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음성언어 인식 등 인공지능(AI)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자 기반 하드웨어로는 그 양을 감당하기엔 점점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과학자들이 전자를 넘어 ‘광자 기반(Photonic)’ 하드웨어 개발에 도전해 왔다. 최근 호주 연구팀이 광자합성곱 가속기 개발에 성공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6일(현지시간) 호주 스윈번공과대(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광학신경망을 위한 11테라옵스 광자합성곱 가속기(11TOPS photonic convolutional accelerator for optical neural networks)’를 소개했다. 광자합성곱 가속기를 개발한 이번 연구에는 모나시대 싱권 슈(Xingyuan Xu), 옥스퍼드대 펠드만(Feldman), 뮌스터대 울프람 퍼니스(Wolfram Pernice) 박사 등이 참여했다.
광자합성곱 가속기는 광자 기반 AI 하드웨어다. 빛의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해, 기존 전자 기반 하드웨어보다 작업이 더 빠르다. 11테라옵스(TeraOps) 이상의 속도로, 초당 25만 픽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얼굴 이미지를 인식하는데 충분한 데이터양이다. 이전의 광자 기반 데이터 프로세서들이 실패했던 안면인식이 가능하다. 테라옵스는 1초에 1조번 연산을 뜻하는 단위다.
속도 비결은 ‘주파수 빗(Frequency Comb)'을 이용한 병렬식 데이터 전송이다. 스위스 로잔공과대가 개발한 주파수 빗은 별개의 빛줄기가 동일한 간격으로 스펙트럼을 유지하는 광원을 뜻한다. 간격을 유지하면 빛줄기가 서로 충돌할 일이 없다. 이렇듯 주파수 빗을 이용한 병렬식 데이터 전송으로 그 속도를 높였다.
단일 칩을 이용한다는 것도 광자합성공 가속기의 장점이다. 속도만 놓고 보면 구글의 전자 기반 프로세서 TPU가 앞선다. 약 100 테라옵스의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TPU를 작동시키기 위해선 수만 개의 병렬 칩이 필요하다. 반면 연구팀의 광자 기반 프로세서는 한 개의 칩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연구원은 광자합성공 가속기를 광학합성곱신경망(Optical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에 적용해 손글씨를 인식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10차례 실험에서 88% 정확도로 손글씨를 인식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에 함께 참여한 로잔공대 토비아스 키펜버그(Tobias Kippenberg) 교수는 “우리 연구는 인공신경망 네트워크에 주파수 빗을 적용한 최초 사례”라며 “주파수 빗은 하나의 칩으로도 각기 다른 다양한 광학 파장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울프람 퍼니스 교수는 “광자 기반 프로세서를 통해 머신러닝의 복잡한 수학 작업을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다”라며 “전자에 의존하던 데이터 전송 하드웨어인 그래픽카드나 TPU보다 훨씬 빠르다”라고 말했다.
AI타임스 장희수 기자 heehee2157@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