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종이접기를 하듯 다양하게 형태가 변형 가능한 로봇 손가락이 나왔다. 지금까지 개발돼 온 로봇 손 대다수는 고정적이고 제한적인 구조로 설계돼 움직임에 제약이 많았다. 이에 로봇 손으로 잡을 수 있는 물체나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종류에도 한계가 있었다.
최근 홍콩과학기술대(HKUST) 연구진이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얻어 형상 모핑(어떤 형체가 서서히 모양을 바꿔 다른 형체로 탈바꿈하는 기법)이 가능한 로봇 손끝을 개발했다고 16일(현지시간) 테크 익스플로어(Tech Xplore) 등 외신이 전했다.
이 로봇 손끝은 물체의 특성과 주변 환경에 따라 재빠르게 모양을 바꿀 수 있어 보다 다양한 물체를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독특한 로봇 설계에 대해 종이접기 기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올해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자동화 과학‧공학기술 학술회의(CASE)에서 발표된 논문에 실렸다.
로봇 그리퍼의 잡는 자세를 제어하는 기술 연구‧개발은 오래 전부터 이뤄져왔으나, 기존 접근법에는 대부분 한계가 있었다. HKUST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고안한 다른 로봇 구조를 토대로 쉽게 조절 가능하고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로봇 손끝을 설계했다.
예를 들어 지난 2019년에 연구진은 종이접기 기술에서 착안해 손가락 끝이 평평한 단일형 소프트 그리퍼를 개발한 바 있다. 당시 그리퍼는 형태 변형은 가능했으나 손끝이 평평하고 부드러워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 새로운 종이접기 기반 형상 모핑 로봇 손끝은 부드러운 종이접기 골격과 4개의 모터 구동식 연결장치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이번 로봇 손가락 끝 중앙에 볼 조인트(ball joint)를 설치해 상단 표면을 지탱할 뿐 아니라 3차원으로 자유 회전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An Origami-Inspired Monolithic Soft Gripper Based on Geometric Design Method. (영상=kzc tony 유튜브).
또 부드러운 종이접기 골격 위에 놓인 네 개의 면을 독립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서보 모터(회전식 요동형 액추에이터의 일종)를 사용했다. 각 면에 서로 다른 포즈 조합으로 볼록모드, 오목모드, 경사진 평면모드 등 다양한 잡는 방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로봇 손끝의 3가지 모핑 모드를 평가했다고 말한다. 회전 및 죄기‧꼬집기를 위한 '볼록모드'의 효과를 시험했다. 또 꽉 잡기 위한 '오목모드'와 물체의 조작‧방향 전환을 위한 '경사진 평면모드'를 테스트해 고무적인 성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로봇 손끝이 기존 혹은 새롭게 개발될 휴머노이드 로봇에 통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비용도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조립 라인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상용화에 앞서 이 로봇 손끝이 로봇 손과 쉽게 통합될 수 있도록 소형화‧최적화하는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깨지기 쉬운 물건도 ‘척척’…코끼리 코처럼 생긴 로봇 등장
[관련기사] 기계연, 대상물 맞춤형 로봇 그리퍼 기술 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