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태평양 소재 기업들이 여타 지역보다 AI 도입에 더 적극적이고, AI를 IT 관리와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기업은 활성화된 전자상거래의 영향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개인화 및 가격 결정에서 AI 기술을 선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MIT 테크놀러지 리뷰는 최근 내놓은 ‘글로벌 AI 어젠다: 아시아-태평양’ 보고서(MIT 테크놀러지 리뷰 인사이츠)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밝혔다.  보고서는 올해 1월과 2월에 걸쳐 세계 각 국의 AI전문가, 기업 임원 등 1004명을 대상으로 IT와 통신 등 11개 부문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정리했다.

이번 조사에서 아시아 지역 응답자의 96%가 지난해 AI를 구축했다고 답했다. 이는 여타 지역의 평균 85%을 웃도는 결과다. 2017년 조사와 유사한 패턴을 보여준다. 2017년 56%가 넘는 아시아 지역 응답자들이 AI를 도입했다고 응답한 반면, 북미지역 등 여타지역은 AI 도입 비율이 35% 이하에 머물렀다.

아시아 지역 기업들은 IT 경영관리(62%), 고객 서비스(61%) 및 연구개발(51%) 등 3개 분야에서 AI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2022년까지 영업부와 마케팅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제품·서비스의 개인화, 가격결정 등의 목적으로 AI를 이용하는 비율도 다른 지역보다 아태지역이 앞선다. 이러한 경향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앞서가는 이 지역 특성과 연관된 것이다.

리서치업체 e마케터는 2019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자상거래 전체 규모를 2조 271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타 지역보다 25% 빠른 성장에 따른 것으로 전 세계 전자상거래 지출의 64.3%에 달한다.

2019년 세계 10개 고성장 전자상거래 국가 중 한국을 비롯해 인도, 필리핀,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6개국이 아태 지역 국가들이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이와 연관해 향후 부정행위탐지(fraud detection)분야에 AI가 우선 도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재보험그룹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사기성 부정 청구비율이 3~4%인 반면 아시아는 4.1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이 AI 투자로 리스크 관리 개선, 시장 출시 시간 단축, 경영진의 의사결정 능력 향상에서 상대적으로 큰 성과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타지역 응답자들의 절반이 AI투자가 운영관리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답변한 것과 대조적이다.

AI가 확실히 널리 사용되는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부수적인 역할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응답자 절반 가까이가 3년 안에 전체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21%~30%선에서 AI가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응답자의 24%만이 AI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최대 40%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 공유는 성장성과 중요도가 매우 큰 분야이지만, 아시아지역 기업들이 타 지역보다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규제 기관과 기업의 보다 명확한 신뢰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2019년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구해양 관측데이터(EMO)를 활용한 AI 애플리케이션이 2030년까지 아태 경제권에서 1조3500억원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데이터 공유가 신규 비즈니스모델, 고객 경험 개선, 공급 체인 효율화 등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싱가포르 국립대(NUS) 비즈니스스쿨 데이비드 드 크레머(David De Cremer)교수는 “ 아시아-태평양지역이 AI 기술에 대한 투자와 혁신적인 채택이 가장 빠른 지역”이라고 말하며,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AI가 비즈니스 선두에 설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키워드 관련기사
  • 코로나19로 스트레스 지수 급상승...SNS 포스팅 AI 분석 결과
  • "AI 챗봇으로 비대면 상담센터 효율 높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