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ㆍ총장 신성철)이 광대역 광주파수 안정화에 성공했다. 앞으로 원자시계와 분광학, 양자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기대된다.
KAIST는 김정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광섬유 광학 기술을 이용한 고성능 주파수 안정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기술로 150테라헤르츠(THz)의 넓은 대역폭에 분포한 약 60만 개 광주파수 모드 선폭을 동시에 1헤르츠(Hz)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KAIST는 원자시계나 주파수 분광학에 활용할 수 있으며, 광주파수를 기반한 양자 센서의 성능도 향상시킬 것이라 기대했다.
레이저의 선폭과 광주파수의 안정도는 시간ㆍ주파수 표준 및 양자광학, 분광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 활용된다. 또 거리 측정과 형상 이미징 및 분산형 센서 등 다양한 공학 응용 분야의 측정 분해능을 결정한다.
지난해 5월 총 7개 국제 단위계(SI) 중 6개(시간, 길이, 질량, 전류, 온도,광도)가 주파수를 기반으로 재정의됐다. 이에 따라, 광주파수의 안정도를 확보하는 것은 초정밀 측정 및 센서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다.
기존 다수의 광주파수 안정화 기술은 Q인자가 높은 초안정 공진기에 연속파 레이저를 주파수 잠금해 이를 다시 펄스 레이저에 주파수 잠금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장치의 크기가 크고, 주변 환경에 민감한 수억 원 이상의 고가 장치를 쓰기 때문에 소수의 표준 연구소에서만 활용됐다.
연구팀은 부품 신뢰성과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 광통신용 광섬유 광학 기술을 이용해 광주파수 안정화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A4 용지 절반보다 작은 소형 장치를 사용해 펄스 레이저에서 발생하는 60만 개 이상의 광주파수 모드 선폭을 1Hz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또 각각의 주파수 모드에서 1천 조 분의 1 수준 주파수 안정도를 확보했다.
이 기술은 최근 대기 중 유해물질 모니터링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는 듀얼콤 분광학을 위한 고성능 광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하나의 광섬유 링크에 두 펄스 레이저를 동시 안정화하는 방식을 활용해 150THz의 넓은 주파수 대역에 걸쳐 1Hz 수준의 선폭으로 흡수 스펙트럼을 측정할 수 있는 고분해능 듀얼콤 분광학 광원을 선보였다.
불변하는 원자의 특성을 이용해 세밀한 측정이 가능한 양자 센서도 광주파수 분광학 기반이다. 따라서 광주파수의 선폭과 안정도는 양자 센서의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측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김정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작고 가벼운 저가 장비로 1천 조 분의 1 수준 광주파수 안정화가 가능해 다양한 양자 센서를 센서 네트워크 형태로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