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출신 페이유 쉬 영입, ERP에 AI 주입···’총체적 AI 전략’ 추진?

제조 대기업 주문 더 잘 분석·예측···최적 주문처·인력 찾아 주게 돼

코로나19 영향 올해 전망치 하향조정하자 주가 ‘21년 내’ 최악 20%↓

주요 경쟁사 오라클은 수년 전 퓨전 애플리케이션 제품군에 AI 내장

▲전사적자원관리(ERP)기반의 세계 최대 기업용 SW 업체인 독일 SAP가 전제품에 인공지능(AI)을 주입할 준비를 마쳤다. SAP은 중국 레노버 출신 AI전문가를 영입해 이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SAP
▲전사적자원관리(ERP)기반의 세계 최대 기업용 SW 업체인 독일 SAP가 전제품에 인공지능(AI)을 주입할 준비를 마쳤다. SAP은 중국 레노버 출신 AI전문가를 영입해 이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SAP

 

세계 최대 기업용 SW 업체인 독일 SAP가 전제품에 인공지능(AI)을 주입할 준비를 마쳤다. 이 회사는 언제 이를 반영한 신제품이 나올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기업용 SW 주요 경쟁사인 오라클이 수년전 끝낸 작업이다. SAP은 중국 레노버 AI연구실 출신 AI 전문가를 영입, 이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올들어 합류한 SAP ‘AI최고책임자’가 AI시대 SAP의 미래를 양어깨에 짊어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각) 레노버 임원 출신인 페이유 쉬 AI 최고책임자가 지난 5월 SAP 최초의 글로벌 AI 책임자로 영입돼 이른바 ‘총체적 AI 전략(holistic AI strategy)’을 이끌고 있다며 AI시대 디지털 변화에 합류한 SAP의 변신 노력을 소개했다. 

기업용 SW 회사들은 기업용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AI를 SW에 내장해 오는 노력에 매진해 왔다. 독일 발도르프에 있는 이 기업용 SW회사는 1년 이상 자사의 SW에 AI를 심는 작업을 해 왔다. 지난 5월 레노버 그룹 출신 AI전문가인 페이유 쉬를 ‘AI글로벌 책임자’라는 새로운 직함으로 모셔와 SAP의 ERP SW와 AI융합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이후 쉬는 SAP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공급망(SCM), 인적 자원 관리 및 기타 SW와 AI를 통합하는 ‘총체적 AI 전략’을 관장해 오고 있다. 

◆기업 SW구매방식, SW라이선싱에서 구독기반 클라우드로 전환 

SAP는 자사의 비즈니스가 기존의 SW 라이선싱에서 구독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로 더 많이 전환할 것으로 보고 이 전략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 

자사 제품에 AI를 심으려고 하는 SW업체는 SAP뿐만이 아니다. 몇 년 전 SAP의 주요 경쟁업체 중 하나인 오라클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에 AI를 구축하기 위해 유사한 전략을 채택했다. 이 회사는 재무, 인력관리, 공급망 및 고객 경험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오라클 퓨전 애플리케이션 제품군(Fusion Cloud Applications suite)에 AI를 내장해 제공하고 있다. 이미 AI시대 대응에 한발 늦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SAP는 지난 24일 코로나19 감염의 재발과 새로운 봉쇄 위협을 들어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25일 SAP 주가는 거의 20% 폭락했는데 이는 지난 21년 내 SAP 주식의 연중 최대 하락폭이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SAP의 전 세계 매출. 지난해 2019년 SAP의 매출은 275억5000만 유로였다. 자료=스타티스타 ?
▲2001년부터 2019년까지 SAP의 전 세계 매출. 지난해 2019년 SAP의 매출은 275억5000만 유로였다. 자료=스타티스타  

 

지난해 이 회사 글로벌 매출은 275억5000만 유로(약 36조7000억원)였다. 회사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매출은 지난해 230억 유로를 차지한 클라우드와 SW에서 나왔다. 

지난해 SAP의 브랜드 가치는 575억3000만 달러(약 64조 8000억원)로 다른 글로벌 거물 HP, 삼성, 소니보다 앞섰다. 독일 브랜드 중 SAP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폭스바겐 등과 경쟁하며 독일 4대 브랜드로 손꼽힌다.

SAP는 2014년부터 IBM 및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기도 하다. IBM은 SAP의 클라우드 SW를 지원하는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며, MS는 SAP와 협력해 데이터 시각화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툴을 제공한다. 이듬해인 2015년 SAP는 자사 비즈니스 제품군의 최신 세대인 SAP S/4하나를 출시했다. SAP 하나 플랫폼에서 실행되는 이 SW는 클라우드, 또는 하이브리드 구현에 대한 더 많은 지원과 향상된 데이터 분석 기능을 필요로 하는 고객용이다. 스타티스타의 최신 추정치에 따르면 약 1만2000명 구독 가입자가 SAP S/4하나를 사용하고 있다. 

◆SAP SW에 심어진 AI가 제조트렌드 분석 및 예측 

1년 넘도록 SW에 AI를 심는 작업을 해 온 SAP의 한 가지 목표는 각 시스템의 AI가 다양한 SW 운용 내역을 분석해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가능성있는 영역을 파악해 내고, AI가 권고안을 제시토록 하는 것이다.

쉬 씨는 “AI 기술을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주입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수정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까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회계, 조달, 기타 기능을 돕는 SAP의 S/4 하나 ERP SW에 심어진 AI가 제조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AP의 미국 자회사인 서비스SW(SaaS)업체 SAP 석세스팩토의 인적 자본 관리 시스템에 심어진 AI는 필요로 하는 정확한 기술(skill)과 요구 사항을 갖춘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일자리를 공지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직원들에게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습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 있다.

SAP의 가장 중요한 이 AI주입 전략에 따라 이 회사의 대기업용 ERP(S/4 하나(HANA))와  SAP석세스팩토(SAP SuccessFactors)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마련하기 위해 협력하게 된다. S/4하나 AI는 제조 회사가 주문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도록 하며, 이어 이 분석 결과를 석세스팩토에 전달하고 이 정보를 사용해 주문을 완료하는 데 가장 적합한 공장과 근로자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다.

리투 조티 IDC AI조사 프로그램 부사장은 “이 전략은 고객들에게 인재 격차를 해소하고 AI 구축을 가속화하며 리스크를 줄이고 기술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AP의 비전은 자체적 방법으로 일하는 것을 개선하고 거기서부터 진화할 수 있는 보다 지능적인 기업, 스스로 학습하는 조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SAP는 “전략이 진행 중인 가운데 쉬 씨의 합류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유 쉬, “가장 큰 고객 효율성 개선을 보인 애플리케이션 먼저”

▲SAP는 지난 5월 페이유 쉬를 SAP 글로벌 인공지능 책임자로 맞아 자사 SW에 AI를 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5월 영입한 SAP ‘AI최고책임자’가 SAP의 미래를 양어깨에 짊어진 셈이다. 사진=SAP?
▲SAP는 지난 5월 페이유 쉬를 SAP 글로벌 인공지능 책임자로 맞아 자사 SW에 AI를 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5월 영입한 SAP ‘AI최고책임자’가 SAP의 미래를 양어깨에 짊어진 셈이다. 사진=SAP 

 

쉬 씨는 지난 5월 SAP에 합류했으며, 앞서 지난 2017년부터 레노버 연구소 AI연구실(AI Lab at Lenovo Research) 책임자로 기계학습, 자연어 처리 등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레노버 입사 전에는 AI 전 분야에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비영리법인인 독일 인공지능 연구센터(German Research Center for Artificial Intelligence) 수석연구위원이었다. 

그녀는 이 센터에서 일하던 지난 2013년 대규모 프리 텍스트에서 개념 관계를 자동 추출하는 자연어 처리 연구로 구글 집중 연구 상(Google Focused Research Award)을 받았다.

쉬 씨의 핵심 팀은 약 450명의 SW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자연어 처리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녀는 제품 개발(product creation), 파트너십, 시장 진출 계획 및 기타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녀는 SAP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AI를 도입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수립했다.

쉬 씨는 “우선 순위는 AI 애플리케이션이 SAP의 비즈니스 고객에게 가져다 줄 가치에 기초하고 있으며, 가장 큰 고객 효율성 개선을 보인 애플리케이션이 맨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SAP는 언제 AI가 자사의 모든 응용 프로그램에 내장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날짜를 밝히길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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