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 최대 화제 종목인 테슬라가 거듭된 악재로 ‘탈많은 3월’을 보내고 있다. 최근 미국 내 발생한 테슬라 차량 2건의 교통사고에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Autopilot) 활용 여부 논란, 보안 문제를 이유로 중국이 ‘테슬라 금지령'을 내리는 등 안 좋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올해 1월 초 883달러까지 치솟았던 테슬라 주식은 3월에 접어들며 563달러로 약 36%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1/4분기 100달러 안팎을 선회했던 것에 비하면 테슬라 주가는 여전히 ‘우량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잇따른 사건사고 소식에 주가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테슬라 주가 전망이 청신호라는 의견도 전해진다. 이에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테슬라 동향을 점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자산관리 기업 아크인베스트(Ark Invest) 애널리스트 타샤 키니(Tasha Keeney)는 “테슬라 주가가 2025년까지 3000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에 19일 장중 636달러까지 떨어졌던 테슬라 주가는 22일 697달러까지 오르는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장은 지난날 대비 2.31% 오른 670달러로 마감했다.
◆中 보안 문제로 ‘테슬라 금지령’... 머스크 “문제 있으면 문 닫겠다” 우려 일축
테슬라는 최근 중국과 보안 논쟁 벌이며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19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군인을 포함한 주요 정부 기관 직원에게 테슬라 차량 이용 ‘금지령’을 내렸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고도화를 위해 수집한 주행 영상이 유출돼 악용될 수 있다고 중국은 우려하고 있다.
테슬라는 차량에 250m 내 360도 주변 인식이 가능한 카메라 8개를 탑재한다. 이외 근거리 환경 인식이 가능한 12개 음파 센서를 장착한다. 카메라와 센서로 수집한 주행 데이터는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 기능 고도화에 활용된다. 테슬라는 이와 같은 정보를 본사 데이터 센터에 옮겨 보관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데이터 이송 과정에서 유출, 악용 우려를 제기하고 나선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CEO는 20일 열린 중국 개발 포럼(CDF, China Development Forum)에서 반박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이 중국이나 다른 곳에서 ‘스파이’ 역할을 한다면 우리는 문을 닫을 것이다”라며 보안 문제를 일축했다.
중국의 경우 테슬라 전기차 핵심 수요국이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 규제가 뼈아픈 이유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14만7445대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의 30%를 차지하는 수치다.
한편 지난 10일 미국 보안업체 베르카다(Verkada)가 해커 공격으로 15만대 CCTV 영상이 노출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때 중국 상하이 내 공장 모습이 노출됐다. 테슬라가 중국과 보안 문제를 놓고 거듭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테슬라 차량 연속 사고...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성 논란
최근 미국 미시간주에서는 지난 11일과 17일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탑재한 테슬라 차량 교통사고가 연달아 일어났다.
사고 원인이 오토파일럿 오작동인지는 미국 교통 당국이 조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성 논란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일어난 첫 번째 사고는 교차로를 지나던 테슬라Y가 대형 화물차에 충돌하며 일어났다. 이에 동승자가 중태에 빠지는 큰 부상을 입었다.
이를 놓고 미 국립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오토파일럿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인지 분석 중에 있다.
미시간 주 랜싱에서 일어난 두 번째 사고는 자율주행 중이던 테슬라 차량이 경찰차를 들이받으며 일어났다. 다행히 큰 부상자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당시 테슬라 운전석에 앉아있던 22세 남성이 교통법규 위반 사유로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2.5단계 자율주행 ‘보조’기능이다. 운전자가 실시간 시스템을 관리, 감독하고 운전에 개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외에 20여건 테슬라 차량 사고가 보고돼 교통 당국이 조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사고 소식에 19일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약 7% 급락을 겪기도 했다.
◆테슬라 유독 '화재 관리'에 미흡해
지난 11일에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 프리몬트 공장은 모델3, 모델Y, 모델S, 모델X 등 주요 테슬라 차량 생산을 맡고 있다. 화재 원인은 융해된 알루미늄과 유압 액체(molten aluminum and hydraulic fluid)으로 분석된다.
이날 화재는 소방차 2대가 출동해 진압했으며 다행히 부상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프리몬트 공장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테슬라의 화재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의 페인트 도장 구역에서 2014년 이래 총 4건의 화재가 보고된 바 있다. 주원인으로는 페인트가 공장 스프링클러와 공기 정화구를 막아 화재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연달아 일어난 화재로 테슬라는 한때 모델3 생산에 차질을 겪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6년 모델3 공개 당시 일론 머스크는 2017년 내 10만~20만 대 차량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7년 생산된 모델3는 총 2685대에 그친 바 있다.
◆악재 연달아 일어나...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는 호재 전망?
하락세를 거듭하던 테슬라 주식이 이번 주 첫 거래일이었던 22일 약 4%오른 회복세를 보였다.
테슬라 주가가 2025년까지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아크인베스트 보고서 내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장중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비해 6% 급등해 700달러 선에 가까운 697.8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아크인베스트는 ‘월가 황금손’이라고 불리는 캐시 우드(Cathie Wood)가 대표로 있는 미국 자산관리기업이다.
아크인베스트는 테슬라 투자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 중인 펀드 ‘아크이노베이션’로 25억달러(약 2조8225억원)에 이르는 테슬라 주식을 보유 중이다.
지난 19일 발표한 투자노트에서 테슬라가 향후 5년 내 완전자율주행차를 만들 가능성이 50%에 이른다고 전망했다. 이에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로 큰 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측이다.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 500만~100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020년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의 10~20배에 달하는 수치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약 50만 대다.
한편 미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는 “아크인베스트 분석은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불확실한 상황에서 테슬라 기업 가치에 대해너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AI타임스 장희수 기자 heehee2157@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