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기업이 가장 눈여겨보는 분야 중 하나다.

단순히 가상공간을 만들어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현실과 똑같은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갖가지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대책과 전략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디지털 트윈' 분야다.

이번 GTC 2022에서도 디지털 트윈을 적극 이용하는 글로벌 기업과 그 사례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독일 국영 철도 사업자인 '도이치반'과 미국의 주택개조 소매 체인 '로우스', 미국의 데이터 분석 회사인 '헤비.AI'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도이치반은 서유럽 최대 규모인 5700개의 역과 3만3000km의 선로 등을 관리하고 있다. 도이치반은 '독일용 디지털 철도(DSD)'라는 조직을 만들어 효율적이고 안전하며 자동화된 선로 확장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DSD는 엔비디아의 메타버스 구축 기술인 옴니버스와 AI 지원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고 있다. 실제로 선로를 건설하지 않고도 전체 선로에서 자동 열차 운행을 디지털로 시뮬레이션해, 사실적이고 물리적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이다.

 

도이치반 자회사인 DB Netz의 루벤 실링 그룹장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완전 자동화된 열차 네트워크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었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미래 철도 시스템은 열차 운행의 총량과 품질, 효율성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나아가 교통 효율을 늘려, 탄소 저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포춘 50대 기업'에 꼽힌 로우스의 디지털 트윈은 좀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다. 로우스는 주택 개조에 필요한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점 체인으로, 2000여개 이상의 매장에서 매주 수천만건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우스의 목표는 매장의 모든 직원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하며 매장 운영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트윈 매장을 구축한 것은 물론 직원이 헤드셋 형태의 증강현실 장치를 착용하고 매장을 둘러보며 실제 매장에서 부족하거나 잘못 배치된 상품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런 기술은 직원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도움이 된다. 상품이 높은 곳에 배치돼 있거나 구석에 박혀 있어도 디지털 트윈으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금방 찾아낼 수 있다. 또 고객 동선을 분석하면 어떤 상품을 출입구와 가장 가깝게 배치해야 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
  
시만티니 갓보일 로우스 수석 부사장은 “우리는 항상 매장 운영을 재창조하고 고객과의 마찰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디지털 트윈을 통해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데이터를 통합, 직원들에게 강력한 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은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통신 분야에도 사용될 수 있다.

이제까지 통신 사업자는 무선 송신기와 이용자, 이동 중인 장치, 주변 환경 등과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인구 밀집 지역에 물리적으로 장치를 설치해야 했다. 특히 5G의 초기에는 더 높은 스펙트럼 대역 때문에 기존 LTE 수준의 커버리지를 위해 3배나 더 많은 자원이 필요했다. 이는 전력이 3배 더 들어가고 비용은 4배나 더 들어가는 문제를 만들었다.

하지만 헤비.AI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이용하면 무선 주파수 전파를 몇 초 만에 테스트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빠른 시간 내에 기지국이나 마이크로셀의 장확한 배치가 가능해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존 콘도 헤비.AI CEO는 "전 세계적으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향후 10년 동안 수조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며, 통신 네트워크 고객들은 그중 얼마나 많은 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지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 기반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하 기자 yhkim@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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