으로 가속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PCAST, 투자 자금 확대는 AI 선진국 추세 

매체는 PCAST가 제안한 투자액이 다른 AI 선진국 투자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0년까지 AI 투자 금액을 5억6500만달러에서 16억9000만달러로 확대한다고 약속했다. 최근 프랑스는 AI 연구 분야에 글로벌 리더를 목표로 16억9000만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2018년에 한국은 2022년까지 6개 AI 대학원을 설립하고 5000명 가량의 전문 인력 양성을 추진할 수 있도록 AI R&D에 19억5000만달러를 투입했다.

지난 2019년 마이클 크라시오스 백악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국 정부기관이 2020년 9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10억달러에 가까운 AI 연구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인텔과 엔비디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대표는 미국이 AI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PCAST는 단순한 자금 투자를 넘어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 AI 투자 공약을 만들고, 미국 국립표준기술원과 미국 국립보건원은 '즉시 이용 가능한 데이터 세트' 관리ㆍ배포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길 PCAST 회원은 "준비된 AI 데이터 세트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일반적으로 AI 프로젝트 과정 중 80%가 데이터 큐레이션 및 준비에 활용한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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