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 ‘오토비(AutoVe)’를 원내 셔틀버스로 시범 운행한다고 9일 밝혔다.
오토비는 운전대를 없앤 형태로 4단계 자율주행 실현 초석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율주행 이외 인공지능(AI) 음성대화기술과 AR·VR기술까지 더해졌다. 3개 기술은 모두 ETRI가 자체 개발했으며 차체는 국내 중소기업 전기차를 사용했다.
오토비의 이름은 자율주행을 뜻하는 단어인 ‘Autonomous Driving’ 에 이동수단을 의미하는 ‘Vehicle’을 합성한 것이다. 운전자가 없는 진정한 자율주행 기술을 상징한다.
ETRI 오토비 소개 영상
연구진이 오토비에 적용한 AI 알고리즘은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한다. 주변 환경과 객체를 인식하고 스스로 주행 경로를 만들어낸다. 센서 정보를 원격지와 통신하며 처리하는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AI 음성대화 인터페이스를 통해서는 차량 호출과 목적지 설정, 운전 제어가 가능하다. 셔틀 서비스는 주차된 오토비를 모바일 기기로 호출하면서 시작된다. 탑승 예약은 방문동 키오스크로 가능하며 QR코드로 오토비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다가온 오토비에 탑승을 하고 “하이 오토비 7연구동으로 가자”라고 말하면 음성을 인식해 목적지로 나아간다. “정지”, “회피”와 같은 명령어를 얘기하면 운전 제어를 할 수 있다.
오토비 내부 창가에는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AR 실감가이드와 8K VR 방송 기술 기반 콘텐츠를 제공한다. 탑승자는 실시간으로 차량 정보와 3차원 공간과 연동되는 콘텐츠를 받거나 8K급 고화질 360도 VR 방송을 즐길 수 있다.
4단계 자율주행을 완전히 실현했다고 보기에는 제약이 많다. 오토비의 이동속도는 연구원 내 안전규정에 따라 25km로 제한된다. 운행 장소도 연구원에만 한정되며 주요 연구동을 지나는 특정 노선이 있다. 운행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원내 곳곳에 센서를 배치해 환경 데이터를 전송하기도 한다. 각 센서에서는 사각지대나 공사구간과 같은 정보를 오토비에 실시간 전송한다. 오토비의 상황 인식 기능을 더욱 확장해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ETRI는 AI부터, 5G 통신, 미디어콘텐츠까지 모두 자체 개발 기술을 사용한 것에 의미를 두는 입장이다.
최정단 ETRI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장은 “ETRI ICT를 융합해 미래지향형 자율주행 내부순환셔틀을 개발했다. 오토비가 ETRI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물류, 치안,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자율주행 기술을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ETRI는 관련 요소 기술들을 이전하면서 자율주행 시범 운영 구역으로 서비스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각 지역에 개인 맞춤형 교통 서비스(MaaS)와 친환경, 교통 약자를 위한 자율주행서비스를 제공한다.
연구에 사용한 데이터는 관련 기관·기업과 공유할 예정이다. ETRI는 오토비 연구를 위해 국내 도로 교통환경데이터 10만km를 구축하고 1400만장 학습용 데이터 200TB를 만들었다.
AI타임스 박성은 기자 sage@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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