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들 간의 AI 선점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가 AI 중심도시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전국 지자체들 간의 AI 선점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가 AI 중심도시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전국 각 지자체들이 정부의 국가전략에 맞춰 앞다퉈 인공지능(AI)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가 'AI 중심도시'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시는 굴지의 AI 기업들을 대거 광주로 유치시키고, 전문인력 양성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등 'AI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선 7기 대표 시책인 '인공지능'의 알파벳 이니셜을 딴 광주만의 새로운 브랜드들이 탄생하고 있어 화제다.

◆ "브랜드명칭에 인공지능(AI) 넣자"…'AI 마케팅'으로 굳히기 나서

광주시는 최근 인공지능 중심도시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광주에서 생산되는 가전제품에 AI가 담긴 브랜드를 부여한데 이어 광주 연구를 확정지은 여자프로배구 팀의 공식팀명에도 AI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지난 2016년부터 기술력을 검증받은 지역 중소기업 제품에 공동브랜드인 '시티 오브 피스'(CITY OF PEACE)를 부착한 광주공동브랜드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역 중소 가전업체들의 판로 확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시는 지난 1월 기존에 사용하던 '시티 오브 피스'라는 명칭을 '지엘(GIEL)'로 변경했다. 지엘(GIEL)은 'Gwangju(광주)+Intelligent(지능)+Electronics(전자)'의 조합으로 광주가 생산하는 지능형 가전브랜드, 광주가 보증하는 스마트 가전을 의미한다.

광주 가전 공동브랜드 '지엘'. (사진=광주시 제공).
광주 가전 공동브랜드 '지엘'. (사진=광주시 제공).

'지엘(GIEL)'은 지난 4월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GIEL은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중소기업 공동브랜드 후보 중 최초 상기도, 브랜드 신뢰도, 인지도, 충성도 등 7개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초 상기도(TOM, Top of Mind)는 특정 제품군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정도를 말한다. 명칭에 인공지능을 연상케 하는 단어가 포함되면서 '광주형 스마트 가전'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더욱 용이해졌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광주시는 최근 연고지 발표를 마친 페퍼배구단에 새로운 공식 팀명에다 AI를 반영시켜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지난 3월 페퍼저축은행이 한국배구연맹(KOVO)에 여자배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하자마자, 연고지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후 2개월 만에 연고지 유치 협약까지 체결됐다. 일사천리로 페퍼배구단 유치에 성공한 비결은 광주시의 치밀한 전략, 준비된 인프라, 지역사회의 간절한 열망이 빚어낸 합작품이라고 평가된다. 공식팀명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AI가 팀명에 반영될 경우 'AI 중심도시 광주' 이미지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13일 오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페퍼저축은행 여자프로배구단 창단에 따른 연고지 유치 협약식을 한 후 장매튜 구단주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13일 오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페퍼저축은행 여자프로배구단 창단에 따른 연고지 유치 협약식을 한 후 장매튜 구단주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 경기도·부산시·대전시 등 지자체간 인공지능 선점 경쟁 치열

지난 2019년 정부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개발에 10년간 1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전국 각 지자체들이 지역의 미래먹거리를 AI로 선정하고, 관련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국내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집적단지를 갖춘 경기도는 최근 인공지능 정책자문단을 가동시키는 등 신규 정책 발굴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인재양성을 비롯 ▲금융유통 ▲반도체디스플레이 ▲모빌리티 ▲바이오의료 등 AI와 융합할 수 있는 각종 분야들의 전문가를 초빙했다. 광주시와 최대 경쟁자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광역시는 인공지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세미나를 개최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부산시교육청이 AI 전문교육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구축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1월 29일 오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윤일 부산광역시 일자리경제실장과 초광역 협력 프로젝트 성공 추진을 위한 인공지능 헬스케어 플렛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4명 사진 왼쪽부터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 위원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윤일 부산시 일자리경제실장)광주광역시 제공

대전광역시는 최근 카이스트와 손을 잡았다. 지역 과학기술 발전과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과학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포석이다. 이 외 여러 산하기관들과 함께 인공지능 상용화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시와 인접한 세종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네이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내년 준공된다.

◆ 성장 가속도 붙은 '광주 AI 사업'

앞선 지자체 가운데 광주광역시는 타 지자체보다 먼저 AI 기반 과학기술창업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신청했고,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다. 인공지능 산업을 선점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된 셈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그해 10월 “산업 불모지 광주가 세계적인 도시들을 앞지를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4차 산업혁명이고, 그 핵심은 인공지능”이라며 AI 관련 기술 협력과 벤치마킹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이 시장은 미국 방문을 통해 'AI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사업의 구체적인 청사진과 비전을 마련했다고 알려졌다. 귀국 이후 이 시장은 AI에 사활을 걸고, 굴지의 AI 기업들을 유지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12일 오후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김경락 ㈜페이스메이커스 대표, 원한경 ㈜플랜에이치벤처스 대표와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 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날 협약은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 기반 조성'을 위한  90~91번째 업무협약이다. (사진=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12일 오후 광주시청 비즈니스룸에서 김경락 ㈜페이스메이커스 대표, 원한경 ㈜플랜에이치벤처스 대표와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 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날 협약은 '광주형 인공지능 비즈니스 기반 조성'을 위한  90~91번째 업무협약이다. (사진=광주시 제공).

갖은 노력 끝에 광주광역시와 손을 잡은 AI 기업은 90곳을 넘어섰다. 특히 첨단3지구 4만6천200㎡ 부지에 세계 12위권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등 인공지능 기반 핵심 인프라도 구축 중이다. 이 외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GIST)에서 인공지능대학원을 신설하고 지난해부터 매년 50명 수준의 석박사 통합과정 중심의 AI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전남대학교·조선대학교·호남대학교 등 지역 대학들은 AI 학과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광주인공지능사관학교는 지난해 155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광주 지역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비교해 산업 기반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광주시를 비롯 광주테크노파크, 광주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산하기관들이 합심해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고, 지역 대학들도 인재양성에 두 팔을 걷고 나서는 만큼 착실히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AI타임스 유형동 기자 yhd@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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