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P 기술 기반의 챗봇 렉스. 
NLP 기술 기반의 챗봇 렉스. 

집을 사고팔 때 중개인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미국에는 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AI가 늘어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커뮤니케이션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분야에도 AI가 그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중개업자를 대신해 부동산 거래 정보를 자세히 제공하는 AI 기반 챗봇 사례를 조명했다.

지난 2017년 실리콘밸리 스타트기업 젠플레이스는 제니라는 이름의 챗봇을 개발했다. 키 3피트(약 91cm)의 제니는 바퀴 달린 몸통위에 아이패드가 장착돼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가격리와 재택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이 챗봇의 수요 또한 증가했다.

2017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 젠플레이스가 개발한 상담로봇 제니.
2017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 젠플레이스가 개발한 상담로봇 제니.

에릭 홀리 젠플레이스 대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악수로 인사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 펜과 종이를 들고 체크하는 부동산 거래 풍경은 모두 옛날 일”이라고 말했다. 젠플레이스는 현재 미 전역 수천 개 매물현장에 제니를 투입시키고 있다.

제니처럼 사람을 대체하는 AI 로봇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브루클린에 소재한 또다른 스타트업기업 버추얼APT는 이름 그대로 가상현실 공간에서 집을 보여준다. 굳이 발품을 팔면서 사고 싶은 집을 가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또 캘리포니아주 우드랜스힐스에 렉스는 오픈하우스 내에서 활동하는 챗봇이다. 리얼프렌드오조랩스는 구매자들에게 매매 리스트를 보여주며 관련 상담까지 담당하고 있다.

홀리 대표에 따르면 제니는 실내에서 사람이나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센서를 장착해 안전하게 움직인다. 부동산 중개업자가 원격조종 하며 가동시킨다. 젠플레이스가 개발한 플랫폼은 제니를 가동시키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입주자 심사와 관련 정보 조회 등 부동산 관련 각종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99달러(약 11만원)부터 599달러(약 66만원)까지의 수수료를 지불하면 사용할 수 있다.

버추얼APT가 개발한 ‘가상홈쇼잉 로봇’은 360도로 회전하며 집안 곳곳을 4K 해상도로 캡처해 제공한다. 업체는 1평방피트당 50센트를 부과해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하는데 이는 인간 중개업자가 제시하는 금액보다 적은 액수다.

버추얼APT가 개발한 동명 로봇. 360도 회전하며 집안 곳곳을 4K 화질로 캡처해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한다.
버추얼APT가 개발한 동명 로봇. 360도 회전하며 집안 곳곳을 4K 화질로 캡처해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한다.

렉스는 자연어처리(NLP) 기술이 탑재돼 있어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 부동산 서비스를 100% 디지털화해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개발된 이 로봇은 키오스크 기능에 NLP를 더해 홀로 모든 상담 서비스가 가능한 구조로 이뤄져있다.

렉스는 기존 중개업자가 받는 주택 매매 수수료 5~6%에 비해 2%에 지나지 않는다. 제니처럼 렉스도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덴버, 오스틴, 피닉스, 뉴욕, 뉴저지 등 도시 곳곳 대리점에서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동명의 업체를 이끄는 앤디 바켓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렉스는 우리회사가 2017년부터 키오스크와 AI 기술이 결합된 로봇 시스템을 다양한 케이스별로 실험해 탄생한 결과”라며 “지붕이 얼만큼 낡았는지부터 학군에 관한 질문에까지 정확하게 대답할 줄 안다”고 설명했다. 바켓 CTO는 향후 드론으로 집을 찍어 3D 모델로 제작한 후 렉스를 선보이는 방안도 목표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도시에서 AI로봇을 통한 부동산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 인간 중개업자들은 자신보다 나은 로봇의 강점을 인정하는 한편 회의적인 시각도 갖고 있다.

컴파스 리얼에스테이트의 켈리 밀러 중개업자는 “인간 부동산업자들보다 큰 액수를 요구하지도 않고 시간 절약까지 해주는 로봇이라면 누구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로봇은 편리하고 효율적일 수는 있지만 구매자와 대리인 간 예민한 관계까지 책임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AI챗봇 루크는 수십 개의 부동산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집을 추천한다. 채광이 좋은지부터 역세권 및 교통, 치안 등부터 사용자의 까다로운 중복질문에도 뉘앙스를 읽고 때에 따라 다양한 대답을 내놓는다.

2018년 이스라엘 출신 개발자가 설립한 리얼프렌드에서 개발된 루크는 세계최대도시 뉴욕에서 맹활약 중이다. 약 2년 동안 전체 4만5000명의 이용자 중 1000여명의 뉴요커들이 루크와 대화하며 집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앱만 다운받으면 밤이건 새벽이건 상담을 통해 집을 알아볼 수 있어 많은 이들이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리얼프렌드 측은 향후 루크 이용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인간 중개인을 완벽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아파트가 사진과 똑같은 모습인지, 어느 정도 낙후된 것인지, 엘리베이터에서 악취가 나는지 등의 질문에는 사람처럼 즉각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편리함을 위해 개발됐으나 사람을 완벽히 대체하려는 목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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