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전파 송수신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인공위성 전파 송수신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많은 헐리웃 영화에서 해커는 위성을 해킹해 전세계적으로 방송시스템을 마비시킨다. 그런 영화에서 해커는 복잡한 장비와 고도의 해킹 기술를 가진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위성 하이재킹은 300달러(한화 약 40만원)와 업링크 스테이션에 액세스할 권한만 있다면 가능하다.

IT전문 매체 슬래시기어는 21일(현지 시간) “위성 하이재킹은 생각보다 쉽다(Hijacking Satellites Is Easier Than You'd Think)”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위성을 합법적으로 하이재킹(Hijacking)하는 간단한 방법을 설명했다.

슬래시기어는 최근 캐나다의 버려진 인공위성을 하이재킹해 자신의 방송을 송출한 칼 코셔(Karl Koscher)가 지난 13일(현지시간 기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DefCon 해킹 컨퍼런스에서 한 강연 내용을 토대로 하이재킹 방법을 소개했다. 

이 강연에서 코셔는 지난해 샌디에이고의 해킹 컨퍼런스인 투르콘(ToorCon)기간에 정지궤도 위성을 통해 방송을 합법적으로 스트리밍할 수 있었던 방법을 설명했다. 코셔와 자신이 속한 화이트 해킹 그룹 샤디텔(ShadyTel)의 멤버들은 2020년에 폐기된 캐나다 방송 위성인 ‘Anik F1R’를 하이재킹했다. 

이들이 위성 하이재킹을 통해서 송출한 방송의 내용은 투르콘에서의 강연 내용을 포함해 '워게임즈' 등 해킹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영화였다. 코셔는 투르콘 기간이 끝난 후 인공위성을 놔주었다. 그는 라스베가스 강연에서 누구든 그 위성을 이용해 다시 방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HackRF 관련이미지(사진=GREAT SCOTT GADGETS 홈페이지)
HackRF 관련이미지(사진=GREAT SCOTT GADGETS 홈페이지)

코셔가 설명한 합법적인 해킹에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하나는 TV방송국에 업링크 할 수 있는 액세스 권한이고, 다른 하나는 HackRF라는 무선 송수신 장치이다. 코셔의 설명에 따르면 많은 방송국들이 버려진 업링크 스테이션을 임대하고 있고, 라이선스를 쉽게 취득할 수 있으며 또한 저렴하다.

코셔는 위성이 송수신하는 정보를 관리하는 부분인 위성의 트랜스폰더에 대한 임대를 획득하고 권한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버려진 업링크 스테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슬래시기어는 “위성을 합법적으로 위성 하이재킹을 하려면 서류 작업과 약간의 수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업링크란 위성에 신호를 보내는 것을 뜻하며 위성에서 전파를 각지에 송출하는 과정은 다운링크라고 한다. 이런 링크 과정에는 신호를 식별할 수 있게 하는 고유의 대역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한데 그 권한을 얻는 것은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권한을 얻는 것과 같다. 허가 받은 대역에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HackRF과 같은 무선 송수신 장치가 필요하다.

코셔는 기술을 설명하는 매체인 마더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위성들은 기본적으로 그들에게 보내지는 모든 신호를 반영한다”며 “인증이나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 응답기에 당신 말고 다른 사용자가 있다면 그들보다 더 크게 외쳐야 하지만 거기에 아무도 없다면 위성은 그것(당신의 신호를 송출하는 것)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위성 해킹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인공위성 해킹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한편 슬래시기어는 1986년에 위성 해킹으로 HBO방송을 5분동안 중단시킨 혐의로 벌금 5천달러를 선고받은 존 맥두걸(john McDougall)사건을 예로 들며 잘못된 해킹이 미칠 피해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달 29일 기사에서 위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점점 더 우려된다는 내용의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위성 하이재킹은 통신을 방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위성을 서로 충돌시키거나 국제 우주 정거장과 충돌하게 하는 공격을 조직할 수 있다. 

AI타임스 이성관 기자 busylife12@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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