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광주형 3대 뉴딜 대강좌’가 22일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강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총 10회에 걸친 대강좌를 통해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은 광주시가 펼치고 있는 광주형 3대 뉴딜에 대한 평가‧전망과 함께 다양한 제안을 쏟아냈다.

이번 행사는 공직자·기업인·시민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광주형 3대 뉴딜’ 이해 증진과 한국판 뉴딜과 연계한 사업 발굴·확산을 위해 ‘정의로운 전환, 세계 선도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마련됐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22일 KBC광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광주형 3대 뉴딜 대강좌' 마지막 강연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22일 KBC광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광주형 3대 뉴딜 대강좌' 마지막 강연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광주형 3대 뉴딜 대강좌를 마무리하면서 “평소 깨닫지 못했던 지식과 정보를 접한 유익한 시간이었고 앞으로 3대 뉴딜을 추진함에 있어 강사들의 제언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형 3대 AI-뉴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서 시민들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광주형 3대 뉴딜 대강좌의 마지막 강사로 나선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광주형 3대 뉴딜 대강좌'의 마지막 강연자로 나섰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광주형 3대 뉴딜 대강좌'의 마지막 강연자로 나섰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 ‘1.5℃ 목표 달성' 정치적 의지와 기업‧시민 참여 뒷받침돼야

이날 윤순진 교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정의로운 전환의 의미현황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풀어갔다. 윤 교수는 “개도국과 취약계층, 미래세대 그리고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종들은 기후위기의 책임은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에는 더 많이 노출돼 있다”면서 기후위기에 내재된 불평등을 언급했다.

윤순진 교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줄이려는 목표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1.5℃ 목표 달성은 과학적으로는 가능하나, 정치적인 의지와 기업‧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 감축하고, 2050년까지 순 제로(net-zero) 배출을 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 교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20개국 이상이 탄소중립을 이미 선언했다”며 “이들 국가들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63%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동참할 경우 1.5℃ 목표도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으로 가기 위한 2030년 목표치를 살펴보면 좀 더 상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웨덴과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처럼 탄소중립을 법제화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은 ‘에너지 전환’

윤순진 교수는 “근대 산업화와 함께 화석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후위기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전 세계 온실가스의 부문별 배출을 살펴보면 에너지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상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에너지 전환이야말로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인 셈이다.

‘에너지 전환’은 원자력과 화석연료 중심의 공급 지향적 에너지체제에서 에너지 효율 개선과 절약으로 에너지 수요를 줄이는 동시에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높여가는 에너지체제로의 변화를 말한다. 즉 중앙집중적인 시설 입지와 중앙집권적인 의사결정 방식에서 지역분산적이고 민주적인 방향으로 변화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 교수는 “에너지 전환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갈수록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 기준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투자 규모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대한 투자의 약 3배에 달하며, 재생에너지 전력 기술에 대한 투자가 전체 신규 발전설비의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발전설비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그는 “재생에너지분야에서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2019년 전 세계에서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약 1,15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1월 현재 세계 284개 기업이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동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만 봐도 에너지 전환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기업의 생존 문제라는 설명이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 소외계층‧지역‧부문 아우르는 ‘정의로운 전환’ 필요

윤순진 교수는 “파리협정에 이미 ‘정의로운 전환’의 개념이 명시돼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파리협정에 따르면 국내적으로 규정된 개발 우선순위에 따라 노동력의 ‘정당한 전환’과 좋은 일자리‧양질의 직업 창출이 매우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EU는 정의로운 전환 기제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녹색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며 “정의로운 전환 기제 재원으로 2021~2027년 사이 그린 딜 전체 투자 규모의 1/10에 해당하는 최소 1천억 유로가 할당됐다”고 설명했다. EU의 정의로운 전환 기제 재원은 전환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지역과 부문, 노동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 교수는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지난해 말 UN에 제출한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소개했다. 특히 LEDS의 기본 방향 가운데 하나인 공정한 전환 기반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저탄소 전환 과정에서 소외계층‧지역 지원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거버넌스 구축 등을 골자로 한다. 그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관련 조직과 예산, 인력, 적용 범위 등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방안을 빠르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 그는 “지자체의 그린뉴딜과 지역균형뉴딜은 함께 가야 한다”며 “무엇보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소한 탄소 배출을 증가시켜서는 안 되며, 불가피하게 증가시킬 경우 상쇄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어 “지자체별로 현 상황에 대한 검토‧분석과 함께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고, 소멸할 산업들을 고려해 정의로운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위기, 그린뉴딜,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주제로 강연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인터넷방송 헬로광주 유튜브 채널).

윤순진 교수는 재생가능에너지를 둘러싼 사회 갈등이 전국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뉴딜과 탄소중립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이익을 나누면서 더 나아가 가치까지 공유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그는 ”탄소중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광주시가 RE100을 실현하는 지자체가 될 수 있도록 시민 모두 함께 노력해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순진

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현) 지속가능발전소 소장

현) 정책기획위원회 지속가능사회분과 위원장

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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