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을 사용한 동물 간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연구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은 높은 벽임이 드러났다.

지난 14일 자, 온라인 매체‘ 이너시아(The Inertia)’에는 인공 지능을 이용해 향유고래의 언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흥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최근에 고래 언어 번역 학제 간 프로젝트 ‘CETI(Cetacean Translation Initiative, CETI)’가 발표한 ‘향유고래의 의사소통을 해독하는 로드맵’이 바로 그것이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고래 발성의 복잡성과 지속시간은 더욱 복잡한 문법을 보여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ETI는 고래의 의사소통을 듣고, 번역하기 위해 머신러닝과 최첨단 로봇공학을 적용하는 비영리 학제 간 활동이다.

연구팀은 향유고래의 클릭(Click; 고래들은 내부의 공기주머니를 조절해‘딱딱’거리는 클릭 소리를 낸다)을 5년 동안 모은 다음에 머신러닝 기법을 사용해 의사소통의 이해를 위한 연구를 계획했다.

이를 위해 CETI 연구팀은 전 세계 향유고래 서식지에 마이크를 설치하고, 마이크로폰을 장착한 드론과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고래 떼를 따라갈 수 있는 수영 로봇을 만들었다.

그동안 약 10만 개의 서로 다른 향유고래 클릭을 모았으나 AI가 이 클릭을 분석하려면 약 40억 개의 자료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향유고래 대화, AI가 이해 어려워

지난 13일 자, 미국의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CETI 프로젝트 리더인 데이비드 그루버(David Gruber) 해양생물학 박사는“향유고래의 소통 메커니즘은 수년 동안 인간이 연구하기에 너무 어려웠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이 난제를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다.“며, ”그것은 바로 AI, 로봇, 드론 등이다.“고 밝혔다.

또 단체가 향유고래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다른 고래들보다 향유고래의 클릭이 거의 모스 코드와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어서, 인공 지능이 분석하는 데 더 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CETI 연구팀에 따르면, 향유고래의 코다(Coda : 고래간 대화)의 발성의 복잡성과 지속시간은 다른 동물보다 복잡한 문법을 갖고 있어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향유고래의 의사소통을 녹음한 다음에 머신러닝을 사용, 동료 포유류 간에 사용하는 클릭의 순서를 해독하려고 시도했다.

CETI의 데이터 과학 연구원이자, MIT 컴퓨터 과학 및 인공 지능 연구소 프라티우샤 샤르마(Pratiusha Sharma)박사후 연구원은 “향유고래의 발성법 연구에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했지만, 오디오가 텍스트보다 분석이 더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샤르마는 “이 고래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너무 다르고, 그들의 행동은 더욱 달랐다.”고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 2016년 영국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지의 연구에 따르면, 카리브해 9개 향유고래 그룹의 코다를 6년 동안 분석한 결과, 그 곳의 향유고래들은 방언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CETI가 충분한 자료를 수집해도 인공 지능이 그들의 언어를 구문 분석할 수 있다는 보장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향후 다른 동물의 언어 이해에 AI 기법을 적용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견해다.

돌고래 언어 아직은 이해 불가능

지난 2017년 5월 2일 자, 퓨처리즘(futurism) 기사에는 돌고래의 언어가 2021년까지 번역될 수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스웨덴 왕립공대(Royal Institute of Technology : KTH) 연구팀은 언어 분석 소프트웨어로 40개의 인간 언어를 마스터한 스웨덴의 언어기술 스타트업 ‘가바가이(Gavagai)’AB와 돌고래 언어 이해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연구팀은 야생 동물 공원에서 병코돌고래(Tursiops truncatus)를 모니터링해 돌고래의 소리를 해독하고, 그 언어를 번역하기 위해 가바가이에 개발한 AI 자연어 처리 분석 기술을 사용했다.

이외에도 더 많은 돌고래 데이터, 더 큰 계산 리소스 및 새로운 기록 방법 덕분에 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확신했다.

그러나 왕립공대 교수이자 가바가이 공동 창립자‘ 유시 칼그렌(Jussi Karlgren)’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으로 돌고래 언어를 이해하려고 시도했다”며, “하지만 돌고래의 복잡한 의사 소통 시스템 탓으로 그들이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아직은 모른다”고 밝혔다.

박쥐, 일상 대화에 많은 정보 교환

고래 못지않게 과학자들의 흥미를 끄는 동물이 초음파 의사소통을 하는 박쥐다.

지난 2016년 12월 22일 자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의 ‘요시 요벨(Yossi Yovel)’박사 연구팀은 박쥐 호출의 의미를 이해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 흔히 보이는 이집트 과일박쥐가 그 연구 대상이었다. 그들의 의사소통은 인간의 귀로 구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그들 간의 언어의 정확한 의미는 몰라도, 누가 누구와 논쟁하는지, 무엇을 다투고 있는지, 예측할 방법을 찾아냈다. 연구팀이 활용한 기법은 인간의 음성 인식에 사용되는 머신러닝(ML) 알고리즘이다.

연구팀은 75일 동안 두 그룹으로 나뉘어 별도의 우리(cage)에 보관된 22개의 박쥐의 오디오 및 비디오 영상을 지속적으로 녹음했는데 이를 토대로 박쥐들 간의 서로의 주장, 각각의 행동 결과, 수면, 음식, 앉는 위치 및 원치 않는 짝짓기 시도 등에 일어나는 말다툼을 정렬할 수 있었다.

이후, 7마리 다 큰 암컷으로부터 약 1만5000건의 박쥐 호출을 사용,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교육했으며, 비디오 영상에서 수집한 정보를 사용, 시스템의 정확성을 검증했다.

그 결과, AI 알고리즘은 박쥐가 약 71%의 시간을 호출하고, 약 61%의 시간에 다투는 것을 정확하게 식별했다.

요벨 박사는 “우리가 박쥐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발견한 것은 박쥐들이 일상적인 소통에서도 풍부한 정보를 사용하는데, “여기에서 나가!”와 같은 말에는 실제로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AI타임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5@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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