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은 지난 7월 제페토에 가상월드를 만들어 MZ세대 고객은 물론 직원들과 은행장 간 소통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광주은행은 지난 7월 제페토에 가상월드를 만들어 MZ세대 고객은 물론 직원들과 은행장 간의 소통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은행권에서도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뜨겁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이 되는 가운데 MZ세대를 사로잡고자 메타버스 활용에 열을 올리는 은행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메타버스 속의 은행들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에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최근 둥지를 튼 광주은행을 방문해봤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합성어다. 즉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세계, 현실을 초월한 가상세계를 말한다. 

◆ "어서오세요, '광주은행 가상월드'로"


싸이월드 세대인 기자는 우선 제페토 앱을 설치해 회원가입부터 해야 했다. 그리고 제페토에서 사용할 아바타를 만들었다. 얼굴형부터 체형, 옷차림 등에 이르기까지 선택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카메라로 셀카를 찍거나 갤러리 사진을 이용하면 나와 비슷한 아바타가 생성돼, 실제 나의 모습과 닮은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제페토 초심자로서 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수많은 선택지를 뒤로 하고 기본 캐릭터를 골랐다. 회원가입을 하고 받은 코인으로 헤어스타일만 나와 비슷하도록 설정해 캐릭터를 만들고 '광주은행 가상월드'로 입장. 

닉네임을 설정하고 아바타를 만들어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의 광주은행 가상월드로 입장했다.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광주은행 가상월드는 광주은행 건물을 비롯해 정원과 풀장, 공연무대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져 있다.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광주은행은 지난 7월 제페토에 가상월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MZ세대 고객은 물론 직원들과 은행장 간 소통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광주은행 가상월드에 들어서자 멋지게 차려 입은 아바타가 보여 말을 걸었다. "광주은행 가상월드에는 어떤 콘텐츠가 있나요?"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접속 인원이 나 하나인 것을 보면 실제 아바타는 아닌 것 같다.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광주은행 가상월드에 입장해 채팅 기능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광주은행 가상월드에는 ESG 경영에 대한 게시글 등 은행 홍보를 위한 전시물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처음이라 서툴지만 이곳저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광주은행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가상월드 곳곳에는 광주은행을 홍보하는 전시물이 배치돼 있있다. ESG 경영에 대한 홍보물도 보였다. 마치 파티장 혹은 놀이동산에 놀러 온 듯 넓은 정원에 꽃과 나무, 야외 연회장, 풀장, 공연무대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져 있었다.

광주은행이 지방은행 최초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본인가'를 획득한 사실을 알리는 게시글도 눈에 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허용되면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개인의 신용정보를 모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의 자산관리를 비롯해 개인 맞춤형 종합 금융비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광주은행이 지방은행 최초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본인가'를 획득한 사실을 알리는 전시물도 있었다.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광주은행 디지털본부 직원들의 사진도 전시돼 있다.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광주은행 가상월드 안에는 광주은행 디지털본부 직원들의 사진도 전시돼 있다.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다른 한편에는 광주은행 디지털본부 직원들의 사진도 배치돼 있었다. 광주은행 가상월드에 또 다른 아바타가 입장해 자유분방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풀장에 들어가 미끄럼틀도 타봤다. 비록 관객은 한 명도 없었지만 무대 위에 올라가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실제 몸치인 기자도 메타버스에서만큼은 막춤부터 걸그룹 댄스까지 섭렵해 춤실력을 뽐낼 수 있었다.   

공을 들여 잘 꾸며진 공간이었지만, 콘텐츠 다양성이나 안내 등의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 아쉬움이 든다. 그러나 은행 홍보에 메타버스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비대면과 가상세계에 익숙한 MZ세대와의 소통 창구를 마련함으로써 미래 고객을 유치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무대에서 신이난 아바타.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무관중이었으나 무대에 올라 춤을 추며 신이 난 아바타.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막춤부터 걸그룹 댄스까지 섭렵해 춤실력을 뽐내는 아바타.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전통춤부터 걸그룹 댄스까지 섭렵해 춤실력을 뽐내는 아바타. (사진=광주은행 가상월드 캡처).

최근에는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 MZ세대 신입직원들과의 소통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송 은행장은 '톡톡데이'를 진행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신입직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업무적인 애로사항은 물론 영업 노하우, 직장생활 적응기, 워라벨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도 공유했다. 색다른 의사소통 방식에 신입직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앞으로도 광주은행은 메타버스 열풍에 발맞춰 이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지난 8월 30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MZ세대 신입직원들과의 디지털 소통을 위한 ‘톡톡데이’를 진행했다. (사진=광주은행 제공).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지난 8월 30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MZ세대 신입직원들과의 디지털 소통을 위한 ‘톡톡데이’를 진행했다. (사진=광주은행 제공).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MZ세대 신입직원들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소통 강화를 위한 ‘톡톡데이’를 진행하면서 영업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광주은행 제공).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MZ세대 신입직원들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소통 강화를 위한 ‘톡톡데이’를 진행하면서 영업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광주은행 제공).

 

◆ 메타버스 열차에 올라탄 은행들


최근 광주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이 하나둘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에 속도를 높이면서 미래 고객이 될 MZ세대 공략에 나서는 추세다. 향후 금융업계에서 메타버스의 활용방식은 훨씬 더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4차 산업혁명의 승부처인 '메타버스'에 블록체인 기술이 더해질 경우 그 시너지는 막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향후 디지털자산과 융합된다면 새로운 금융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세계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로의 전환에 업계도 촉각을 세우고 잘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나은행은 메타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은행 가운데 하나다. 하나은행은 최근 메타버스 공간에서 MZ세대를 위한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아바타 은행원이 '부린이(부동산+어린이)를 위한 주거 지원 혜택'을 주제로 청년우대형 주택청약 종합저축 상품 등 금융 정보를 전달하고 참여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7월에는 제페토에 실제 연수원의 구조와 외형을 본떠 신입행원들을 위한 메타버스 연수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교육 콘텐츠를 제공해오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교육 콘텐츠를 제공해오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지난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실제 연수원의 구조와 외형을 본떠 신입행원들을 위한 메타버스 연수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열었다.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지난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실제 연수원의 구조와 외형을 본떠 신입행원들을 위한 메타버스 연수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열었다. (사진=하나은행).

우리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기반의 미래금융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300여 개의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제페토에서 MZ세대 직원들과 만남을 갖기도 했다. 

KB국민은행 역시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신입행원 연수 개강식을 개최한 바 있다. 신입행원들은 여의도 신관과 천안 연수원, 김포 정보기술센터 등 은행 주요 건물이 들어선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바타로 선배‧동기와 이야기를 나눴다. 국민은행은 CEO와 직원들 간의 소통행사인 'CEO타운홀미팅'과 자율학습 프로그램 'KB스터디그룹' 등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신입행원들은 지난 23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연수 개강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KB국민은행 신입행원들이 지난달 23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연수 개강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이 밖에도 신한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 BNK부산은행, 제주은행 등이 메타버스 공간을 통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벤트성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강해, 해당 메타버스 공간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면서 앞으로 계속 활성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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