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개최한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1은 말그대로 GPU 기술 컨퍼런스지만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 새로운 GPU 혁신을 볼 수 없었다. DPU(Data Processing Unit)와 CPU(중앙처리장치)에 밀려 혁신적인 GPU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새로운 RTX 시리즈를 선보였지만 지난해 출시한 암페어(Ampere) 아키텍처 기반이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새로운 암페어 아키텍처를 GTC2021에 공개하며 자신들의 GPU 기술력을 입증했다. 암페어 기반의 최초의 GPU인 A100은 최대 9.7테라플롭스(TF, 1초에 1조회 연산)의 FP64 연산 능력으로 기존 볼타 아키텍처 기반의 V100보다 20배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540억개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것과 같은 성능이다.
이를 통해 머신러닝(ML) 성능을 조사하는 최신 MLPerf 추론·훈련 벤치마크서 모두 최고 성능을 기록했다. MLPerf 훈련 벤치마크 3라운드에서 엔비디아와 구글은 8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추론에서는 A100이 CPU 대비 237배 뛰어난 성능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번 GTC2021에서는 암페어를 능가하는 새로운 혁신을 볼 수 없었지만,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는 차세대 엔비디아 제품군의 로드맵(Road Map)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젠슨 황이 13일 기조연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GPU 아키텍처는 2022년 등장할 전망이다. 다만 암페어 넥스트, 암페어 넥스트 넥스트로 표현하며 정확한 이름과 스펙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는 그레이스 호퍼(Grace Hopper)의 이름을 딴 호퍼가 차세대 엔비디아의 GPU 코드네임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말에는 호퍼의 생산이 연기되고 영국 수학자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의 이름을 딴 러브레이스(Lovelace)를 5nm 기반 GPU 코드명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호퍼의 생산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GTC2021에서 그레이스 호퍼의 이름은 전혀 다른 곳에 사용됐다. 호퍼가 아닌 그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엔비디아 최초의 CPU에 돌아간 것.
다만 엔비디아가 호퍼라는 이름을 상표 등록한 사실이 지난 2019년 공개된 바 있어 해당 이름이 그냥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 일부는 ▲그레이스 호퍼를 딴 그레이스 CPU에 넥스트 암페어 GPU를 호퍼로 ▲그다음 세대는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이름을 딴 에이다 CPU와 러브레이스 GPU로 발표하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기도 했다.
기조연설에서 로드맵을 공개한 젠슨 황은 "칩 아키텍처는 2년을 중심으로 가운데만 바뀐다"며 "1년은 x86 플랫폼에 집중하고 1년은 Arm 플랫폼에 집중하며 매년 새롭고 놀라운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 아키텍처와 플랫폼은 x86과 Arm, 그리고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할 계획을 밝혔지만, 인텔과 AMD가 있는 x86 시장 규모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CPU 플랫폼과 연결되는 GPU를 공급해 독점적 지위를 잃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신 GPU의 라이프사이클을 1년 반에서 2년으로 보고 있다. 암페어 기반의 GPU인 A100과 RTX30 시리즈가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됐기 때문에 벌써 새로운 아키텍처를 소개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AI타임스 양대규 기자 yangdae@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