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원격에서 촉감과 질감을 느끼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외산 기술에 의존하던 핵심소재 개발에도 성공, 가상서 현실같은 생생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인 차세대 햅틱(haptic)분야 선도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가상, 증강현실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원거리에서도 촉감으로 의사소통 할 수 있는 압전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센서와 액추에이터로 차세대 텔레햅틱(tele-haptic)기술을 선보였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운 아빠는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를 만지는 촉감을 딸에게 보내고 싶어 한다. 

햅틱 인터페이스를 통해 아빠가 느끼는 촉감을 딸에게 전송하고, 딸은 아빠가 보내는 촉각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가상공간에서도 마치 실제 강아지를 만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됐다.

착용형, 피부 부착형, 신경 햅틱 인터페이스를 통한 텔레-햅틱 모식도 (사진=ETRI)
착용형, 피부 부착형, 신경 햅틱 인터페이스를 통한 텔레-햅틱 모식도 (사진=ETRI)

햅틱은 촉각으로 사용자와 교감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말하며, 텔레햅틱은 원격, 가상서 현실같은 생생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실험실 수준에서 블루투스 통신을 사용했으며, 획득한 재현된 신호가 약 97%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 신호의 전달과정에서 지연이 거의 없어 실시간으로 감각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압전소재는 힘을 가하면 전기를 발생하고 전기를 가하면 변형되는 효과를 발생시키는 재료다. 엑추에이터(Actuator)는 동력을 이용해 기계를 동작시키는 장치를 말한다.

현재 텔레햅틱 기술을 사용해 최대 15m 떨어진 원격에서도 금속이나 플라스틱, 고무와 같은 촉감을 느끼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즉,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긁을시 상대방이 금방 재질이 단단한지, 거친지, 부드러운지 느낄 수 있게 됐다.

향후 연구진은 한국에 있는 애견을 미국에서 쓰다듬으며 털의 부드러움까지 느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원격에서 사물의 촉질감을 느끼려면 센서, 액추에이터, 통신, 구동 드라이버가 필요하다. 촉감까지 주고받는 촉각 커뮤니케이션을 구현, 센서로는 촉각 정보를 수집하고 액추에이터는 수집된 정보를 동일한 감각으로 복제해 재현해낸다.

현재 사용 중인 압전 액추에이터에는 기존 단순 적층 세라믹 구조를 뛰어넘어 높은 출력과 변위 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멀티몰프 방식을 적용해 유연성을 확보했다.

압전 액추에이터의 빠른 응답성과 높은 출력, 변위 특성은 촉감을 생생하게 재현하도록 만드는 최대 요소로 최대 11배의 변위 차이를 이루어냈다. 

아울러, 연구진은 약 30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압전복합체 센서를 유연 기판 위에 인쇄로 형성해 최대 13채널(분할)까지 패터닝한 압전센서를 만들었다. 

 (사진='ETRI')
  유연 나노복합체 기반 압전 센서 (사진=ETRI)

최소 1mm 사이즈의 다양한 압전 액추에이터를 어레이로 제작해 센서에서 수집된 촉질감 데이터를 그대로 재현했다. 이는 향후 노트북이나 태블릿에 적용할 수 있도록 대면적화하기에도 용이하다.

패터닝된 압전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통해 두드리거나 누르는 위치 뿐 아니라 표면의 거칠기, 마찰 등의 질감 정보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압전 액추에이터의 진동은 위에 손을 올려놓으면 고스란히 촉감이 느껴지게 하며 위에 올려놓은 너트가 튕겨 나갈 정도로 강력하게 작용한다.

압전소재 특성상 저전력으로도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반응하며 구부리거나 누르면 전하가 발생해 전원이 없어도 100볼트 이상 순간전압이 가능하다. 순간적으로(1ms 이하) 100V 이상 생산하며, 1ms는 1,000분의 1초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ETRI 김혜진 지능형센서연구실장은 "가상, 증강현실용 텔레햅틱 기술은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제품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했다" 고 말하며 "향후 자동차나 장애인의 재활, 메타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고도화에 노력할 예정" 이라고 전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압전성 복합소재 및 초저전력 적층형 압전 센서, 액추에이터 복합모듈 기술 개발' 로 수행했으며, ETRI 주관으로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양태헌 교수와 텍사스주립대학교 김진용 교수팀에서 공동 연구로 진행했다.

AI타임스 이하나 기자 22hnx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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