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뉴로모픽칩이 내장된 로봇팔이 이스라엘 어린이재활병원에서 쓰일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예루살렘 소재 알린(ALYN)병원이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인텔의 로이히(Loihi) 뉴로모픽칩으로 만든 로봇팔을 휠체어에 장착해 시범운영한다고 보도했다.
뉴로모픽칩은 인간의 뇌신경을 모방해 1억개 인공신경망을 합쳐 개발한 AI 연산 반도체 시스템이다. 기존 반도체가 저장과 연산 기능에만 집중돼 있다면, 뉴로모픽칩은 이 기능에 더해 패턴분석과 인식도 가능하다. 뛰어난 성능은 물론 전력소모량이 일반 반도체와 비교해 1억분의 1에 불과해 에너지 효율면에서도 대안책으로 손꼽힌다.
지금까지 알린병원에서 상반신 마비 환자에게 제공한 로봇팔은 캐나다 키노바에서 제작한 것으로, AI와 거리가 먼 제품이다. 때문에 재활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많은 제약이 뒤따랐다. 고정된 규칙과 지침에 따라 작동하는 일반 로봇팔은 실시간 환자 상태 변화에 적응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다. 따라서 알린병원 측은 인텔의 로이히와 어플라이드 브레인 리서치(ABR)의 알고리즘이 내장된 로봇팔을 도입하기로 했다.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은 환자와 물체, 휠체어 위치를 궤적으로 기준점(데이터 포인트)을 계산할 수 있다. 한 예로 뉴로모픽칩이 내장된 로봇팔은 실시간으로 위치를 계산해 빨대가 꽂힌 물컵을 환자의 입으로 더욱 부드럽게 가져다 줄 수 있다. 환자가 조이스틱을 아주 조금만 움직이거나 조절에 실패하더라도 스스로 계산하고 판단한대로 환자를 완벽하게 도와줄 수 있다.
뉴로모픽 로봇팔 도입에 앞장선 알리노베이션 혁신센터의 아리에 예켈 총책임은 “다섯 명씩 조를 편성해 총 25명의 환자들이 시범운영에 참여하며, 첫 번째 그룹이 4월부터 두 달간 로봇팔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샤이 처(Elishai Tsur) ABR 수석연구원은 뉴로모픽 시스템에 대해 “그래픽처리 시 기존보다 약 42배 낮은 전력이 소비된다”고 말했다. 충전을 자주 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처 연구원은 “때문에 환자들이 간병인 없이도 스스로 간단한 행동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로봇팔 개발 연구팀은 이스라엘 오픈 유니버시티 컴퓨터 공학자들로, 지난해 여름 액센추어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개발에 착수했다. 또 인텔은 지난해 3월 768개의 로이히칩을 내장해 1억개 뉴런의 연산 능력을 갖춘 ‘포호이키 스프링스(Pohoiki Springs) 시스템’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텔은 앞으로 의료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조산업 분야에 로이히칩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AI타임스 박혜섭 기자 phs@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