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과학기술계에서 블라인드 채용제도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데 대해 교육 시민단체가 비판하고 나섰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4일 “학벌주의 강화하는 과기부 장관 후보자의 블라인드 채용 반대 입장을 철회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사교육걱정은 논평에서 이종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의 일부 내용을 문제 삼았다.
이 후보자는 답변서에서 ‘과학기술계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장려 또는 폐지 중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과학기술 연구기관은 연구 인력의 자질과 역량에 따라 경쟁력이 판가름 나고, 해외 유수 기관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인재 채용 시 해당 분야의 성과와 잠재력을 정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블라인드 채용 제도에선 이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사교육걱정은 이에 대해 “시대를 역행하고 학력 차별을 정당화하려는 과기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에 큰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국가인권실태조사’에서 ‘채용이나 승진 등 일자리 관련’ 차별 방식을 묻는 문항에 대해 학력/학벌로 인한 차별이라는 응답이 70.3%를 차지해 고용형태(73.6%), 임신과 출산(73.6%)에 이어 2순위였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은 ”그만큼 현재 우리 사회가 채용과 승진, 일자리와 관련해 학력·학벌 차별이 심각하다는 것은 명확히 확인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과학기술계 블라인드 채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교육걱정은 ”블라인드 채용 시행 이후, 후보자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계는 블라인드 채용이 인재 선발에 한계가 있다며 문제 제기를 해왔다“면서 ”주요한 이유는 출신학교나 지도교수를 블라인드 함으로써 인재의 전문성 판단의 어렵다는 것과 채용절차의 모든 게 가려져 있어 원하는 인력을 선발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2020년 사교육걱정이 이러한 주장에 대해 과학기술계를 포함한 연구직 종사자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과학기술계 또한 블라인드 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출신학교나 지도교수를 블라인드 하더라도 경력과 논문, 실습과 심층면접 등을 통해 충분히 실력을 파악해 우수인재를 선발하는 수월성의 목표를 이룰 수 있고, 오히려 출신학교라는 편견을 제거하여 공정한 채용 또한 가능하다는 것이 파악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기술계에서 출신학교를 블라인드 하더라도 경력사항, 연구 논문 등을 통해 필요 분야에 대한 전문성 검증과 평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은 ”한국사회의 연구직종의 폐쇄성이나 학벌주의가 학연, 인맥, 라인 등의 부작용을 낳으며 학문적 다양성과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 앞에서 과학기술계가 출신학교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공정성을 견지하는 것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면서 ”출신학교 차별을 근절할 블라인드 채용은 성역 없이 적용해야 한다“고 이 후보와 새 정부에 촉구했다.
AI타임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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