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공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장의 변화를 제대로 아는 건 교육 혁신의 첫 단추다.
2016년부터 실시된 소프트웨어 교육은 잘되고 있는지, 인공지능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또한 교육 기업들이 준비하고 있는 AI 도구들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고 이들을 통해 미래 교육의 모습을 예측해보고자 한다.
“2030년 세계 최대 테크 기업 주요 사업은 교육 분야가 될 전망이다. 아직 우리가 들어본 적 없는 기업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는 10년 뒤 글로벌 핵심 사업으로 ‘에듀테크’를 꼽는다. 지난달 열린 국제인공지능학회 AAAI 2021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AI로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워크숍이 진행됐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토마스 프레이는 AI 기반 에듀테크 산업을 미래 테크 분야 '먹거리' 산업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AI가 있다고 내다봤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교육과 ICT 기술을 결합한 산업을 뜻한다. 에듀테크는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인 AI와 접목돼 날로 교육 서비스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마켓츠엔드마켓츠(Makets and Markets)는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매년 32.9% 성장해 2030년 257억달러(약 2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10억달러 규모였던 시장 규모가 약 10년 뒤 25배로 대폭 성장한다는 예측이다.
세계적으로 에듀테크 스타트업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국제교육기술협회(ISTE, International Society for Technology in Education) 산하 교육 저널리즘 이니셔티브인 ‘에듀서지(EdSurge)’가 1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에듀테크 스타트업은 130건 투자로 22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유치했다. 이는 2019년 105건 17억달러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다.
AI 기반 교육 기술혁신으로 이전에 없던 학습법이 우후죽순 생겨난다. 예를 들어 학생은 음성인식기술이 적용된 교육용 태블릿 PC를 활용해 AI와 '구구단을 외자'를 할 수 있다. 태블릿 PC에서 "9곱하기 9는?" 하고 묻는 질문에 "81!"하고 외치면 음성을 인식해 정답 여부를 가르쳐준다.
뿐만 아니라 AI가 학습 데이터 기반으로 개별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학생의 집중도를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교육계 변화를 AI가 주도하고 있다.
◆미래 사업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는 AI 에듀테크
AI 에듀테크 산업은 세계적으로 활발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오스모(Osmo)는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게임용 학습을 개발하는 AI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누적 투자 금액은 3200만달러(약 362억4000만원)를 달성하며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 카메라에 사물을 인식 시키면 색채를 제거하고 밑바탕만 남겨주는 기술 등을 개발했다. 이에 색칠공부를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카네기러닝(Carnegie Learning)은 1998년 미국 피츠버그에 설립된 에듀테크 기업이다. 카네기맬론대 연구진이 개발한 AI 학습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카네기러닝의 ‘매시아(MATHia)’는 AI 수학 학습 솔루션이다. 문항반응이론을 기반으로 개발돼 학생별 1대1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문항반응이론은 평가 문항 응답에 근거해 대상의 특성이나 문항 난이도 등을 검사하는 이론이다.
매시아 프로그램은 세계 주요 에드테크 기업을 선발해 발표하는 지난해 ‘에드테크 어워드(The EdTech Awards 2020)’에서 ‘최고 AI 솔루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러한 활약상에 따라 AI 기반 에듀테크 기술은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 분석 기업 CB인사이츠(CB Insights)는 1월 ‘게임 체인저 2021(Game Changers 2021)’ 보고서에 세계를 변화시킬 10대 기술 중 하나로 ‘지능형 튜터링(Intelligent Tutoring)’을 꼽았다. 함께 “교육에서 AI는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했다.
스쿼럴 AI는 2014년 설립된 중국 상하이 기반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4490만달러(약 508억원) 누적 투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CB인사이츠가 선정한 ‘글로벌 AI 스타트업 톱 100’에 선정된 바 있다.
40만 개 동영상 강의와 1000만 개 문제가 누적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스쿼럴AI는 알고리즘 기반 맞춤형 ‘튜터링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문제 풀이 소요 시간, 오답 데이터를 학습해 학생별 강점과 약점 등을 분석해준다.
코빗 AI는 캐나다 스타트업으로 2017년 설립됐다. 현재 누적 투자액은 200만 달러(약 22억6000만원)다. 챗봇 기반 AI 튜터가 학습을 진행하며 학생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해주는 데이터사이언스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코빗 AI는 ‘AI 4대 천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가 창립한 AI 연구소 '밀라(Mila, Montreal Institute for Learning Algorithms)' 산하에 있다. 요슈아 벤지오가 고문으로 있어 코빗 AI는 데이터사이언스 교육 기업으로 신뢰를 받고 있다.
뤼이드는 2014년 설립된 국내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유망 AI 에듀테크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CB인사이츠에 따르면 뤼이드는 현재까지 8190만달러(약 928억원) 규모 투자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뤼이드는 국내에서는 AI 어학 학습앱 ‘산타토익’으로 유명하다. 이용자 문제 풀이 데이터를 학습해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습 프로그램에서 불필요한 문제는 빼주고, 부족한 문제를 제시해줘 효율적인 맞춤형 학습을 제공한다.
국내 스타트업 뤼이드는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이집트 포함, 중동 5개국에 미국 대입 시험 ACT(American College Test) 전용 AI 기반 학습 서비스를 출시했다.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 학생의 문제풀이 데이터를 학습, 점수 예측 시스템과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교육계 흐름은 AI... 국내 교육 기업도 AI 학습 프로그램 확대
국내의 기존 교육 기업 역시 AI 에듀테크 서비스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대교그룹은 2월 AI 기반 교육 서비스 ‘써밋 수학’을 출시했다. AI가 이용자의 학습데이터를 분석해 오답원인과 부족한 개념을 제시해준다. 지난해 영어와 국어 프로그램인 ‘써밋 스피킹’, ‘써밋 스코어 국어’ 등을 출시한 이래 학습 과목을 확대했다.
웅진씽크빅도 2월 ‘웅진스마트올’ 서비스를 출시했다. AI가 ‘찍어서 맞힌 문제’까지 식별해 학습데이터를 분석한다.
메가스터디교육은 AI 기반 교육 콘텐츠 추천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대화형 AI 솔루션 기업 스켈터랩스와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한다고 지난 1월 밝힌 바 있다.
천재교육 AI 학습 태블릿 ‘밀크T’는 음성인식기술로 학습자와 영어 대화가 가능하다. 외국인을 만나거나 식당에서 주문을 하는 등 약 100여개 시나리오별 학습을 할 수 있다. 음성인식기술로 학습자의 영어 발음을 분석해 정량화된 지표 점수를 제시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교원그룹은 안면인식 기술 기반 ‘아이트랙킹’을 통해 학습자의 시선을 추적해 학습 집중도를 분석한다. 이에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알림을 주어 다시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AI로 코로나19,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계 위기 극복... 교육 불평등 문제도 개선
AI 에듀테크는 교육산업 전반에 들이닥친 코로나19, 교육 불평등, 학령인구 감소 등의 문제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학생 뿐만 아니라 교육 서비스 공급자인 교육 기업 역시 AI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이다.
디지털 기반 AI 에듀테크 학습은 비대면 수업이 가능해 코로나19 등 전염병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I 에듀테크는 물리적 제약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교육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토마스 프레이는 “아프리카, 시리아, 아마존 열대지역의 경우 가고 싶어 하는 교사를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라며 “지식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지만 충분한 교사 공급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튜터가 교사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 선생님 역할을 대신해 이러한 교육 불평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지점이다.
장영준 뤼이드 대표는 지금이 교육산업 AI에 대해 논의하기 적절한 시기라고 말한다. 장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을 찍을 당시 전 세계 16억 명 아이, 젊은이 등 90%의 학생이 교육에 지장을 받았다”라며 “코로나19 이전에도 2억6000만 명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육 수혜자뿐 아니라 공급 주체인 기업 역시 AI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국내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 기업의 위기를 몰고 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6세~21세에 이르는 학령인구는 올해 764만 명으로 전년대비 약 20만 명 줄었다. 2011년 971만 명으로 첫 1000만 선이 붕괴된 이래 10년 새 20%가량 감소했다.
반면 학령인구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AI 에듀테크 서비스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이다.
2015년 처음 선보인 천재교육 밀크T는 3년 뒤 7만 명 회원 수를 확보했다. 다시 3년이 지난 올해에는 회원수가 2배 이상 늘어난 14만7000명에 이른다. 동기간 국내 학령인구는 약 14%가량 줄어든 것과 상반된 추이다.
교원그룹 ‘레드펜 AI수학’은 2019년 출시돼 회원 수는 한 달 만에 4만2000명까지 늘었다. 교원은 현재 회원 수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리고 있지만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AI타임스 장희수 기자 heehee2157@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