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예술작품이 인간의 작품과 거의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 과연 사람들은 AI가 그려낸 작품을 구별할 수 있을까.
최근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의 한 교수가 일반인 다수가 인간의 작품과 AI의 작품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연구조사 결과를 공개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Daily Mail) 등 외신이 전했다.
지난 2018년 예술품 경매에서 첫 선을 보인 AI의 작품이 43만2,500달러(약 4억8,000만원)에 최종 낙찰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옥션하우스 크리스티 뉴욕에 출품된 이 그림의 작품명은 ‘에드먼드 벨아미의 초상(Portrait of Edmond Belamy)’. 14~15세기에 그려진 1만5,000점의 초상화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훈련,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기술을 사용해 탄생한 작품이다.
하르샤 갠가다르바틀라(Harsha Gangadharbatla) 콜로라도대 교수는 이 같은 AI 미술품 경매 낙찰 소식에서 영감을 얻어 이번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 데이터는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Amazon Mechanical Turk)’ 플랫폼을 통해 수집됐다. 그는 AI가 만든 예술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평가 등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에 실린 다음 6개의 그림 가운데 어느 작품이 AI가 그린 것일까.
정답은 B와 C만이 인간이 그린 작품이고, 나머지는 AI의 손에서 나온 작품이다. 갠가다르바틀라 교수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AI의 작품과 인간의 작품을 구별하도록 요청했다. 이번 연구는 일반인의 관점을 조사했다는 점에서 앞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이전의 연구들과는 다르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한 200명 이상의 응답자들 가운데 대다수가 AI의 작품과 인간의 작품을 제대로 구별해내지 못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AI가 그린 풍경화 작품 5점 가운데 한 작품만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75~85%는 나머지 4개 작품을 잘못 추측해 알아맞히는 데 실패했다. 특히 실제로 있는 사물의 외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재현예술(representational art)’을 인간, ‘추상예술(abstract art)’을 AI의 작품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즉 응답자들이 AI의 작품으로 정확히 알아맞힌 그림도 추상화였다.
또 교수는 인간 또는 AI, 누가 작품을 만들었는지 여부가 그들의 작품에 대한 평가와 작품을 받아들이는 인식‧태도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예상했듯이 AI가 만든 작품들은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저평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AI 미술작품은 수천 개에 달하는 실제 그림 이미지를 토대로 훈련받은 기계학습(ML) 알고리즘을 통해 만들어진다. 알고리즘이 분석할 수 있는 특정 스타일이나 미학적 특징이 담긴 이미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붓놀림 등과 같은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인간과 유사하게 구현해낼 수 있게 된다. 갠가다르바틀라 교수는 AI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예측 불허의 작품들을 그려낼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했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