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24일 X(트위터)를 통해 제미나이 3를 써본 뒤 챗GPT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3년 동안 매일 챗GPT를 써 왔는데, 방금 제미나이에서 2시간이나 보냈다. 다시는 챗GPT를 안 쓸 것"이라며 "정말 엄청난 발전이다. 세상이 바뀐 것 같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게시물은 불과 몇시간 만에 300만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사용자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오픈AI가 지켜볼 리만은 없습니다.
'제미나이 3'는 한동안 별 임팩트가 없던 프론티어 모델 경쟁에 새로운 불씨를 던져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구글이 선두로 올라섰다는 평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은 뻔합니다. 이미 오픈AI가 지난달부터 사전 훈련(pre-training)에 초점을 맞춘 코드명 '샬롯피트(Shallotpeat)' 개발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모델은 사전 학습 중에 발견된 버그를 수정, 성능을 높이는 것이 목표로 알려졌습니다.
24일(현지시간)에는 후속 소식이 나왔습니다. 디 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사전 훈련 방법을 개발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 초쯤에는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제미나이 3의 성능 향상의 핵심이 사전 훈련의 개선 때문이라는 말은 이미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도 구글이 사전 훈련의 비약적인 향상으로 '스케일링 법칙'의 벽을 깼다는 것에 충격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전 훈련은 오픈AI가 지난 한해 동안 가장 어려움을 겪은 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GPT-5 후보였던 '오라이온'이라는 모델의 사전 훈련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모델을 뒤엎고 다시 사전 훈련부터 시작했습니다.
제미나이 3의 사전 훈련이 기존과 어떻게 다른 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커뮤니티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데, 레딧에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데이터'입니다.
한 사용자는 "아무도 구글이 보유한 데이터를 살 수 없다. 구글은 수십년 동안 웹을 스크래핑해 왔다"라며 "검색과 이를 통해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가 구글의 해자"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샘 알트먼이 원했던 '박사급' 모델은 비공개적이고 매우 전문적인 데이터로 학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가 고갈됐다는 말은 이미 지난해부터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터넷 데이터를 보유한 구글은 다를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이미 알려지고 공개된 데이터 외에도 구글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추측입니다.
그리고 이를 정교하게 큐레이팅하면, 이전보다 차별화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오픈AI의 새 모델 공개가 많이 늦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닉 털리 챗GPT 제품 책임자가 전 직원에게 '코드 오렌지'를 발령할 정도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미나이 3에 선두를 내준 상태가 지속되면, 베니오프 CEO와 같은 사례가 속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오픈AI뿐만이 아닙니다. 연내 새 모델 출시가 목표라는 메타의 슈퍼인텔리전스 랩(MSL)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MSL은 지난여름 엄청난 자금을 내세워 핵심 인재들을 영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내부 갈등까지 일어났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내놓을 '라마 4.5'는 타사 모델을 능가해야 '기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나아가, 내년에 내놓을 차세대 프론티어 모델은 혁신적이어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MSL을 구성한 의미 자체가 없어지게 됩니다.
제미나이 3 출시 전후로 등장한 모델은 3개입니다. xAI의 '그록-4.1'과 오픈AI의 'GPT‑5.1-코덱스-맥스', 그리고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4.5' 등 3가지입니다. 그록 4.1은 출시 사실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델은 코딩 성능 타령뿐이었습니다. 아직 제미나이 3에 근접한 모델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턴인 내년 초에는 제미나이 3를 넘었다는 모델이 줄줄이 등장해야 합니다. 이처럼 2026년에는 초반부터 모델 경쟁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신통치 않은 결과를 낸다면, 구글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장기적으로 인공일반지능(AGI) 후보에서 제외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기업의 운명을 건 한판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어 24일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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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8년 전 지적받았던 치즈버거 아이콘 문제에 대한 답으로 나노 바나나 프로를 이용한 이미지를 게시했습니다. 이미지 생성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려는 의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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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LLM에 거부될 요청도 시적인 표현으로는 통한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그만큼 현재 LLM의 가드레일이 의미보다 형식적인 면에 치우쳤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모델 성능이 뛰어날수록 이런 적대적인 시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앤트그룹, 바이브 코딩 앱으로 중국서 돌풍...4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
중국산 오픈 소스 코딩 AI가 큰 인기를 끈다는 소식입니다. 앤트그룹의 새로운 앱은 출시 4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는데, 이는 챗GPT나 소라의 초기 페이스보다 빠른 것입니다. 중국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대단한 속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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