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는 2010년대에 가장 주목받는 미래 경제의 화두였다. 공유경제의 기본 개념을 짧게 말하면 “제조하지 않고 기존의 것을 공유한다”이다. 공유경제는 환경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고, 기존의 소유 개념을 다시 해석했다는 점때문에 미래 경제의 화두로 떠올랐다.

우버 사옥에 설치되어 있는 로고(사진=셔터스톡)
우버 사옥에 설치되어 있는 로고(사진=셔터스톡)

하지만 2010대 초반까지 공유경제는 단지 이론일 뿐이었다.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은 기존에 나눔을 통한 재활용과 무엇이 다르고 또 경제적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체감하기 힘들었다. 이런 공유경제가 이론적인 구상을 벗어나 구체적인 기업의 형태로 나타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우버(Uber)이다.

그처럼 한때 ‘공유’라는 선한 힘에 기반한 회사의 대표격이었던 우버가 감춰진 면모를 드러내는 사건이 생겼다. 일명 '우버 파일(Uber Files)'이라고 불리는 문서가 더 가디언(The Guardian)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이하 ICIJ)와 협력하여 29개국 40개 매체의 기자 180명과 공유하고 취재한 것이다.

이 문서는 2013년에서 2017년 사이의 기간에 2017년 사임한 CEO 트레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과 다른 경영진 간 교환된 83,000개 이상의 이메일 및 문자 메시지를 포함하여 약 124,000개의 내부 회사 문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 문서에서는 우버 창립 초기 창립자의 선하지 않은 의도가 드러난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ICIJ) 홈페이지에 보도된 관련 기사 모습(사진=ICIJ 홈페이지 캡쳐)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ICIJ) 홈페이지에 보도된 관련 기사 모습(사진=ICIJ 홈페이지 캡쳐)

문서에서 회사는 많은 자체 경영진이 ‘f***ing illegal’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기꺼이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 IT전문 매체 엔가젯(Engadget)은 해당 사건을 보도하며 불법을 허용하는 예를 몇가지 소개했다.

그 중 한 예로 2016년에 캘러닉은 프랑스에 있는 우버 운전자에게 당시 파리에서 진행 중인 택시 파업에 반대하도록 독려하라고 관리 직원에게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경영진이 캘러닉에게 해당 시위가 “일부 극우익 깡패”의 시위라고 경고하자 오히려 이를 철회했다. 그러면서 캘러닉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글로벌 IT전문 매체 더버지(TheVerge)에서도 보도되었는데, 더버지는 캘러닉의 말을 “정말로 명언이다”라고 비꼬면서 “폭력은 성공을 보장한다”고 말한 점을 강조했다. 캘러닉은 극우익 깡패라고 일컬어진 시위대에게 “이 녀석들은 저항해야 하지 않겠나?”하고 말하며 폭력적 시위를 기대하고 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말을 했다.

우버 택시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우버 택시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이러한 발언에 대해 더 심층적인 조사를 한 더가디언은 전직 고위 간부 중 한 명과의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익명의 인터뷰이는 “칼라닉의 대응은 회사가 다른 국가에서 반환한 플레이북과 일치한다”며 “이는 운전자를 무기화하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엔가젯은 또 다른 예로 문서에 회사가 규제 조사를 피하기 위해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자세히 설명한 것을 들었다. 우버는 최소 12건의 사례에서 프랑스, 네덜란드, 인도를 포함한 6개국의 현지 사무소 직원에게 회사가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내부 도구인 ‘킬 스위치(kill switch)’를 사용하도록 명령했다.

킬 스위치는 비상정지 시스템으로 모든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자체나 저장 시스템에 손상이 가더라도 급히 종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캘러닉은 당국의 조사원이 일부 시스템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조사를 마무리 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관리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킬 스위치를 누르라고 명령했다.

kill swich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kill swich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캘러닉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언급했는데 "조사 후 당국에게 이러한 소프트웨어는 합법적인 규제 조치를 방해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아 2017년에 시스템 사용을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질 헤이즐베이커(Jill Hazelbaker) 현 우버 마케팅 및 홍보 담당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지금의 회사 운영 가치와 명백히 일치하지 않는 과거 행동에 대해 변명하거나 변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캘러닉의 대변인 데본 스펄전(Devon Spurgeon)은 “더가디언이 기사를 통해 전임 임원(캘러닉과 다른 임원진)이 불법적이거나 부적절한 행위에 지시했거나 관여했거나 관여했다고 암시한 것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현실은 우버의 확장 이니셔티브가 우버의 강력한 법률, 정책 및 규정 준수 그룹의 완전한 승인과 직접적인 감독 하에 전 세계 수십 개 국가의 100명이 넘는 리더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워싱턴포스트에는 “캘러닉은 Uber의 러시아 확장 노력에서 불법 행위를 승인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으며 실제로 이러한 확장 계획에 매우 제한적으로 관여했다”며 “우버가 운전자의 안전을 희생시키면서 폭력을 이용해야 한다고 제안한 적이 없음에도 이와 같은 주장으로 ICIJ는 10년간 계속 이 문제를 묻고 조사했다”고 호소했다.

AI타임스 이성관 객원기자busylif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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