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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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문제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웃돈을 받고 테슬라 전기차를 팔아 수익을 남기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시애틀타임스는 7일 전기차를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등 전기차를 활용해 아파트처럼 재테크에 나서는 구매자들의 실태를 소개했다.  

데니스 왕은 첫 시도에서 돈을 잃었지만 두 번째 전기차 재테크로 왕은 4000달러(520만원)를 벌었다. 세 번째 거래에서는 7000달러(913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왕은 인기 있는 콘서트 티켓처럼 테슬라를 사고팔았다. 왕은 “앞으로 3개월 이내에 내놓을 예정인 모델 S를 갖고 있다”며 “모델 Y와 모델 X도 주문해 놓았다”고 말했다.

부동산업자가 집을 사서 약간 고친 뒤 순진한 소비자에게 넘기는 수법을 플리핑(flipping)이라 한다. 전기차로 플리핑을 해서 큰 수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전기차 제조업체들(공급망 문제, 반도체 부족, 생산 목표 미달, 리튬 배터리의 희소성 발생)뿐 아니라 자동차 구매자(기록적인 연료 가격, 높은 중고차 가격, 긴 전기차 출고 대기)를 괴롭히고 있는 요인들이 흔치 않게 맞아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33세 자동차 애호가인 왕 같은 사람들은 최근 전기차에 집중하면서 자동차를 사고 파는 방법을 터득했다. 전기차 재테크에 나선 일부는 차량을 얻기 위해 정가보다 수만 달러(수천만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구매자를 찾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2022년형 허머 EV1을 22만 달러(2억9000만원)에 판매하려는 사람을 보자. 이 차는 정가가 절반도 안 되는 10만5000달러(1억4000만원)다. 페이스북에는 2대의 2022 년형 리비안 R1T 전기차가 12만3000달러(1억6000만원), 22만 달러(2억9000만원)에 나와 있다. 리비안 웹사이트에서 같은 차량은 6만7500달러(8500만원)부터 시작한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카앤드비드(Cars & Bids)에서는 9만7000달러(1억3000만원)과 10만3000달러(1억3500만원)에 나와 있는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전기차 가치를 두 배 내지 세 배로 올려 받는 경우 무시당하거나 욕을 먹지만, 정도가 덜한 경우는 판매에 성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카앤드비드 입찰에는 지난 4월 12일부터 6월 28일까지 R1T의 최근 판매액 14건의 가격이 10만6000달러(1억4000만원)에서 13만8000달러(1억8000만원)였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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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테슬라는 모델 Y 가격을 5%를 올려 6만5990달러(8600만원)까지 인상했지만, 전기차 재테크는 멈추지 않았다. 주행거리 2800마일(4만5000km) 미만의 Y 모델은 최근 자동차 사이트 에드먼즈에서 7만995달러(9300만원)에 판매됐다. 에드먼즈 측은 이를 시장가보다 1739달러(230만원) 낮은, 좋은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벤츠 자동차의 밴 중고 거래 업자인 에디 그리버스트는 최근 9개월 동안 사용했던 테슬라 모델 Y를 처분했다. 그는 거래를 위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다호 보이스 등 여러 곳에서 구매자들이 몰려든 것을 보고는 흥분해 ‘테슬라를 되팔아 5000달러(650만원)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그는 “중고차 거래를 하기 때문에 반도체 부족 같은 것을 알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중고차 시장이 어떻게 20~30% 성장했는지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리버스트는 “모델 X와 사이버 트럭을 주문하려고 했다. 배송 시간은 9개월에서 1년이었다. 이는 분명 높은 수요와 낮은 공급의 신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애틀의 신생 기업 리커런트는 중고 전기차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차량 구매자에게 전기차 성능 및 배터리 수명에 대한 독립적인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리커런트는 최신 시장 평가에서 2021년형 중고 전기차가 17.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리커런트는 중고 전기차 가격이 지난해 3월 이후 25%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2021년형 무스탕 마하 E는 전년대비 60% 더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커런트는 “뉴노멀의 부풀려진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며 중고 전기차 판매 추세가 사용 가능한 가장 최근 모델 연도로 크게 치우쳐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테슬라의 경우 작년에 신차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대기 기간이 너무 길어 중고차 가격이 폭등했다”고 밝혔다. 물론 전기차를 사고파는 데 있어 제한 사항은 거주지에 따라 다르다.

1만 달러(13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면서 거의 신형인 전기차를 되팔고 있는 프랑스에서 정부는 지난달 주 인센티브로 구입한 전기차를 수익을 위해 즉시 전매하지 못하도록 에너지 지침을 변경했다. 전기차 소유자는 이제 차량을 1년 동안 보유해야만 재판매할 수 있다. 독일은 전기차 전매를 위해 6개월 동안 보유해야 하지만 내년부터 1년으로 기간을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딜러 면허가 없으면 1년 동안 구입 및 재판매할 수 있는 차량 수를 전기차 여부와 상관없이 제한하는 주들도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온라인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교통부 관리 테스트 통과, 수수료를 지불 등 기타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대부분 전기차 재테크에 나서는 사람은 차량을 인도받기 위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량 판매가 어려운 한계도 있다. 

AI타임스 이한선 객원 기자 griffin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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