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건영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 개발
드론‧전기자동차 보조전원장치 등 활용 기대
# 전남 고흥에서 드론 택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드론을 이용해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바람을 이용한 마찰 전기 소자 기반 보조전력장치로 전력 공급이 가능해 회사 운영비가 크게 줄면서 A씨는 다른 지역에 제2호점을 구상하고 있다.
# 사회초년생 B씨는 얼마 전에 전기자동차를 구입했다. 충전요금은 저렴하지만 충전소 찾기가 쉽지 않아 전기자동차 구입에 망설이는 일은 이제 옛말이 됐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B씨는 재생에너지원인 바람을 이용해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게 되자 환경 보호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 연구진이 바람으로도 전기를 생산해 불을 켤 수 있는 마찰 전기 소자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재생에너지원인 바람을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됨으로써 드론과 전기자동차의 보조전원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13일 GIST에 따르면 정건영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바람을 이용한 고성능 마찰 전기 소자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마찰 전기 소자는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공해도 없고 유지비도 적게 든다. 또 지속적으로 공급 가능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자가발전 패러다임으로의 전환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유전체(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물질) 필름 사이에 하부 전극에 연결된 금속층을 삽입했다. 이에 따라 전기를 띠게 된 대전된 유전체로 정전기 유도가 향상됐다. 정전기 유도는 양전하 또는 음전하로 대전된 물체가 도체와 가까워질 때 자유전자가 이동해 도체 표면에 같은 양의 반대 전하가 유도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어 연구팀은 상부 전극을 위‧아래 듀얼 모드로 구성해 한 번의 진동 사이클 동안 두 번의 마찰이 가능하도록 바람 기반 마찰 전기 소자를 제작했다. 기존 바람 기반 마찰 전기 소자는 전압에 비해 전류 값이 낮아 상용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유전체 사이에 금속을 삽입해 전류를 기존보다 12~15배 증가시켜 생산 전력 밀도가 10배 이상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LED 전구로 만든 ‘GIST’ 로고에 전원을 공급함으로써 연구 성과를 시연했다. 또 연구팀은 바람에 400Hz 이상으로 펄럭이는 필름과 전극 간의 효과적인 접촉 마찰을 초고속 카메라로 파악했다. 이로써 유전체 필름의 움직임에 따른 전기적 메커니즘을 완벽 분석해냈다.
이번 연구는 정건영 교수와 조성준 박사과정생, 신요섭 석사과정생의 주도 아래 한국연구재단과 GIST가 지원한 RISE 기관고유사업(GRI)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에너지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지난달 25일자로 게재됐다.
정건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바람 기반 마찰 전기 소자의 낮은 출력 및 안정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고층 빌딩 외부와 같이 접근이 힘든 장소에서의 저전력 장치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나 드론의 보조전력장치 등에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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