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온라인 상에서 인신매매를 감지하는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캐나다 매체 CBC 뉴스는 20일 AI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인신매매 피해 대상을 감지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인신매매의 잠재적 피해자들을 확인한다. AI의 ‘웹 크롤러’는 인신매매 상황에서 자주 사용되는 ‘연중무휴 24시간 이용 가능’, 통제의 신호, 체리나 커지는 심장, 비행기와 같은 이모티콘 등 특정 경고 신호를 찾는다. 연구자들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6000여 개 정도의 성매매 광고를 검사한 결과 약 40%가 ‘인신매매의 징후’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는 캐나다 공공안전부의 지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인신매매를 위한 유인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온라인 앱과 채팅 서비스가 범죄자들이 목표물을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되면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관련 연구원들은 현재 AI를 사용해 표적이 될 위험이 가장 높은 이들을 식별하고 범행을 방지하는 데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성착취교육재단의 설립자이자 AI를 활용하는 사이몬 프레이저 대학 국제 사이버 범죄 연구 센터에서 발간한 논문의 공동 저자인 티아나 샤리피는 “인신매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져 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신매매가 “캐나다 최고의 숨겨진 범죄”라며 “실시간으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면 표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가 매우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기사는 인신매매 사례도 소개했다. 알렉산드라 스티븐슨(35)은 사랑하는 연인이 폭력배로 변하면서 인신매매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캐나다 온트주 오크빌에 살고 있던 스티븐슨은 남자 친구가 협박과 폭력을 사용했던 것을 회상하면서 마약에 드는 비용을 위해 몸을 팔아야 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갑자기 돌변해 매우 난폭해졌고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도망가면 위험해 질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스티븐슨은 성착취를 강요받은 수천 명의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주민 중 한 명이다. 현재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캠루프에 있는 스티븐슨은 인신매매 사실을 깨닫는 데 수년이 걸렸고,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이 문제에 대한 교육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슨은 13세 때 절친의 삼촌에게 처음 성추행을 당했다. 학대는 수 년 동안 이어졌다. 20세에 학대 트라우마를 가리기 위해 마약을 했다. 당시 마약을 거래하던 남자 친구를 만났다.
남자 친구가 폭력적으로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 후 헤어지려 하자 다친 사진이 실린 기사를 보여주면서 자신과 헤어졌던 여자가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협박했다. 스티븐슨은 “그때부터 통제가 시작됐다”고 했다. 그녀는 마약에 드는 비용을 부담해야 했고, 남자친구는 이를 이용해 통제했다. 스트립 클럽에서 그가 무대 위로 그녀를 올리면서 클럽 주인과 계약을 맺었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보증금을 지불하기 전에는 떠날 수 없다”고 했다.
뱅쿠버의 지역사회 지원 직원인 브렌다 로치헤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인신매매는 자주 언급되지 않는 거대한 문제”라며 “피해자는 고등학생부터 거리에 사는 청년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젊은이들이 유인당해 성 착취와 인신매매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치헤드는 이번 연구가 인신매매 사건을 기소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도구지만,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나서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위험에 처했는지 여부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피해자들을 직접 만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스티븐슨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고립으로 문제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이제 한 번에 5000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쉽게 연락해 누가 응답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쇼핑몰이나 학교 등이나 주변에서 존재를 드러낼 필요가 없다. 집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슨은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환영한다며 온라인에서 피해자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 인신매매를 당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예방이 열쇠라며 “비용 및 노력을 예방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슨은 대학을 졸업하고 ‘웃는 생존자(Laughing Survivor)’ 재단에서 인신매매 피해자와 생존자 옹호를 위해 일하면서 토론회나 학교에서 자신의 경험을 전하고 있다. 그는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극복할 힘을 준다”며 “통제했던 그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유를 찾는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AI타임스 이한선 객원 기자 griffin1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